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진 독살 정황, 독극물의 정체는?

입력 2017.02.22 (08:08) 수정 2017.02.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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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이렇게 상황은 독살이라는 쪽으로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김정남 피습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된 뒤로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보시는 건 범행 전 화면입니다.

용의자가 커다란 곰인형을 안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리고 공항에서 실제 범행 모습입니다.

예행연습대로 베트남 국적 여성 흐엉이 항공권 자동 발권기 앞에 선 김정남에게 뒤에서 달려들죠.

순식간에 흰색 천 같은 것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덮습니다.

이후 두 여성은 서로의 반대편으로 빠르게 흩어지는데, 짧은 범행 시간과 범행 뒤 동선을 볼 때 충분한 반복 연습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장난인 줄 알고 했다는 두 여성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목입니다.

다음 그림을 보실까요.

김정남을 뒤에서 덮쳤던 흐엉이 범행 뒤 손을 아래로 내리고 앞으로 어색하게 뻗은 채 걸어가는 점도 수상합니다.

손에 독극물이 묻어 있다는 걸 의식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피습 직후 김정남이 곧바로 쓰러지지 않고, 30분쯤 후 사망한 점으로 미뤄 독극물 종류와 양을 조절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신경작용제를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옴진리교 신자들이 과거 지하철 테러에 신경작용제 가스를 사용했죠.

실제로 김정남은 피습 직후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직접 의무실로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의무실에 들어간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30분 만에 숨졌습니다.

인체에 투입될 경우 자율신경계통의 균형을 파괴해 갑자기 숨지게 하는 신경작용제의 증상과 유사합니다.

이런 맹독물질을 함부로 사용했다면 피부에 이상 반응을 보이거나, 주변에도 피해가 갔을 텐 데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거나, 정말 정확한 양을 조절했다고 볼 수 있죠.

독을 김정남의 몸속에 침투시킨 방법도 오리무중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침에 찔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김정남도 스프레이로 뭔가 뿌렸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언론 등에 보도됐죠.

천에 묻혀 호흡기 등을 공격했을 가능성도 있고...

작은 독침을 이용했다면 김정남의 몸집을 고려했을 때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은 국내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내 요인이나 주요 탈북인사를 상대로 암살이나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가운데,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베트남 국적 여성 흐엉이 석 달 전, 한국에 입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보 당국은 이 여성의 국내 행적과 함께, 입국을 도운 한국인 남성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33초의 짧은 순간

김정남을 뒤에서 급습했던 이 여성,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29살 흐엉입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은 흐엉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학을 전공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현지언론은 흐엉이 말레이시아에서 아시아계 남성을 만났고 한국과 베트남을 방문해 쇼핑과 관광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흐엉은 김정남 암살 석 달 전인 지난해 11월 2일, 한국에 입국했다고 우리 정보당국은 확인했습니다.

정보당국은 당시 한국인 S 씨가 흐엉의 입국보증을 섰고 S 씨는 지난 1일 프랑스로 출국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보당국 관계자는 "S 씨는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흐엉의 국내 입국과 행적 등을 조사 중" 이라고 했습니다.

흐엉의 정확한 입국 목적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흐엉의 한국 입국이 김정남 암살에 가담시키기 위해 환심을 사는 일환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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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짙어진 독살 정황, 독극물의 정체는?
    • 입력 2017-02-22 08:13:18
    • 수정2017-02-22 0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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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이렇게 상황은 독살이라는 쪽으로 굳어지는 것 같습니다.

김정남 피습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된 뒤로 이런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데요.

보시는 건 범행 전 화면입니다.

용의자가 커다란 곰인형을 안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리고 공항에서 실제 범행 모습입니다.

예행연습대로 베트남 국적 여성 흐엉이 항공권 자동 발권기 앞에 선 김정남에게 뒤에서 달려들죠.

순식간에 흰색 천 같은 것으로 김정남의 얼굴을 덮습니다.

이후 두 여성은 서로의 반대편으로 빠르게 흩어지는데, 짧은 범행 시간과 범행 뒤 동선을 볼 때 충분한 반복 연습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장난인 줄 알고 했다는 두 여성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목입니다.

다음 그림을 보실까요.

김정남을 뒤에서 덮쳤던 흐엉이 범행 뒤 손을 아래로 내리고 앞으로 어색하게 뻗은 채 걸어가는 점도 수상합니다.

손에 독극물이 묻어 있다는 걸 의식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피습 직후 김정남이 곧바로 쓰러지지 않고, 30분쯤 후 사망한 점으로 미뤄 독극물 종류와 양을 조절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의 정체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신경작용제를 썼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본 옴진리교 신자들이 과거 지하철 테러에 신경작용제 가스를 사용했죠.

실제로 김정남은 피습 직후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직접 의무실로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의무실에 들어간 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30분 만에 숨졌습니다.

인체에 투입될 경우 자율신경계통의 균형을 파괴해 갑자기 숨지게 하는 신경작용제의 증상과 유사합니다.

이런 맹독물질을 함부로 사용했다면 피부에 이상 반응을 보이거나, 주변에도 피해가 갔을 텐 데요.

일련의 과정을 보면,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거나, 정말 정확한 양을 조절했다고 볼 수 있죠.

독을 김정남의 몸속에 침투시킨 방법도 오리무중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침에 찔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김정남도 스프레이로 뭔가 뿌렸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언론 등에 보도됐죠.

천에 묻혀 호흡기 등을 공격했을 가능성도 있고...

작은 독침을 이용했다면 김정남의 몸집을 고려했을 때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은 국내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내 요인이나 주요 탈북인사를 상대로 암살이나 테러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가운데,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베트남 국적 여성 흐엉이 석 달 전, 한국에 입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보 당국은 이 여성의 국내 행적과 함께, 입국을 도운 한국인 남성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임재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33초의 짧은 순간

김정남을 뒤에서 급습했던 이 여성,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의 29살 흐엉입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은 흐엉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약학을 전공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현지언론은 흐엉이 말레이시아에서 아시아계 남성을 만났고 한국과 베트남을 방문해 쇼핑과 관광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흐엉은 김정남 암살 석 달 전인 지난해 11월 2일, 한국에 입국했다고 우리 정보당국은 확인했습니다.

정보당국은 당시 한국인 S 씨가 흐엉의 입국보증을 섰고 S 씨는 지난 1일 프랑스로 출국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보당국 관계자는 "S 씨는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흐엉의 국내 입국과 행적 등을 조사 중" 이라고 했습니다.

흐엉의 정확한 입국 목적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흐엉의 한국 입국이 김정남 암살에 가담시키기 위해 환심을 사는 일환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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