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시대…모든 길은 펜스로 통한다

입력 2017.02.22 (18:28) 수정 2017.02.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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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주말을 유럽에서 보냈다. 미국 시각으로 2월 17일 금요일 아침부인과 함께 부통령 전용기(Air Force Two)를 타고 가서 같은 날 밤늦은 시각에 독일 뮌헨에 도착했다. 다음날 뮌헨 안보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메르켈 독일 총리 등 회의에 참석한 여러 나라 정상들(아프간 대통령, 이라크 총리, 발틱 3국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 터키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정부 첫 해외정상회담 펜스 부통령이 수행

이어 일요일에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라셀로 이동해서 벨기에 총리를 만나고 다음날에는 유럽연합의 고위대표, 상임의장, 집행위원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등을 잇달아 만나 회담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해외에서 진행된 첫 라운드 정상회담들을 부통령인 펜스가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펜스 부통령이 던진 메시지와 그의 존재감이다. 유럽과 관련국들에게 일단 '큰 변화는 없을 것이며 안보 유대는 더욱 강화하겠다'며 안심시켰다. 트럼프의 이런 저런 발언에 막연한 불안감과 반감을 표출하던 유럽 국가들로서는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미국의 새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처럼 '갈등 국면으로 막가는 것만은 아니며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성적이고 영향력 있는 파트너가 존재한다'는 발견에 EU의 미국 파트너들은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유럽 파트너 국가들 안심시켜

'EU국가들이 국방 예산과 안보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던 트럼프의 발언에는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던 EU국가들이 이번에는 비교적 발언을 자제했다. 펜스 부통령은 '올해말까지는 계획표를 보여달라'며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압박을 더했지만 맥락을 갖춘 설명 등으로 반발을 줄인 것이다. 유럽에서 선보인 펜스 부통령의 외교무대 데뷔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가던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신뢰도 회복에도 청신호가 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펜스 부통령, 한반도 정책 결정에도 결정적 역할 기대

펜스 부통령이 중요한 것은 그의 역할이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한달동안 백악관에서 거행된 주요 행사에 거의 모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왔다. 아베 일본 총리, 메이 영국 총리 방문 때나 튀르도 캐나다 총리,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방문 때의 정상회담 같은 외교 행사는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업인이나 노동자그룹 초청 같은 일반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옆에 자리를 잡고 있다.

대통령과 만나서 얘기하고 함께 밥먹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영향력의 가장 중요한 지표다. 백악관 내에서 어느 누구보다 펜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특수 관계인 사위 쿠슈너나 딸 이방카 그리고 특별 참모인 배넌이나 밀러와는 또다른 차원의 절대적 영향력이다. 펜스는 일종의 비선적 영향력이 아니라 공식 직함과 의원, 주지사를 지낸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사퇴 과정에서 그리고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 맥마스터 선임과정에서 드러난 펜스의 역할이 일과성이 아닌 것이다.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백악관에서 회담중인 펜스 미국 부통령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백악관에서 회담중인 펜스 미국 부통령

얼마전 미국을 찾았던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트럼프와는 공개 행사장에서 잠깐 회동한 후 펜스 부통령과는 조찬과 회담을 잇달아 가졌다. 양국 정상간 통화가 껄끄러웠던 것으로 공개된 호주에는 줄리 비숍 외교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해서 펜스 부통령이 벌어진 간극을 메웠다. 취임 이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외교에 공을 들이던 트럼프가 국내 문제 대응 등으로 잠시 틈을 보이자 펜스 부통령이 대신 나서서 콜럼비아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는 짬을 메우는 모습도 보였다. 기업가 출신 국무장관 틸러슨이 제 목소리를 못내는 빈 틈을 펜스 부통령이 유효적절하게 메우고 있다.

트럼프 움직일 막강한 힘 보유한 펜스 부통령

지금 모든 길은 펜스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런 영향력이 계속 지속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현재는 펜스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정책도 현상황에서는 펜스 부통령을 잡는 것이 효과적일 것임에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가장 막강한 힘을 펜스 부통령은 갖고 있다. 펜스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전쟁중인 미국의 언론들도 평가가 호의적이다.

