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 VX까지…北, 또 테러 지원국 되나?

입력 2017.02.27 (08:09) 수정 2017.02.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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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김정남 피살 사건에 사용된 'VX' 라는 물질이 어떻게 말레이시아로 반입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사건을 주도한 북한 용의자들이 머물던 콘도에서 그 단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먼저, 구본국 기자의 보도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급습해 다수의 화학물질을 확보한 쿠알라룸푸르의 한 콘돕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으로 달아난 4명의 용의자가 이 콘도를 임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 콘도가 김정남 암살 사건에 쓰인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의 반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콘도 관리인 : "(북한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른다는 겁니까?) 네."

현장에서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와 장갑, 신발이 발견됐고, 체포된 북한 국적 용의자 이정철의 집에서 약 2㎞ 떨어진 곳입니다.

소방차가 출동했고 먼저 안전을 확보한 후에 경찰이 콘도에 진입했습니다.

소방관들이 콘도에서 확보한 각종 물건들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구체적으로 어떤 화학 샘플이 확보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해당 샘플에 대한 성분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녹취> 압둘 사마(셀렝고르 지방경찰청장) : "우리가 찾아낸 것이 있으면,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확인을 위해 관련 부처에 연락할 것입니다."

북한 국적 용의자 명의로 임대된 이 콘도에서 VX 관련 물질이 검출될 경우, 북한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정황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KBS 뉴스 구본국입니다.

<기자멘트>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VX를 사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VX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대량 살상무기'로 분류 돼 있습니다.

또, '화학무기 금지 협약'에따라 제조와 유통이 금지된 맹독성 물질입니다.

그동안 북한이 최소 수천 톤의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걸 시리아 등 일부 국가와 거래했다는 의혹은 몇 차례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날 경우' 북한이 화학무기를 해외에서 사용한 첫 사례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대북 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은 새로운 국제 사회의'대북제재'에 직면하는 게 불가피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입장도 더욱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9년만에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 지정'하는 카드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을 일으키자, 다음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북한은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됐습니다.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북한 경제에 대한 봉쇄가 '한층 더' 강화됩니다.

테러 물자가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해서 무기 수출과 금융 거래가 '금지'되고, 무역에도 더 큰 제한이 가해집니다.

현재 테러 지원국은 이란과 수단, 시리아 등 세 개 국가입니다.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대북 압박에 나섭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원래 차관급이 참석하려던 '유엔 인권이사회'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어제 출국했습니다.

출국에 앞서서는 "김정남 피살사건은 국제평화와 관련된 규범과 국제 인권 규범에 대한 심각한 침해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김정남 피살에 대한 북한 정권 차원의 책임 문제를 유엔 차원에서도 쟁점화 하겠단 얘깁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다양한 카드를 검토 중인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이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지는 좀 더 지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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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에 VX까지…北, 또 테러 지원국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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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2-27 09: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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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피살 사건에 사용된 'VX' 라는 물질이 어떻게 말레이시아로 반입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사건을 주도한 북한 용의자들이 머물던 콘도에서 그 단서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먼저, 구본국 기자의 보도를 함께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경찰이 급습해 다수의 화학물질을 확보한 쿠알라룸푸르의 한 콘돕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으로 달아난 4명의 용의자가 이 콘도를 임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 콘도가 김정남 암살 사건에 쓰인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의 반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콘도 관리인 : "(북한 사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른다는 겁니까?) 네."

현장에서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와 장갑, 신발이 발견됐고, 체포된 북한 국적 용의자 이정철의 집에서 약 2㎞ 떨어진 곳입니다.

소방차가 출동했고 먼저 안전을 확보한 후에 경찰이 콘도에 진입했습니다.

소방관들이 콘도에서 확보한 각종 물건들을 들고 나오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구체적으로 어떤 화학 샘플이 확보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해당 샘플에 대한 성분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녹취> 압둘 사마(셀렝고르 지방경찰청장) : "우리가 찾아낸 것이 있으면,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확인을 위해 관련 부처에 연락할 것입니다."

북한 국적 용의자 명의로 임대된 이 콘도에서 VX 관련 물질이 검출될 경우, 북한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정황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KBS 뉴스 구본국입니다.

<기자멘트>

북한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VX를 사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VX는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대량 살상무기'로 분류 돼 있습니다.

또, '화학무기 금지 협약'에따라 제조와 유통이 금지된 맹독성 물질입니다.

그동안 북한이 최소 수천 톤의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걸 시리아 등 일부 국가와 거래했다는 의혹은 몇 차례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날 경우' 북한이 화학무기를 해외에서 사용한 첫 사례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핵과 미사일 개발로 인한 대북 제재와는 별도로 북한은 새로운 국제 사회의'대북제재'에 직면하는 게 불가피합니다.

트럼프 정부의 입장도 더욱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9년만에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 지정'하는 카드도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1987년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을 일으키자, 다음해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을 폭파하고, '핵 검증'에 합의하면서 북한은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됐습니다.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북한 경제에 대한 봉쇄가 '한층 더' 강화됩니다.

테러 물자가 유입되는 걸 막기 위해서 무기 수출과 금융 거래가 '금지'되고, 무역에도 더 큰 제한이 가해집니다.

현재 테러 지원국은 이란과 수단, 시리아 등 세 개 국가입니다.

우리 정부도 '본격적인' 대북 압박에 나섭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원래 차관급이 참석하려던 '유엔 인권이사회'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어제 출국했습니다.

출국에 앞서서는 "김정남 피살사건은 국제평화와 관련된 규범과 국제 인권 규범에 대한 심각한 침해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김정남 피살에 대한 북한 정권 차원의 책임 문제를 유엔 차원에서도 쟁점화 하겠단 얘깁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다양한 카드를 검토 중인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 이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지는 좀 더 지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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