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준영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미 국무 한중일 순방’ 후 중국 공세 장기화 여부 결론” ②

입력 2017.03.06 (09:41) 수정 2017.03.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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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3월 6일(월요일)
□ 출연자 : 강준영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미 국무 한중일 순방’ 후 중국 공세 장기화 여부 결론”

[윤준호] 앞서 들으신 중국의 한국 관광 제한 조치를 포함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그룹을 겨냥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이고 면세점, 호텔, 식품업계 문화 시장까지 매우 불안한 모습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강준영]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우리나라 수출이 중국에 많이 집중돼 있는 편이죠?

[강준영] 네, 집중이 상당하죠. 전체 우리 교역액의 25% 정도, 그러니까 4분의 1 정도가 중국과 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국 대중 수출이 1244억 달러입니다. 약 140조원이죠. 또 수입은 100조원 정도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870억 달러 정도입니다. 이건 미국 교역액 더하기 일본 교역액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4분의 1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죠.

[윤준호] 특히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품목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강준영]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출 대국이기는 합니다마는 주요 10개 업종 또는 13개 업종이 효자 수출 품목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도 그렇습니다. 중국에도 우리 반도체라든가 디스플레이 기계, 석유화학 제품들이 주력 제품을 이루고 있는데 갈수록 우리 제품 경쟁력이 중국의 기술 추격이라든가 여러 가지 기술 개발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부분에서도 지키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독일이라든가 일본 제품, 미국 제품들은 경쟁력을 나름대로 유지하면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수출품의 의존도가 높은 부분이 있고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 우리한테 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게, 예를 들면 ‘외국인 관광객의 약 47%가 중국 사람이다, 면세점 매출의 중국인 비중이 70%가 넘는다’, 이런 것들이죠. 이런 부분들이 이번 경제 보복 조치가 되면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그런 단초를 제공하는 겁니다.

[윤준호] 수출이라든가 관광 관련된 부분이 특히 그럴 것 같네요. 문제는 이 타격이 어느 정도나 오래 갈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사실 우리 국가 정부도 그렇고 저를 포함해서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전망을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까지 세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거죠. 물론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강력하게 대비를 하라고 얘기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중국은 여론전과 심리전을 펴면서 나름대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서 우리 국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자국의 민족주의, 애국주의 개념들을 가지고 한국을 압박하는 형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게 길게 가면 큰일인데 이렇게 길게 가는 것이 과연 중국에 유리한 것인가 하는 것을 중국도 나름대로 판단을 할 겁니다. 일단 제 판단에는 3월 말에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순방하고 중미 정상회담이 곧 열리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장기적으로 가고 넓어질 것인가가 잡히지 않을까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2, 3개월은 이런 어려움을 충분히 겪을 수 있다고 봅니다. 길게 보면 연말까지도 갈 수 있죠. 그러나 직접적인 확산이나 그런 것보다는 분위기를 중국의 의도대로 끌고 가기 위해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국내 정국도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우리 국내 정국도 관계가 있겠지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중미 정상회담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이 우리에게 이런 경제적 압박 조치를 하지만 사실 중국 관광객이 우리에게 1위라면 중국에게도 우리가 관광객 1위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약 3, 4만개 중국에서 공장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요. 그들도 타격이 꽤 있을 텐데요.

