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보여주기 사업’…지자체 빚더미

입력 2017.01.31 (23:31) 수정 2017.01.3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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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지방정부 예산은 185조 원입니다.

나라 살림이 커지면서 지방정부 예산도 해마다 증가했는데요.

문제는 빚입니다.

전국 자치단체의 부채는 공기업을 포함하면 100조 원을 돌고 있습니다.

보여주기식 사업 등이 좀처럼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 실태를 손원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과 경남 김해를 오가는 경전철.

지난해 예측수요는 23만 명이지만 실 이용객은 4분의 1에도 못 미쳐 김해시는 381억 원을 운영사에 물어줬습니다.

김해시의 한 해 가용예산 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2033년까지 매년 경전철에 써야 합니다.

<인터뷰> 이병철(김해시 기획예산과장) : "상당히 재정의 압박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00억 정도 하면 꽤 규모 있는 복지관을 하나 지을 수 있는..."

골프장 등 리조트 개발이 실패한 태백관광개발공사는 2천7백억 원을 날리고 민간에 매각됐고, 건설에만 4천2백억 원이 든 F1 경주장은 전라남도가 대회 개최를 포기한 뒤 임대용 경주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회 누적 적자 천9백억 원에다 대회 미개최로 수백억 원의 위약금도 물 처지입니다.

<인터뷰> 김태균(전남도의원) : "광역단체장의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으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 실패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민선 6기 지방정부의 공약사업은 만 6천5백여 개.

공약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돈은 1,319조 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한해 전체 살림 규모의 배가 넘습니다.

심사를 통해 걸러지기도 하지만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하는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는 엄격하지 못합니다.

사업이 부적절하다는 미승인율이 중앙 심사는 35.6%인데 시도 자체 심사의 경우 13.1%, 시군구 심사는 1.8% 불과합니다.

<인터뷰> 주기완(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이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 (타당성 조사가) 그렇게 됐는데 과연 그러냐는 거에요. 거기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출발했다기보다는 그 사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조금 크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자료 부풀리기도 문제입니다.

자치단체가 수립한 2020년 계획 인구를 모두 모으면 6천여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추계보다 천백만 명이 많습니다.

단체장의 주머니돈으로 전락한 지방재정, 제대로된 견제장치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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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잇는 ‘보여주기 사업’…지자체 빚더미
    • 입력 2017-01-31 23:36:03
    • 수정2017-01-31 23: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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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지방정부 예산은 185조 원입니다.

나라 살림이 커지면서 지방정부 예산도 해마다 증가했는데요.

문제는 빚입니다.

전국 자치단체의 부채는 공기업을 포함하면 100조 원을 돌고 있습니다.

보여주기식 사업 등이 좀처럼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그 실태를 손원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과 경남 김해를 오가는 경전철.

지난해 예측수요는 23만 명이지만 실 이용객은 4분의 1에도 못 미쳐 김해시는 381억 원을 운영사에 물어줬습니다.

김해시의 한 해 가용예산 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2033년까지 매년 경전철에 써야 합니다.

<인터뷰> 이병철(김해시 기획예산과장) : "상당히 재정의 압박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400억 정도 하면 꽤 규모 있는 복지관을 하나 지을 수 있는..."

골프장 등 리조트 개발이 실패한 태백관광개발공사는 2천7백억 원을 날리고 민간에 매각됐고, 건설에만 4천2백억 원이 든 F1 경주장은 전라남도가 대회 개최를 포기한 뒤 임대용 경주장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회 누적 적자 천9백억 원에다 대회 미개최로 수백억 원의 위약금도 물 처지입니다.

<인터뷰> 김태균(전남도의원) : "광역단체장의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으로 도민의 혈세를 낭비한 대표적 실패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민선 6기 지방정부의 공약사업은 만 6천5백여 개.

공약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돈은 1,319조 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한해 전체 살림 규모의 배가 넘습니다.

심사를 통해 걸러지기도 하지만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하는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는 엄격하지 못합니다.

사업이 부적절하다는 미승인율이 중앙 심사는 35.6%인데 시도 자체 심사의 경우 13.1%, 시군구 심사는 1.8% 불과합니다.

<인터뷰> 주기완(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이용자들이 많을 것이다, 실제 (타당성 조사가) 그렇게 됐는데 과연 그러냐는 거에요. 거기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출발했다기보다는 그 사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조금 크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자료 부풀리기도 문제입니다.

자치단체가 수립한 2020년 계획 인구를 모두 모으면 6천여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추계보다 천백만 명이 많습니다.

단체장의 주머니돈으로 전락한 지방재정, 제대로된 견제장치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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