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주인은 누구?…사람? 자동차?

입력 2017.03.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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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길과 마주한다. 그 길은 바쁜 출퇴근길이거나 등하굣길일 수도, 혹은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자동차가 있다.

한국에 자동차가 들어온 지도 어느덧 100여 년.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자동차 수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2014년 한국은 자동차 수 2천만 대를 돌파하며,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차가 많은 나라가 됐다. 우리에게 자동차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준 고마운 존재인가 아니면 피해 다니고 조심해야 하는 위협적인 존재인가.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이 길의 주인은 누구일까. 무엇보다 길 위에서 '사람이 먼저'라는 기본적인 가치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크고 작은 우리 도로들을 따라가 봤다.

외국인 눈에 비친 ‘우리의 길’

스웨덴에서 온 티니카 씨와 미국에서 온 크리스 씨. 이들에게 한국의 길은 어떻게 보였을까? 티니카 씨는 "'빵빵' 거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처음엔 큰 사고가 난 줄 알았다"며 "알고 보니, 자신에게 비키라는 소리였다"고 놀라워했다. 크리스 씨는 "횡단보도를 밀고 들어오는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횡단보도라고 해서 안전한 길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생소한 풍경이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들이다. 신호등에 초록 불이 들어와도 좌우를 살펴야 한다. 길 건너는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더뎌지면, 내 앞에 차량이 빵빵거린다. 횡단보도를 반쯤 점령해버린 자동차, 보도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도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런데 이 '익숙해짐'은 정당한 것일까?

보행 중 사망자 수, 0ECD 1위


2014년 OECD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대비 보행 중 사망자 수는 39%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 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4.1 명으로 OECD 평균인 1.4명보다 훨씬 높다. 보행 중 사망사고는 교통 후진국에서 많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사고 유형이다.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제한 등 보행사고를 막기 위한 여러 법규가 마련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해야 보행 중 사망사고를 줄이고,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교통 선진국은?…영국 ‘애비로드’의 교훈


세계적인 그룹 비틀스의 12집 앨범 'Abbey Road(애비로드)'가 탄생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해,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배경이 잘 나오도록 2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허다하지만, 트럭도, 버스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이들을 기다린다. 왜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저 보행자들이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을까. 자동차보다 보행자를 우선하는 영국의 교통정책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길 위에서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찾아 나선 KBS 특집 다큐멘터리 '품격 대한민국,길 위의 약속'은 14일(화)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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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의 주인은 누구?…사람? 자동차?
    • 입력 2017-03-13 12:02:06
    방송·연예
우리는 늘 길과 마주한다. 그 길은 바쁜 출퇴근길이거나 등하굣길일 수도, 혹은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자동차가 있다.

한국에 자동차가 들어온 지도 어느덧 100여 년.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자동차 수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2014년 한국은 자동차 수 2천만 대를 돌파하며,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차가 많은 나라가 됐다. 우리에게 자동차란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준 고마운 존재인가 아니면 피해 다니고 조심해야 하는 위협적인 존재인가.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이 길의 주인은 누구일까. 무엇보다 길 위에서 '사람이 먼저'라는 기본적인 가치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크고 작은 우리 도로들을 따라가 봤다.

외국인 눈에 비친 ‘우리의 길’

스웨덴에서 온 티니카 씨와 미국에서 온 크리스 씨. 이들에게 한국의 길은 어떻게 보였을까? 티니카 씨는 "'빵빵' 거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처음엔 큰 사고가 난 줄 알았다"며 "알고 보니, 자신에게 비키라는 소리였다"고 놀라워했다. 크리스 씨는 "횡단보도를 밀고 들어오는 차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횡단보도라고 해서 안전한 길이 아니다. 이들에게는 생소한 풍경이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들이다. 신호등에 초록 불이 들어와도 좌우를 살펴야 한다. 길 건너는 발걸음이 조금이라도 더뎌지면, 내 앞에 차량이 빵빵거린다. 횡단보도를 반쯤 점령해버린 자동차, 보도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도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런데 이 '익숙해짐'은 정당한 것일까?

보행 중 사망자 수, 0ECD 1위


2014년 OECD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대비 보행 중 사망자 수는 39%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 당 보행 중 사망자 수는 4.1 명으로 OECD 평균인 1.4명보다 훨씬 높다. 보행 중 사망사고는 교통 후진국에서 많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사고 유형이다. 횡단보도 앞 일시 정지, 어린이보호구역 속도 제한 등 보행사고를 막기 위한 여러 법규가 마련돼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어떻게 해야 보행 중 사망사고를 줄이고, 보행자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교통 선진국은?…영국 ‘애비로드’의 교훈


세계적인 그룹 비틀스의 12집 앨범 'Abbey Road(애비로드)'가 탄생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방문해,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배경이 잘 나오도록 2차선 도로를 가로막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허다하지만, 트럭도, 버스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이들을 기다린다. 왜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한마디 불평도 없이, 그저 보행자들이 지나가기만 기다리고 있을까. 자동차보다 보행자를 우선하는 영국의 교통정책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길 위에서 '사람이 먼저'라는 가치가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지 찾아 나선 KBS 특집 다큐멘터리 '품격 대한민국,길 위의 약속'은 14일(화)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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