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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北 ‘비운의 황태자’ 김정남 피살
‘北 수사 비난’에 말레이 국민 감정 악화
입력 2017.02.22 (10:37) 수정 2017.02.22 (11:07) 국제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사회의 대북 감정이 악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사의 성명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며 외교적으로 무례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이달 17일과 20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하고 말레이시아가 한국 등 적대세력과 야합해 북한을 궁지에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나집 총리는 북측의 반발에도 말레이시아 당국은 "(수사와 관련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또, 북한과의 관계 재고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 번에 한 단계씩" 대응하겠다고 답해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지 전문가 집단에선 북한과의 단교에 따른 이해득실을 분석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오 에이 순 태평양 연구센터 수석 자문위원은 "말레이시아는 매우 낮은 수준이나마 경제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극소수의 국가"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단절될 경우 북측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제전략연구소(ISIS) 수석 애널리스트 샤흐리만 록먼은 "말레이시아 전체 무역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은 5만 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단교시 경제적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와 소원해질 경우 여타 동남아 국가들도 북한에 잇따라 문을 걸어잠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줄곧 우호적 관계를 맺어 온 현지 화교 사회도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교연합회(MCA) 회장을 겸임 중인 리아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은 전날 MCA 사무실에서 직접 회의를 주재한 뒤 "북한 대사는 우리를 상대로 근거 없는 비난을 해선 안 된다. 이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국교를 수립했으며,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으로 동북아 지역에 갈등이 고조됐을 때는 미국과 북한 간의 트랙2(민간채널 접촉) 창구 역할을 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은 첫 국가이기도 하다.
  • ‘北 수사 비난’에 말레이 국민 감정 악화
    • 입력 2017-02-22 10:37:32
    • 수정2017-02-22 11:07:10
    국제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사회의 대북 감정이 악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과의 관계 단절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사의 성명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며 외교적으로 무례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이달 17일과 20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하고 말레이시아가 한국 등 적대세력과 야합해 북한을 궁지에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나집 총리는 북측의 반발에도 말레이시아 당국은 "(수사와 관련해)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집 총리는 또, 북한과의 관계 재고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 번에 한 단계씩" 대응하겠다고 답해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지 전문가 집단에선 북한과의 단교에 따른 이해득실을 분석하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오 에이 순 태평양 연구센터 수석 자문위원은 "말레이시아는 매우 낮은 수준이나마 경제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극소수의 국가"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단절될 경우 북측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국제전략연구소(ISIS) 수석 애널리스트 샤흐리만 록먼은 "말레이시아 전체 무역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은 5만 분의 1에 불과하다"면서 "단교시 경제적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말레이시아와 소원해질 경우 여타 동남아 국가들도 북한에 잇따라 문을 걸어잠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줄곧 우호적 관계를 맺어 온 현지 화교 사회도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화교연합회(MCA) 회장을 겸임 중인 리아우 티옹 라이 말레이시아 교통부 장관은 전날 MCA 사무실에서 직접 회의를 주재한 뒤 "북한 대사는 우리를 상대로 근거 없는 비난을 해선 안 된다. 이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국교를 수립했으며,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으로 동북아 지역에 갈등이 고조됐을 때는 미국과 북한 간의 트랙2(민간채널 접촉) 창구 역할을 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이 상호 무비자 협정을 맺은 첫 국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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