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우려스러워”

입력 2017.02.02 (00:59) 수정 2017.02.0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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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효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전 세계적인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도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청에서 국무 부장관을 맡고 있는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가톨릭방송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의 전달자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분명히 우려스럽다"고 답변했다.

베치우 대주교의 이런 발언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출신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는 행정명령으로 지구촌을 발칵 뒤집어 놓은 후 바티칸 고위 관계자 사이에서 나온 최초의 반응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장관에 이어 교황청 서열 3위다.

베치우 대주교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통합할 것을 누차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2월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공약과 관련해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디에 있건 간에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비판한 바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교황이 공개로 나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고 즉각 반발했다.

한편, 빈자와 약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 각국에 기아와 전쟁을 피해 온 난민들을 환대할 것을 촉구하고, 지난해 9월 교황청 조직 개편 당시 난민 문제를 직접 챙기기로 결정하는 등 평소 난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3년 즉위 이래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 난민들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관문인 람페두사 섬을 선택했던 교황은 지난해 4월 난민들의 주요 행선지 중 한 곳인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을 때에는 현지에 체류하던 난민 가족 등 시리아인 12명을 바티칸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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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2-02 01:39:37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효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전 세계적인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도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청에서 국무 부장관을 맡고 있는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가톨릭방송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대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의 전달자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분명히 우려스럽다"고 답변했다.

베치우 대주교의 이런 발언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출신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는 행정명령으로 지구촌을 발칵 뒤집어 놓은 후 바티칸 고위 관계자 사이에서 나온 최초의 반응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장관에 이어 교황청 서열 3위다.

베치우 대주교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대해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통합할 것을 누차 이야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2월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공약과 관련해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디에 있건 간에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비판한 바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교황이 공개로 나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종교 지도자가 어떤 사람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수치"라고 즉각 반발했다.

한편, 빈자와 약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 각국에 기아와 전쟁을 피해 온 난민들을 환대할 것을 촉구하고, 지난해 9월 교황청 조직 개편 당시 난민 문제를 직접 챙기기로 결정하는 등 평소 난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3년 즉위 이래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 난민들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관문인 람페두사 섬을 선택했던 교황은 지난해 4월 난민들의 주요 행선지 중 한 곳인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방문했을 때에는 현지에 체류하던 난민 가족 등 시리아인 12명을 바티칸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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