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말레이 입국…김정남 시신인계·리정철 석방 요구

입력 2017.02.28 (15:51) 수정 2017.02.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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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5] 北 대표단 말레이 입국 “시신 인수·시민 석방 등 논의”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2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류 기간 말레이시아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를,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리 전 차석대사의 말레이 방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이후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양국은 여권상 이름이 '김철'인 김정남의 신원 확인과 시신 인수, 그리고 도피 중인 북한 국적 용의자들의 수사를 놓고 충돌해왔으며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단교까지 거론되고 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당국과 만나 김정남 시신 인수 문제를 협상하고,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북한인 리정철(46)의 범행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그의 석방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시신 인수는 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의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양측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북한으로 도피한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이번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른 북한인들의 수사협조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이 수사협조를 계속 거부하면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3명 가운데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을 다음달 1일 기소하고 리정철은 조만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의 음모이자 조작이라는 주장하고 있는 북한 측의 용의자 석방과 김정남 시신 인계 요구를 말레이시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이들 여성용의자의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졌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시신에서 검출된 독극물 분석 결과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됐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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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대표단 말레이 입국…김정남 시신인계·리정철 석방 요구
    • 입력 2017-02-28 15:51:26
    • 수정2017-02-28 17:17:41
    국제
[연관 기사] [뉴스5] 北 대표단 말레이 입국 “시신 인수·시민 석방 등 논의” 북한의 리동일 전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를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이 28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날 오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류 기간 말레이시아 측과 세 가지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첫째는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사망한 북한 인민의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북한 시민의 석방 문제를, 마지막으로는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전 차석대사는 말레이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입장 등을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리 전 차석대사의 말레이 방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이후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양국은 여권상 이름이 '김철'인 김정남의 신원 확인과 시신 인수, 그리고 도피 중인 북한 국적 용의자들의 수사를 놓고 충돌해왔으며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단교까지 거론되고 있다. 리 전 차석대사는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당국과 만나 김정남 시신 인수 문제를 협상하고,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북한인 리정철(46)의 범행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그의 석방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시신 인수는 가족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의 요구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양측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북한으로 도피한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이번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른 북한인들의 수사협조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이 수사협조를 계속 거부하면 현광성과 김욱일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편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3명 가운데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29)을 다음달 1일 기소하고 리정철은 조만간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을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의 음모이자 조작이라는 주장하고 있는 북한 측의 용의자 석방과 김정남 시신 인계 요구를 말레이시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이들 여성용의자의 독극물 공격을 받고 숨졌으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시신에서 검출된 독극물 분석 결과 맹독성 신경작용제 VX가 사용됐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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