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산양 분유 대신 커피 믹스…” 평화로운 중고나라

입력 2017.02.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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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났었거든요. 심장에 선천적으로 구멍도 있고. 다른 분유를 먹여 봤는데 분수 토를 해서 산양 분유만 먹이고 있었어요. 일반 분유보다 2~3배가량 비싸서 가격이 부담되던 차에 중고나라 판매 글을 본 거죠. 반값에 판다는 거예요. 의심도 됐지만, 댓글이 아주 좋아서 구매했는데…. 커피 믹스 한 통만 온 거죠. 저는 15만 8천 원짜리 분유를 산 셈이에요." - 중고나라 산양 분유 사기 피해자

"입금했는데 송장 번호가 안 오는 거에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판매자에게 연락했죠. 안 받더라고요. 저도 지금 인터넷에서 물품 판매를 하고 있거든요, 다 저 같은 줄 알았던 거죠. 제가 속을 줄은 전혀 몰랐고, 다른 피해자들은 오죽할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중고나라 육아용품 사기 피해자

표적이 된 엄마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육아용품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산양 분유를 싸게 판다고 속여 180여 명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30대 가정주부가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아기 욕조 등을 최대 반값에 판다고 속여 200여 명으로부터 4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20대 가정주부가 적발됐다.

엄마들이 육아용품 중고거래에 발을 딛는 이유는 아이가 한두 명이 아닌 상황에서 물려 쓰기가 쉽지 않은 데다, 또 육아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짧은 데 비해, 가격은 비싸 매번 새로 장만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이버 범죄 피해자 60%, 인터넷 사기...피해 예방법은?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사이버 5대 법질서 침해 범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사이버 범죄 151,035건 중 인터넷 사기 피해가 100,36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이버 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이 인터넷 사기를 당한 셈. 인터넷 사기 총 피해 금액도 4,497억 원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들은 "소액 피해자의 경우, 번거로움을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액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직거래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육아용품뿐 아니라 모든 거래에서 판매자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현금 거래를 피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한다. 또 부득이 택배 거래를 할 경우에는 안전거래서비스 제도를 활용하고,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사업자 정보도 미리 확인해 볼 것을 권고한다.

사기 피해를 막는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 앱도 있다.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통해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접수된 인터넷 사기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조회할 수 있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간단하게 내려받을 수 있다. 인터넷 사기를 당했다면 송금 명세서와 SNS 대화 내용 등 증거를 수집한 뒤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해 피해신고를 접수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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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8 10:14:45
    취재후·사건후
"저희 아기가 미숙아로 태어났었거든요. 심장에 선천적으로 구멍도 있고. 다른 분유를 먹여 봤는데 분수 토를 해서 산양 분유만 먹이고 있었어요. 일반 분유보다 2~3배가량 비싸서 가격이 부담되던 차에 중고나라 판매 글을 본 거죠. 반값에 판다는 거예요. 의심도 됐지만, 댓글이 아주 좋아서 구매했는데…. 커피 믹스 한 통만 온 거죠. 저는 15만 8천 원짜리 분유를 산 셈이에요." - 중고나라 산양 분유 사기 피해자

"입금했는데 송장 번호가 안 오는 거에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판매자에게 연락했죠. 안 받더라고요. 저도 지금 인터넷에서 물품 판매를 하고 있거든요, 다 저 같은 줄 알았던 거죠. 제가 속을 줄은 전혀 몰랐고, 다른 피해자들은 오죽할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중고나라 육아용품 사기 피해자

표적이 된 엄마들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에서 육아용품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인터넷 중고나라에서 산양 분유를 싸게 판다고 속여 180여 명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30대 가정주부가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아기 욕조 등을 최대 반값에 판다고 속여 200여 명으로부터 4천만 원을 받아 가로챈 20대 가정주부가 적발됐다.

엄마들이 육아용품 중고거래에 발을 딛는 이유는 아이가 한두 명이 아닌 상황에서 물려 쓰기가 쉽지 않은 데다, 또 육아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은 짧은 데 비해, 가격은 비싸 매번 새로 장만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이버 범죄 피해자 60%, 인터넷 사기...피해 예방법은?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사이버 5대 법질서 침해 범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사이버 범죄 151,035건 중 인터넷 사기 피해가 100,36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사이버 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이 인터넷 사기를 당한 셈. 인터넷 사기 총 피해 금액도 4,497억 원에 이르렀다. 경찰 관계자들은 "소액 피해자의 경우, 번거로움을 이유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액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들은 직거래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육아용품뿐 아니라 모든 거래에서 판매자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현금 거래를 피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설명한다. 또 부득이 택배 거래를 할 경우에는 안전거래서비스 제도를 활용하고,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사업자 정보도 미리 확인해 볼 것을 권고한다.

사기 피해를 막는 스마트 폰 애플리케이션 앱도 있다.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통해 최근 3개월간 3회 이상 접수된 인터넷 사기의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조회할 수 있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 간단하게 내려받을 수 있다. 인터넷 사기를 당했다면 송금 명세서와 SNS 대화 내용 등 증거를 수집한 뒤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해 피해신고를 접수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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