호갠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호갠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이런 펜스 부통령에게 한국에도 잘 알려진 가장 친한 동료가 한명 있다. 호갠 메릴랜드 주지사다. 주지사 시절 때를 비롯해서 오랫동안 서로 죽이 잘 맞았다고 한다. 오는 24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는 전국 주지사 협의회(The 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 겨울 회의에 호갠 주지사 부부가 참석하면 백악관에도 갈 예정이다. 호갠 주지사 등은 펜스 부통령과 별도 모임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호갠 주지사 부부, 곧 트럼프. 펜스와 회동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백주 테러 의혹 등으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는 간단치 않다. 미국 정부와 군당국의 대응 발언 들도 예전같지 않다. 오늘(미국 현지시각 21일) 펜스 부통령과 호주 외교장관 회동 결과 발표문에도 북한 핵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고 해리스 태평양군 사령관은 '북한 핵미사일의 실제적 위협'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입이 '섣부른 선제공격'이나 '엉뚱한 햄버거 회담 개시' 등으로 가지 않고 질서 있게 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펜스 부통령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목에 스스로 한국 사위임을 자랑스러워 하며 도움을 주고자 하는 호갠 주지사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 이번 주말 모임에서도 가볍게 거드는 한마디는 가능할 수도 있다. '북한이 불안한데 한국에 미국 대사를 왜 빨리 안보내느냐'고.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정상외교를 수행한 펜스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가 탄핵 등으로 정신 없는 상황이지만 호갠 주지사가 나름대로 가능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는 역할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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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주말을 유럽에서 보냈다. 미국 시각으로 2월 17일 금요일 아침부인과 함께 부통령 전용기(Air Force Two)를 타고 가서 같은 날 밤늦은 시각에 독일 뮌헨에 도착했다. 다음날 뮌헨 안보 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메르켈 독일 총리 등 회의에 참석한 여러 나라 정상들(아프간 대통령, 이라크 총리, 발틱 3국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 터키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정부 첫 해외정상회담 펜스 부통령이 수행 이어 일요일에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라셀로 이동해서 벨기에 총리를 만나고 다음날에는 유럽연합의 고위대표, 상임의장, 집행위원장과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등을 잇달아 만나 회담하고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해외에서 진행된 첫 라운드 정상회담들을 부통령인 펜스가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펜스 부통령이 던진 메시지와 그의 존재감이다. 유럽과 관련국들에게 일단 '큰 변화는 없을 것이며 안보 유대는 더욱 강화하겠다'며 안심시켰다. 트럼프의 이런 저런 발언에 막연한 불안감과 반감을 표출하던 유럽 국가들로서는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미국의 새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처럼 '갈등 국면으로 막가는 것만은 아니며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성적이고 영향력 있는 파트너가 존재한다'는 발견에 EU의 미국 파트너들은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이 유럽 파트너 국가들 안심시켜 'EU국가들이 국방 예산과 안보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던 트럼프의 발언에는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던 EU국가들이 이번에는 비교적 발언을 자제했다. 펜스 부통령은 '올해말까지는 계획표를 보여달라'며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압박을 더했지만 맥락을 갖춘 설명 등으로 반발을 줄인 것이다. 유럽에서 선보인 펜스 부통령의 외교무대 데뷔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악화되가던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신뢰도 회복에도 청신호가 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펜스 부통령, 한반도 정책 결정에도 결정적 역할 기대 펜스 부통령이 중요한 것은 그의 역할이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한달동안 백악관에서 거행된 주요 행사에 거의 모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왔다. 아베 일본 총리, 메이 영국 총리 방문 때나 튀르도 캐나다 총리,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방문 때의 정상회담 같은 외교 행사는 물론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업인이나 노동자그룹 초청 같은 일반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옆에 자리를 잡고 있다. 대통령과 만나서 얘기하고 함께 밥먹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영향력의 가장 중요한 지표다. 백악관 내에서 어느 누구보다 펜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특수 관계인 사위 쿠슈너나 딸 이방카 그리고 특별 참모인 배넌이나 밀러와는 또다른 차원의 절대적 영향력이다. 펜스는 일종의 비선적 영향력이 아니라 공식 직함과 의원, 주지사를 지낸 국정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사퇴 과정에서 그리고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 맥마스터 선임과정에서 드러난 펜스의 역할이 일과성이 아닌 것이다.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 백악관에서 회담중인 펜스 미국 부통령 얼마전 미국을 찾았던 후세인 요르단 국왕은 트럼프와는 공개 행사장에서 잠깐 회동한 후 펜스 부통령과는 조찬과 회담을 잇달아 가졌다. 양국 정상간 통화가 껄끄러웠던 것으로 공개된 호주에는 줄리 비숍 외교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해서 펜스 부통령이 벌어진 간극을 메웠다. 취임 이후 각국 정상들과의 전화 외교에 공을 들이던 트럼프가 국내 문제 대응 등으로 잠시 틈을 보이자 펜스 부통령이 대신 나서서 콜럼비아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는 짬을 메우는 모습도 보였다. 기업가 출신 국무장관 틸러슨이 제 목소리를 못내는 빈 틈을 펜스 부통령이 유효적절하게 메우고 있다. 트럼프 움직일 막강한 힘 보유한 펜스 부통령 지금 모든 길은 펜스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런 영향력이 계속 지속될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현재는 펜스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정책도 현상황에서는 펜스 부통령을 잡는 것이 효과적일 것임에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제든지 얘기할 수 있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가장 막강한 힘을 펜스 부통령은 갖고 있다. 펜스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전쟁중인 미국의 언론들도 평가가 호의적이다. 호갠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이런 펜스 부통령에게 한국에도 잘 알려진 가장 친한 동료가 한명 있다. 호갠 메릴랜드 주지사다. 주지사 시절 때를 비롯해서 오랫동안 서로 죽이 잘 맞았다고 한다. 오는 24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는 전국 주지사 협의회(The National Governor's Association) 겨울 회의에 호갠 주지사 부부가 참석하면 백악관에도 갈 예정이다. 호갠 주지사 등은 펜스 부통령과 별도 모임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호갠 주지사 부부, 곧 트럼프. 펜스와 회동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백주 테러 의혹 등으로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는 간단치 않다. 미국 정부와 군당국의 대응 발언 들도 예전같지 않다. 오늘(미국 현지시각 21일) 펜스 부통령과 호주 외교장관 회동 결과 발표문에도 북한 핵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고 해리스 태평양군 사령관은 '북한 핵미사일의 실제적 위협'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입이 '섣부른 선제공격'이나 '엉뚱한 햄버거 회담 개시' 등으로 가지 않고 질서 있게 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펜스 부통령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길목에 스스로 한국 사위임을 자랑스러워 하며 도움을 주고자 하는 호갠 주지사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장 이번 주말 모임에서도 가볍게 거드는 한마디는 가능할 수도 있다. '북한이 불안한데 한국에 미국 대사를 왜 빨리 안보내느냐'고.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정상외교를 수행한 펜스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가 탄핵 등으로 정신 없는 상황이지만 호갠 주지사가 나름대로 가능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짜내는 역할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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