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 장사 시작했는데”…상가 철거 논란

입력 2017.02.07 (12:21) 수정 2017.02.07 (12: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리 집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로 공사 부지에 편입돼 철거될 처지라면 생각만 해도 황당할 텐데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관할 시는 해당 주민들에게 직접 통보나 협의 한 번 없이 공사를 승인해줬다고 합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식당을 새로 연 이성원 씨, 문을 연 지 넉 달 만에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입니다.

주변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상가가 철거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성원(피해 주민) : "빚을 내서 겨우 장사를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건물이 뜯긴다고 하니까..."

8미터인 아파트 앞 도로를 15미터로 확장하면서 건물 6채가 강제 철거될 처지.

주민 30여 명이 모두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로 확장공사 승인을 한 대구시는 구청 홈페이지와 신문에만 공고했을 뿐, 주민들과 협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윤상락(피해 주민) : "먹고 살기 바쁜데 언제 신문보고 합니까. 모르지...현수막이라도 걸어놨으면 그래도 알지만."

승인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직접 알리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녹취>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열람 공고라는 절차를 거쳐서 진행됐습니다. 일일이 통지를 안 하고..."

현행법상 민간사업은 토지 소유주나 관계인에게 직접 통보 없이 '열람 공고'만 하면 됩니다.

<인터뷰> 최병우(‘주거권 실현을 위한 연합’ 사무국장) : "현수막 몇 개만이라도 충분히 주지할 수 있는 사실이고, 서면통보가 집집마다 다 (가도록 해야합니다.)"

나도 모르는 새 삶의 터전을 빼앗길 처지인 주민들,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을 속수무책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빚 내 장사 시작했는데”…상가 철거 논란
    • 입력 2017-02-07 12:26:10
    • 수정2017-02-07 12:38:03
    뉴스 12
<앵커 멘트>

우리 집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도로 공사 부지에 편입돼 철거될 처지라면 생각만 해도 황당할 텐데요.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관할 시는 해당 주민들에게 직접 통보나 협의 한 번 없이 공사를 승인해줬다고 합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식당을 새로 연 이성원 씨, 문을 연 지 넉 달 만에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입니다.

주변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상가가 철거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성원(피해 주민) : "빚을 내서 겨우 장사를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건물이 뜯긴다고 하니까..."

8미터인 아파트 앞 도로를 15미터로 확장하면서 건물 6채가 강제 철거될 처지.

주민 30여 명이 모두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도로 확장공사 승인을 한 대구시는 구청 홈페이지와 신문에만 공고했을 뿐, 주민들과 협의하지는 않았습니다.

<인터뷰> 윤상락(피해 주민) : "먹고 살기 바쁜데 언제 신문보고 합니까. 모르지...현수막이라도 걸어놨으면 그래도 알지만."

승인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직접 알리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녹취> 대구시 관계자(음성변조) : "열람 공고라는 절차를 거쳐서 진행됐습니다. 일일이 통지를 안 하고..."

현행법상 민간사업은 토지 소유주나 관계인에게 직접 통보 없이 '열람 공고'만 하면 됩니다.

<인터뷰> 최병우(‘주거권 실현을 위한 연합’ 사무국장) : "현수막 몇 개만이라도 충분히 주지할 수 있는 사실이고, 서면통보가 집집마다 다 (가도록 해야합니다.)"

나도 모르는 새 삶의 터전을 빼앗길 처지인 주민들,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을 속수무책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