[강준영] 지금 하는 걸 보면 우리가 보통 그러잖아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한다.’ 마치 치킨게임 같죠. 일단 우리가 손해가 있는 건 알더라도 지금은 그걸 고려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품의 약 70%가 중간재인데 잘 아시다시피 중간재라는 거는 우리 제품이 중간 원자재나 원부자재가 가서 중국에서 조립돼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을 하는 거란 말이죠.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네 완제품 만드는 데 중간에 한국 제품 수출하는 게 없으면 이게 안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보통 그걸 생각해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3만개 이상의 기업이 나가 있는데 이렇게까지 나올 거냐는 거죠. 그런데 일단 중국은 그렇게 전략을 채택한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라는 건 어떻게든지 막아보고 싶고 이런 것들이 자국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한국에 새 지도자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사드라는 게 사실 공격용 무기도 아니고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이게 결국 한미 동맹을 강화시킬 것이고 미일 동맹이 여기에 더해 주면 한미일 구조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중국에 대한 견제와 중국의 군사적 부분이 상쇄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사드 배치를 못 막으면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고 있는데 시선을 뺏긴다는 거죠. 그래서 아시아 지역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 강력하게 해야겠다는 거죠. 또 중요한 것은 이런 외부적 요인보다 지금 시진핑 지도부가 국내적으로 오는 10월 전당대회를 합니다. 여기를 통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되는데 강력한 중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민들한테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경제적인 자신들의 상당한 손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결국 그 대상이 우리라는 점이 문제네요. ‘중국제조 2025’라는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고 해요. 다시 말해서 2025년까지 한국 등 몇 개 나라를 뛰어넘겠다는 겁니다. IT 등 전략산업 쪽에서 세계 제일로 가는 첫 번째 기초 단계로 한국을 뛰어넘어야 된다는 목표라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사드가 아니어도 이번 같은 상황은 언제 와도 올 상황이었다, 조금 빨리 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해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강준영] 그렇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늘 강조했던 사항 중의 하나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제조업 2025’, ‘인터넷플러스’ 이런 게 요즘 IT 산업 육성 정책 등 중국 정부의 정책 화두입니다. 사실 자국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모든 정부의 목표이기도 하고 어떻게든지 그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데 우리가 가장 옆에 있고 한중 수교 이후 대한민국은 중국의 중간 기술력을 공급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지리적 인접성이나 이런 것 때문에 유통 등이 진출하기가 좋았겠죠.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중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비재들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산업 구조와 산업 발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이 지금 올해가 수교 25주년인데 자꾸 이렇게 가면서 한국한테 모양도 그렇고 기술적으로도 시장을 잠식당하는 면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네와 유사하게 경쟁하는 산업이라든지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이번에 강경하게 대처를 함으로써 보복 겸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 이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려는 것 같습니다. 특히 문화산업이라든가 유통 산업 부분 등에 대한 압박은 애초부터 중국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야였거든요. 그런데 잘 보시면 중국이 자신들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지금 많이 필요한 부분들은 아마 덜 건드릴 것이고 안 건드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건 배워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전략을 가지고 시장 다변화라든가 기술 개발 등을 해야 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준호] 결국 그런 부분에서 우리의 치밀한 대응이 필요할 텐데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2000년에 한중 간 마늘 파동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가 잘못 대처한 것이 지금 17년 뒤에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요.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마는 당시하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2000년에는 우리가 중국의 소위 저렴한 마늘이 많이 들어와서 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니까 긴급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국내 산업이 영향을 받으면 긴급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마늘에 대한 관세율이 30%였는데 315%로 한 10배 이상을 올렸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농민들도 피해를 보니까 바로 보복 조치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그때 중국에 휴대전화를 많이 수출할 때였습니다. 또 폴리에틸렌을 많이 수출할 때예요. 이걸 전면 막아버렸죠. 당시 마늘 교역액이 1000만불이고 휴대전화 교역액이 5억불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전자제품 5억불을 수출 못하면 안 되니까 한 달 만에 손을 들어버렸단 말이죠. 물론 우리 산업 전략 때문에 전자산업을 선택한 건데, 이렇게 되다 보니까 이게 압박을 하면 상대방이 진다는 게 있는데 사실 우리한테만 이러는 건 아닙니다. 일본한테도 그러고 필리핀, 베트남, 노르웨이 등한테도 그랬었습니다. 이렇게 가기 때문에 꼭 이것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경제적 덩치가 커지고 시장 제공자의 역할을 크게 하면서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칼처럼 휘둘리는 그런 케이스에 한국이 걸린 겁니다. 한 국가가 일개 기업을 상대로 이러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중국이 빨리 이성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준영] 네, 고맙습니다.

[윤준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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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강준영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미 국무 한중일 순방’ 후 중국 공세 장기화 여부 결론” ②
    • 입력 2017-03-06 09:41:34
    • 수정2017-03-06 09:42:30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3월 6일(월요일)
□ 출연자 : 강준영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미 국무 한중일 순방’ 후 중국 공세 장기화 여부 결론”

[윤준호] 앞서 들으신 중국의 한국 관광 제한 조치를 포함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습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 그룹을 겨냥하는 것을 넘어서 우리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이고 면세점, 호텔, 식품업계 문화 시장까지 매우 불안한 모습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세요.

