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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아베 부인은 ‘명예교장’…학교 측은 땅 ‘할인매입’
입력 2017.02.22 (14:46) 특파원 리포트
거침없던 아베 일본 총리가 최근, 부인이 관여한 학교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부인이 명예 교장으로 있는 학교 법인이 국유지를 아주 '저렴하게' 사들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이나 부인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잘못이 있다면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부는 정당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매각 대상 땅의 쓰레기 처리비용을 빼주고 팔았다는 것이다. 학교법인 측은 정부가 제시하는 대로 샀을 뿐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학교 법인 산하 유치원은 혐한 행태로 물의를 빚은 곳이다. 게다가 법인 총재는 우익 인사다. 우익 세력은 아베 총리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감정가 96억 원 땅을 14억 원에 사들여
논란의 출발점은 오는 4월 개교 예정인 오사카의 초등학교 부지였다. 8,770 ㎡(약 2,650평)의 감정가는 9억 5,600만 엔(약 96억 원)이었는데, 실제 매각 가격은 1억 3,400만 엔(약 14억 원)에 그쳤다.

아베 부인이 명예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국유지 헐값 매입을 보도하는 NHK 아베 부인이 명예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국유지 헐값 매입을 보도하는 NHK

감정가 백억 원 가까운 땅을 14%에 불과한 14억 원 남짓에 수의계약으로 판 것이다. 헐값 매각 논란이 생길 배경은 충분했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같은 의혹을 보도한 마이니치 신문같은 의혹을 보도한 마이니치 신문

애초 매각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공개 소송이 제기된 뒤에야 금액이 공개됐다. 의혹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어린이에게 극우성향 주입 교육을...

땅을 사들인 곳은 학교법인 '모리토모'였다. 학원 총재가 우익인사로 알려진 곳이다. 개교를 앞둔 초등학교는 아베 총리의 부인이 명예 교장을 맡은 곳이다. 과거 설립 과정에서,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임을 내세워 기부금을 모은 곳이다.

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은 극우성향을 주입하는 교육행태를 고집해와 물의를 빚은 곳이다. 군국주의 시절의 교육칙어을 외우라고 시키는가 하면, 민족 혐오 발언이 담긴 문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배포한 문건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배포한 문건

지난해 말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재일 한국인이나 중국인' '한국인과 중국인이 싫다' 등등의 증오표현을 담은 문서를 학부모에게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사카 부가 지난 1월 유치원을 방문 조사하고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오사카 부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헤이트 스피치(증오·혐오 발언) 금지법' 위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땅값 86%를 깎아줬다고?

땅 헐값 매각 논란은 국회로 번졌다. 17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재무부의 담당국장은 매각 금액 산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해당 국유지의 지하에서 (산업폐기물 등) 대량의 쓰레기가 발견돼, 철거 비용 등으로 8억 엔(80억 원) 남짓을 공제해줬다는 것이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비용 산출 방법과 경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야당인 민진당 측은 부동산 감정 평가 금액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학교 인가'와 관련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아내가 해당 초등학교 명예 교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자신이나 아내가 "'학교 설립 인가' 또는 '국유지 불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관계된 것이 드러나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도 말했다.


벼르는 야당...아베는 억울한 것일까?

NHK에 따르면, 해당 학원 이사장은 '국가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였을 뿐'이며, '감정가의 14%였다는 것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매각 대금이 일시 비공개된 것은 '국가가 공개 여부를 질문했기에 비공개하는 편이 좋다고 답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아베 총리 부인이 명예교장을 맡아준 것은 선의에 의한 것으로 국가와의 토지거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확전을 벼르고 있다. 조사 전담팀을 꾸려 21일부터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닌지, 세금 낭비는 아닌지 밝히겠다는 것이다.

