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커져” 한은 “아니다”

입력 2017.02.05 (11:44) 수정 2017.02.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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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공급자 측에 의해 주도되는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으로 수년간 지속하던 저성장-저물가 기조는 마감되고 저성장-고물가 기조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인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 상승인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가 나쁘면 수요 부족 등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과 반대로 경기가 안 좋은데도 물가까지 뛰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물가 상승 요인 가운데 공급자 측면에서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점차 오르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초 배럴당 2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농산물 물가도 폭염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9월 전년동기대비 12.8% 급등했으며 이후에도 설 수요 확대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축산물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올해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요 전망 기관은 국제유가가 올해 말 50달러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1,1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으로 1,15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내수심리를 위축시켜 소비와 투자 등 실물 부문의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며 "정책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어렵게 해 통화정책 역시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유효수요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2%로 집계된 것을 두고 크게 올랐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기진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도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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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경제硏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커져” 한은 “아니다”
    • 입력 2017-02-05 11:44:24
    • 수정2017-02-05 20:08:25
    경제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는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공급자 측에 의해 주도되는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으로 수년간 지속하던 저성장-저물가 기조는 마감되고 저성장-고물가 기조로 이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인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 상승인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가 나쁘면 수요 부족 등으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과 반대로 경기가 안 좋은데도 물가까지 뛰는 비정상적인 상태를 말한다.

물가 상승 요인 가운데 공급자 측면에서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점차 오르는 영향이 크다. 지난해 초 배럴당 20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농산물 물가도 폭염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 9월 전년동기대비 12.8% 급등했으며 이후에도 설 수요 확대 등으로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축산물은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올해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요 전망 기관은 국제유가가 올해 말 50달러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 요인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1,1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율 관련 발언으로 1,15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내수심리를 위축시켜 소비와 투자 등 실물 부문의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며 "정책금리 인상과 인하 모두 어렵게 해 통화정책 역시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정책으로 유효수요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월 소비자물가가 2%로 집계된 것을 두고 크게 올랐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기진 않을 것"이라며 "성장률도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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