[강준영]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오히려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우리나라 수출이 중국에 많이 집중돼 있는 편이죠?

[강준영] 네, 집중이 상당하죠. 전체 우리 교역액의 25% 정도, 그러니까 4분의 1 정도가 중국과 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국 대중 수출이 1244억 달러입니다. 약 140조원이죠. 또 수입은 100조원 정도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870억 달러 정도입니다. 이건 미국 교역액 더하기 일본 교역액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전체 교역의 4분의 1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만큼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겠죠.

[윤준호] 특히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품목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강준영]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수출 대국이기는 합니다마는 주요 10개 업종 또는 13개 업종이 효자 수출 품목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과도 그렇습니다. 중국에도 우리 반도체라든가 디스플레이 기계, 석유화학 제품들이 주력 제품을 이루고 있는데 갈수록 우리 제품 경쟁력이 중국의 기술 추격이라든가 여러 가지 기술 개발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부분에서도 지키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독일이라든가 일본 제품, 미국 제품들은 경쟁력을 나름대로 유지하면서 선호도가 높습니다. 수출품의 의존도가 높은 부분이 있고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 우리한테 경제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게, 예를 들면 ‘외국인 관광객의 약 47%가 중국 사람이다, 면세점 매출의 중국인 비중이 70%가 넘는다’, 이런 것들이죠. 이런 부분들이 이번 경제 보복 조치가 되면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그런 단초를 제공하는 겁니다.

[윤준호] 수출이라든가 관광 관련된 부분이 특히 그럴 것 같네요. 문제는 이 타격이 어느 정도나 오래 갈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사실 우리 국가 정부도 그렇고 저를 포함해서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전망을 못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중국이 이렇게까지 세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거죠. 물론 여기에 대해서 굉장히 강력하게 대비를 하라고 얘기한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 중국은 여론전과 심리전을 펴면서 나름대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서 우리 국내 여론을 분열시키고 자국의 민족주의, 애국주의 개념들을 가지고 한국을 압박하는 형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게 길게 가면 큰일인데 이렇게 길게 가는 것이 과연 중국에 유리한 것인가 하는 것을 중국도 나름대로 판단을 할 겁니다. 일단 제 판단에는 3월 말에 미 국무장관이 한중일을 순방하고 중미 정상회담이 곧 열리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장기적으로 가고 넓어질 것인가가 잡히지 않을까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2, 3개월은 이런 어려움을 충분히 겪을 수 있다고 봅니다. 길게 보면 연말까지도 갈 수 있죠. 그러나 직접적인 확산이나 그런 것보다는 분위기를 중국의 의도대로 끌고 가기 위해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국내 정국도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우리 국내 정국도 관계가 있겠지만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중미 정상회담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이 우리에게 이런 경제적 압박 조치를 하지만 사실 중국 관광객이 우리에게 1위라면 중국에게도 우리가 관광객 1위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약 3, 4만개 중국에서 공장을 통해 수백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고요. 그들도 타격이 꽤 있을 텐데요.