오사카 부지사도 현장을 시찰하고 '누가 어떻게 철거 비용을 산출했는지 국가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유지는 국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납세자의 의심을 풀어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쓰레기 비용이 8억 엔이나 드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진실은 아직 미궁이다. 아베는 억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지세력의 호가호위 해프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보면, 어딘가 '낯익은 풍경'이 아닌가?
  • [특파원 리포트] 아베 부인은 ‘명예교장’…학교 측은 땅 ‘할인매입’
    • 입력 2017-02-22 14:46:42
    특파원 리포트
거침없던 아베 일본 총리가 최근, 부인이 관여한 학교 때문에 구설에 올랐다. 부인이 명예 교장으로 있는 학교 법인이 국유지를 아주 '저렴하게' 사들였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자신이나 부인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잘못이 있다면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부는 정당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매각 대상 땅의 쓰레기 처리비용을 빼주고 팔았다는 것이다. 학교법인 측은 정부가 제시하는 대로 샀을 뿐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학교 법인 산하 유치원은 혐한 행태로 물의를 빚은 곳이다. 게다가 법인 총재는 우익 인사다. 우익 세력은 아베 총리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감정가 96억 원 땅을 14억 원에 사들여
논란의 출발점은 오는 4월 개교 예정인 오사카의 초등학교 부지였다. 8,770 ㎡(약 2,650평)의 감정가는 9억 5,600만 엔(약 96억 원)이었는데, 실제 매각 가격은 1억 3,400만 엔(약 14억 원)에 그쳤다.

아베 부인이 명예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국유지 헐값 매입을 보도하는 NHK 아베 부인이 명예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국유지 헐값 매입을 보도하는 NHK

감정가 백억 원 가까운 땅을 14%에 불과한 14억 원 남짓에 수의계약으로 판 것이다. 헐값 매각 논란이 생길 배경은 충분했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집요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같은 의혹을 보도한 마이니치 신문같은 의혹을 보도한 마이니치 신문

애초 매각 대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공개 소송이 제기된 뒤에야 금액이 공개됐다. 의혹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어린이에게 극우성향 주입 교육을...

땅을 사들인 곳은 학교법인 '모리토모'였다. 학원 총재가 우익인사로 알려진 곳이다. 개교를 앞둔 초등학교는 아베 총리의 부인이 명예 교장을 맡은 곳이다. 과거 설립 과정에서,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임을 내세워 기부금을 모은 곳이다.

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은 극우성향을 주입하는 교육행태를 고집해와 물의를 빚은 곳이다. 군국주의 시절의 교육칙어을 외우라고 시키는가 하면, 민족 혐오 발언이 담긴 문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배포한 문건모리모토 산하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배포한 문건

지난해 말 '비뚤어진 마음을 가진 재일 한국인이나 중국인' '한국인과 중국인이 싫다' 등등의 증오표현을 담은 문서를 학부모에게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사카 부가 지난 1월 유치원을 방문 조사하고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오사카 부 측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헤이트 스피치(증오·혐오 발언) 금지법' 위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비용으로 땅값 86%를 깎아줬다고?

땅 헐값 매각 논란은 국회로 번졌다. 17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 재무부의 담당국장은 매각 금액 산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해당 국유지의 지하에서 (산업폐기물 등) 대량의 쓰레기가 발견돼, 철거 비용 등으로 8억 엔(80억 원) 남짓을 공제해줬다는 것이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주장했다. 비용 산출 방법과 경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야당인 민진당 측은 부동산 감정 평가 금액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학교 인가'와 관련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아내가 해당 초등학교 명예 교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자신이나 아내가 "'학교 설립 인가' 또는 '국유지 불하'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관계된 것이 드러나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도 말했다.


벼르는 야당...아베는 억울한 것일까?

NHK에 따르면, 해당 학원 이사장은 '국가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였을 뿐'이며, '감정가의 14%였다는 것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매각 대금이 일시 비공개된 것은 '국가가 공개 여부를 질문했기에 비공개하는 편이 좋다고 답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아베 총리 부인이 명예교장을 맡아준 것은 선의에 의한 것으로 국가와의 토지거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확전을 벼르고 있다. 조사 전담팀을 꾸려 21일부터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닌지, 세금 낭비는 아닌지 밝히겠다는 것이다.

오사카 부지사도 현장을 시찰하고 '누가 어떻게 철거 비용을 산출했는지 국가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유지는 국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납세자의 의심을 풀어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쓰레기 비용이 8억 엔이나 드는 것은 수수께끼 같은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진실은 아직 미궁이다. 아베는 억울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지지세력의 호가호위 해프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보면, 어딘가 '낯익은 풍경'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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