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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잃은 고용시장…노동이동률 최저치
입력 2017.03.06 (07:43) 수정 2017.03.06 (08:08) 경제
한국의 노동시장이 활기를 잃었다. 근로자는 직장이 불만족스러워도 마땅히 옮길 곳이 없어서 버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나타내는 입직·이직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입직률은 지난해 4.5%였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다. 노동인구 유입이 활발할수록 입직률이 높은데, 이 수치는 2011∼2012년 5.4%였으나 2014년 5.0%, 2015년 4.6%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리해고 당하거나 사직, 퇴직한 사람이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이직률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4.3%로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입직률과 이직률이 동시에 하락하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노동시장이 그만큼 경색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입직률이 낮은 것은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아서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29만9천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세(-0.1%)로 돌아섰다. 실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구직을 아예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사람도 44만8천명이었다. 이직률이 줄어든 것은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회사가 망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1만4천명으로 2만2천명 증가했다.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2012년(35만6천명)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직장에서 '버틴' 근로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직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근로여건 불만족·육아·건강 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0만2천명으로 1년 새 3만2천명 감소했다. 이직할 자리가 적을뿐더러 이직한 회사가 안정적이라는 보장이 낮고, 특히나 옮겨서 임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입직률과 이직률을 더해 산출하는 노동이동률은 지난해 8.8%에 불과했다. 역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동시장의 움직임 저하는 경기 침체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정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고용시장도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른다. 노동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28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노동이동률은 올해 하반기 중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문위원은 "대선 이후 경제 활성화 정책이 나오거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하반기에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활력 잃은 고용시장…노동이동률 최저치
    • 입력 2017-03-06 07:43:55
    • 수정2017-03-06 08:08:01
    경제
한국의 노동시장이 활기를 잃었다. 근로자는 직장이 불만족스러워도 마땅히 옮길 곳이 없어서 버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이동성을 나타내는 입직·이직률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중 신규·경력 채용자, 복직·전직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입직률은 지난해 4.5%였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다. 노동인구 유입이 활발할수록 입직률이 높은데, 이 수치는 2011∼2012년 5.4%였으나 2014년 5.0%, 2015년 4.6% 등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리해고 당하거나 사직, 퇴직한 사람이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이직률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4.3%로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입직률과 이직률이 동시에 하락하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노동시장이 그만큼 경색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입직률이 낮은 것은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아서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29만9천만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조선업 등 기업 구조조정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 취업자는 감소세(-0.1%)로 돌아섰다. 실업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구직을 아예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이탈한 사람도 44만8천명이었다. 이직률이 줄어든 것은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금방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회사가 망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1만4천명으로 2만2천명 증가했다.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2012년(35만6천명)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직장에서 '버틴' 근로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직률이 떨어졌다. 지난해 근로여건 불만족·육아·건강 등을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30만2천명으로 1년 새 3만2천명 감소했다. 이직할 자리가 적을뿐더러 이직한 회사가 안정적이라는 보장이 낮고, 특히나 옮겨서 임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입직률과 이직률을 더해 산출하는 노동이동률은 지난해 8.8%에 불과했다. 역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성미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노동시장의 움직임 저하는 경기 침체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정체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고용시장도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른다. 노동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28만4천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노동이동률은 올해 하반기 중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문위원은 "대선 이후 경제 활성화 정책이 나오거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하반기에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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