[강준영] 지금 하는 걸 보면 우리가 보통 그러잖아요.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한다.’ 마치 치킨게임 같죠. 일단 우리가 손해가 있는 건 알더라도 지금은 그걸 고려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품의 약 70%가 중간재인데 잘 아시다시피 중간재라는 거는 우리 제품이 중간 원자재나 원부자재가 가서 중국에서 조립돼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을 하는 거란 말이죠.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네 완제품 만드는 데 중간에 한국 제품 수출하는 게 없으면 이게 안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보통 그걸 생각해서 지금 말씀하신 대로 3만개 이상의 기업이 나가 있는데 이렇게까지 나올 거냐는 거죠. 그런데 일단 중국은 그렇게 전략을 채택한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라는 건 어떻게든지 막아보고 싶고 이런 것들이 자국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한국에 새 지도자나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사드라는 게 사실 공격용 무기도 아니고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이게 결국 한미 동맹을 강화시킬 것이고 미일 동맹이 여기에 더해 주면 한미일 구조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강력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중국에 대한 견제와 중국의 군사적 부분이 상쇄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사드 배치를 못 막으면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서 불신을 가지고 있는데 시선을 뺏긴다는 거죠. 그래서 아시아 지역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 강력하게 해야겠다는 거죠. 또 중요한 것은 이런 외부적 요인보다 지금 시진핑 지도부가 국내적으로 오는 10월 전당대회를 합니다. 여기를 통해서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되는데 강력한 중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국민들한테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지금 말씀하신 대로 경제적인 자신들의 상당한 손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결국 그 대상이 우리라는 점이 문제네요. ‘중국제조 2025’라는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고 해요. 다시 말해서 2025년까지 한국 등 몇 개 나라를 뛰어넘겠다는 겁니다. IT 등 전략산업 쪽에서 세계 제일로 가는 첫 번째 기초 단계로 한국을 뛰어넘어야 된다는 목표라고 하는데요. 다시 말해서 ‘사드가 아니어도 이번 같은 상황은 언제 와도 올 상황이었다, 조금 빨리 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부분에 대해서 대응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강준영] 그렇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늘 강조했던 사항 중의 하나인데요. 말씀하신 대로 ‘제조업 2025’, ‘인터넷플러스’ 이런 게 요즘 IT 산업 육성 정책 등 중국 정부의 정책 화두입니다. 사실 자국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모든 정부의 목표이기도 하고 어떻게든지 그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데 우리가 가장 옆에 있고 한중 수교 이후 대한민국은 중국의 중간 기술력을 공급한 국가입니다. 그리고 지리적 인접성이나 이런 것 때문에 유통 등이 진출하기가 좋았겠죠.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중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비재들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산업 구조와 산업 발전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이 지금 올해가 수교 25주년인데 자꾸 이렇게 가면서 한국한테 모양도 그렇고 기술적으로도 시장을 잠식당하는 면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당연히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네와 유사하게 경쟁하는 산업이라든지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이번에 강경하게 대처를 함으로써 보복 겸 자국 산업 경쟁력 강화 이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려는 것 같습니다. 특히 문화산업이라든가 유통 산업 부분 등에 대한 압박은 애초부터 중국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야였거든요. 그런데 잘 보시면 중국이 자신들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지금 많이 필요한 부분들은 아마 덜 건드릴 것이고 안 건드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건 배워야 할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전략을 가지고 시장 다변화라든가 기술 개발 등을 해야 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윤준호] 결국 그런 부분에서 우리의 치밀한 대응이 필요할 텐데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2000년에 한중 간 마늘 파동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가 잘못 대처한 것이 지금 17년 뒤에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요.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강준영]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마는 당시하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2000년에는 우리가 중국의 소위 저렴한 마늘이 많이 들어와서 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니까 긴급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국내 산업이 영향을 받으면 긴급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마늘에 대한 관세율이 30%였는데 315%로 한 10배 이상을 올렸거든요. 그러니까 중국 농민들도 피해를 보니까 바로 보복 조치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그때 중국에 휴대전화를 많이 수출할 때였습니다. 또 폴리에틸렌을 많이 수출할 때예요. 이걸 전면 막아버렸죠. 당시 마늘 교역액이 1000만불이고 휴대전화 교역액이 5억불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대한민국 정부가 전자제품 5억불을 수출 못하면 안 되니까 한 달 만에 손을 들어버렸단 말이죠. 물론 우리 산업 전략 때문에 전자산업을 선택한 건데, 이렇게 되다 보니까 이게 압박을 하면 상대방이 진다는 게 있는데 사실 우리한테만 이러는 건 아닙니다. 일본한테도 그러고 필리핀, 베트남, 노르웨이 등한테도 그랬었습니다. 이렇게 가기 때문에 꼭 이것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국이 경제적 덩치가 커지고 시장 제공자의 역할을 크게 하면서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칼처럼 휘둘리는 그런 케이스에 한국이 걸린 겁니다. 한 국가가 일개 기업을 상대로 이러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중국이 빨리 이성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준영] 네, 고맙습니다.

[윤준호]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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