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소나무 재선충병 전국확산

입력 2017.04.06 (12:42) 수정 2017.04.0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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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민족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가 재선충병의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걸렸다하면 100% 말라 죽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확산돼 당국이 총력방제에 나섰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봄을 맞은 제주의 한라산 산 아래 숲속에서 기계톱 소리가 요란합니다.

베어지고 쓰러지는 건, 모두 소나무입니다.

재선충병에 걸린 겁니다.

<녹취> "나이테 숫자를 보니까 한 50년 된 것 같습니다."

솔 숲의 절반 이상은 이미 적갈색, 재선충병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뒤입니다.

길이 1mm의 작은 벌레 재선충이 나무 속에서 번식하면서 수분과 양분의 통로를 막아 소나무를 고사시킵니다.

치사율 100% 위풍당당하던 6백년된 소나무도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정철호(산림청 재선충병 방제팀장) : "날씨가 25도 이상이 되면 소나무 재선충이 증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2주만에 말라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강원까지 한달 새 잘려나간 소나무는 20만 그루 경남 김해의 천연림마저 재선충에 뚫리면서 초록색 방수포로 덮인 소나무 묘가 산등성이를 수놓을 정도입니다.

방제작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감염목을 찾아내기 위해 헬기를, 그리고 드론을 띄웁니다.

GPS 좌표를 활용한 정밀 수색입니다.

재선충이 국내에 유입된 건 지난 1988년 한때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절반을 차지하던 소나무 면적은 재선충 유입 뒤 30년 가까이가 지난 지금 20%로 줄었습니다.

한평생 국산 소나무로 전통북을 제작해온 무형문화재 임선빈 씨는 그 변화를 실감합니다.

<인터뷰> 임선빈(무형문화재 30호) :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았으니까 소리가 좋게 나왔는데 지금은 전부 수입으로 의존하다보니까 나무가 물러.."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소나무가 벼랑 끝에 섰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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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사율 100%’ 소나무 재선충병 전국확산
    • 입력 2017-04-06 12:43:52
    • 수정2017-04-06 12: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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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민족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가 재선충병의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걸렸다하면 100% 말라 죽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확산돼 당국이 총력방제에 나섰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봄을 맞은 제주의 한라산 산 아래 숲속에서 기계톱 소리가 요란합니다.

베어지고 쓰러지는 건, 모두 소나무입니다.

재선충병에 걸린 겁니다.

<녹취> "나이테 숫자를 보니까 한 50년 된 것 같습니다."

솔 숲의 절반 이상은 이미 적갈색, 재선충병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뒤입니다.

길이 1mm의 작은 벌레 재선충이 나무 속에서 번식하면서 수분과 양분의 통로를 막아 소나무를 고사시킵니다.

치사율 100% 위풍당당하던 6백년된 소나무도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정철호(산림청 재선충병 방제팀장) : "날씨가 25도 이상이 되면 소나무 재선충이 증식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2주만에 말라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강원까지 한달 새 잘려나간 소나무는 20만 그루 경남 김해의 천연림마저 재선충에 뚫리면서 초록색 방수포로 덮인 소나무 묘가 산등성이를 수놓을 정도입니다.

방제작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감염목을 찾아내기 위해 헬기를, 그리고 드론을 띄웁니다.

GPS 좌표를 활용한 정밀 수색입니다.

재선충이 국내에 유입된 건 지난 1988년 한때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절반을 차지하던 소나무 면적은 재선충 유입 뒤 30년 가까이가 지난 지금 20%로 줄었습니다.

한평생 국산 소나무로 전통북을 제작해온 무형문화재 임선빈 씨는 그 변화를 실감합니다.

<인터뷰> 임선빈(무형문화재 30호) : "옛날에는 소나무가 많았으니까 소리가 좋게 나왔는데 지금은 전부 수입으로 의존하다보니까 나무가 물러.."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온 소나무가 벼랑 끝에 섰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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