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X, UN 분류 대량살상무기…“北 배후 결정적 증거”

<앵커 멘트>

VX가스는 극소량으로도 목숨을 잃게 하는 맹독 물질로 유엔 등 국제기구가 대량 살상무기로 분류한 금지 품목입니다.

개발과 생산, 사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고, 대규모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정남 암살에 북한 정권이 직접 관여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VX를 대량 탈취해 미국 서부를 공격하려던 테러 조직, 실수로 떨어뜨린 캡슐에서 VX 가스가 새 나오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테러 조직원은 온몸에 수포가 퍼지면서 고통 속에 죽어갑니다.

<녹취> "VX는 아주 끔찍한 가스입니다. 태어나서는 안되는 물질이죠."

VX는 1952년 영국에서 살충제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인체에 치명적인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경작용제 무기로 개발됐습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1988년 쿠르드족 수천 명을 학살하는 데 VX를 사용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엔은 1991년 VX를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했고, 1997년 발효된 화학무기금지협약은 VX의 개발과 생산,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VX는 원료조차 거래가 금지돼 있고, 제조에 대규모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개인이나 범죄 조직을 넘어 북한 정권이 직접 관여했음을 강력히 뒷받침해 줍니다.

<녹취> 한진욱(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 : "개인적으로 만들 이유는 전혀 없을 것 같습니다. 국가나 큰 기관에서 화학무기용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됩니다."

북한은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VX 등 화학무기를 개발해 왔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