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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딸도, 최측근들도 ‘투표 사기’?
입력 2017.01.26 (15:43) 수정 2017.01.26 (15:44)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투표 사기'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직후 오히려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투표 사기'기준에 따르면 자신의 둘째 딸과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트럼프 내각 재무부 장관 지명자인 스티브 므누신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들도 '투표 사기'에 해당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대적인 투표 사기 수사를 요청하려고 한다"면서 "2개 주(州)에서 중복해서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들, 이미 사망했는데도 유권자 등록이 된 사람들" 등을 투표 사기의 예로 들었다. 트럼프는 조사 결과에 따라 투표 절차를 강화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에 앞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투표 사기'를 언급했다. 뉴욕 타임스는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클린턴 후보를 따돌리고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 사기'를 지속해서 거론하고 있는 것은 전체 유권자 득표 수에서는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게 287만 표가량 뒤진 결과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수백만 명의 불법 투표자를 빼면 전체 유권자 투표수에서도 이겼다"는 게 트럼프 측의 진단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의 '기준'으로는 딸도 최측근도 '투표 사기'

하지만 '투표 사기'수사 요청은 오히려 트럼프에 악재가 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의 둘째 딸인 티파니 트럼프가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등 두 개 주에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플로리다와 뉴욕 두 개주에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예로 든 대표적인 '투표 사기'에 가족과 최측근이 딱 걸린 셈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스티브 배넌은 지난해 대선 하루 전날인 11월 7일,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 카운티 선관위에 편지를 보내 거처를 뉴욕 시로 옮겼으니 유권자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새러소타 선관위 감독관인 론 터너는 이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선관위 관계자 누구도 그런 편지를 받았다는 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편지를 받았다는 관련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 스티브 배넌은 뉴욕 시 맨해튼에 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그곳에서 대선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플로리다 주에선 대선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단순 착오이든 서류상의 문제이든 배넌의 2개 주 유권자 등록은 트럼프 대통령이 규정한 '투표 사기'의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정부의 또 다른 핵심 인사의 유권자 이중등록 사실을 공개했다. CNN은 공개된 유권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무무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므누신도 뉴욕과 캘리포니아 두 개 주의 유권자로 이중등록 돼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여러 주에 유권자로 등록된 건 불법이 아니며 여러 주에서 투표를 하는 것만이 불법이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대규모의 투표 사기'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2012년 퓨리서치 센터의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자들도 트럼프 진영의 '투표 사기' 의혹 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퓨 리서치센터의 당시 보고서를 보면 2천4백만 명의 유권자 정보가 더는 유효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다고 돼 있다. 또 두 개 이상의 주에 이중 등록된 유권자 수가 275만 명에 이르며 이미 사망한 180만 명도 유권자 명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 보고서를 거론하면서 전체 등록 유권자의 13%가 부정확하거나 유효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투표 사기 주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데이비드 베커는 트위터에 "유권자들의 이사와 사망으로 수백만 명의 유권자 기록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표 사기'로 이어졌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각 주의 선거관리위원회도 트럼프가 제기하고 있는 '투표 사기'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선거 범죄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도 '투표 사기' 수사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법무부 대변인을 비롯한 법무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요청을 하겠다고 한 '투표 사기'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관련 링크] 트럼프 내각 재무부 장관 지명자 므누신도 2개 주에 유권자 등록(CNN)
[관련 링크] 트럼프가 규정한 '투표 사기'에는 딸과 최측근도 포함 (워싱턴 포스트) 
  • 트럼프 딸도, 최측근들도 ‘투표 사기’?
    • 입력 2017-01-26 15:43:24
    • 수정2017-01-26 15:44:47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투표 사기'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직후 오히려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투표 사기'기준에 따르면 자신의 둘째 딸과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트럼프 내각 재무부 장관 지명자인 스티브 므누신등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들도 '투표 사기'에 해당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대적인 투표 사기 수사를 요청하려고 한다"면서 "2개 주(州)에서 중복해서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들, 이미 사망했는데도 유권자 등록이 된 사람들" 등을 투표 사기의 예로 들었다. 트럼프는 조사 결과에 따라 투표 절차를 강화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에 앞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자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투표 사기'를 언급했다. 뉴욕 타임스는 선거인단 306명을 확보해 232명에 그친 클린턴 후보를 따돌리고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투표 사기'를 지속해서 거론하고 있는 것은 전체 유권자 득표 수에서는 민주당 클린턴 후보에게 287만 표가량 뒤진 결과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수백만 명의 불법 투표자를 빼면 전체 유권자 투표수에서도 이겼다"는 게 트럼프 측의 진단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AP)

트럼프의 '기준'으로는 딸도 최측근도 '투표 사기'

하지만 '투표 사기'수사 요청은 오히려 트럼프에 악재가 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의 둘째 딸인 티파니 트럼프가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등 두 개 주에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도 플로리다와 뉴욕 두 개주에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예로 든 대표적인 '투표 사기'에 가족과 최측근이 딱 걸린 셈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보면 스티브 배넌은 지난해 대선 하루 전날인 11월 7일, 플로리다 주 새러소타 카운티 선관위에 편지를 보내 거처를 뉴욕 시로 옮겼으니 유권자 명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새러소타 선관위 감독관인 론 터너는 이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선관위 관계자 누구도 그런 편지를 받았다는 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편지를 받았다는 관련 기록도 없다는 것이다. 스티브 배넌은 뉴욕 시 맨해튼에 임대 아파트에 살면서 그곳에서 대선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플로리다 주에선 대선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단순 착오이든 서류상의 문제이든 배넌의 2개 주 유권자 등록은 트럼프 대통령이 규정한 '투표 사기'의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정부의 또 다른 핵심 인사의 유권자 이중등록 사실을 공개했다. CNN은 공개된 유권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무무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므누신도 뉴욕과 캘리포니아 두 개 주의 유권자로 이중등록 돼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여러 주에 유권자로 등록된 건 불법이 아니며 여러 주에서 투표를 하는 것만이 불법이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대규모의 투표 사기'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2012년 퓨리서치 센터의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자들도 트럼프 진영의 '투표 사기' 의혹 제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퓨 리서치센터의 당시 보고서를 보면 2천4백만 명의 유권자 정보가 더는 유효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다고 돼 있다. 또 두 개 이상의 주에 이중 등록된 유권자 수가 275만 명에 이르며 이미 사망한 180만 명도 유권자 명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 보고서를 거론하면서 전체 등록 유권자의 13%가 부정확하거나 유효하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투표 사기 주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데이비드 베커는 트위터에 "유권자들의 이사와 사망으로 수백만 명의 유권자 기록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표 사기'로 이어졌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글을 올렸다.


각 주의 선거관리위원회도 트럼프가 제기하고 있는 '투표 사기'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선거 범죄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도 '투표 사기' 수사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법무부 대변인을 비롯한 법무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요청을 하겠다고 한 '투표 사기'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관련 링크] 트럼프 내각 재무부 장관 지명자 므누신도 2개 주에 유권자 등록(CNN)
[관련 링크] 트럼프가 규정한 '투표 사기'에는 딸과 최측근도 포함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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