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고의 사구…야구 매력 반감?

입력 2017.04.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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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고의 사구 때 투구 없이 수신호로 1루 출루

메이저리그에선 올 시즌부터 고의 사구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포수가 일어서서 받았지만, 올시즌부터는 감독의 수신호 하나면 타자는 곧바로 1루로 진루하게 된다. 당연히 투구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시간 단축을 위해서다.

실제 개막 이후 이런 장면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분명 편리해지긴 했지만,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인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사항을 결정하면 대부분 일본이나 한국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지만,당분간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미국식 고의사구 방식을 채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한 시간 단축보다 야구의 이야기가 사라지는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김기태 감독의 기상 천외 시프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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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야구팬들은 82년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를 기억한다. 물론 당시는 고의 사구 상황은 아니었지만 상대 투수가 공을 뺀 것을 번트로 연결했다는 점은 고의 사구 타격과 비슷하다.

실제 김재박과 이종도등 상대의 고의 사구를 안타로 연결한 사례도 종종 나타났다. 또한 기아 김기태 감독의 포수 뒤로 3루수를 보내는 수비 위치 이동은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미국이나 일본에도 소개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김기태 감독이 그런 수비를 지시한 것은 실제 고의 사구 중에 폭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폭투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일본프로야구,크로마티-신조,고의 사구를 끝내기 안타로


일본프로야구에선 지난 90년 6월 2일 요미우리의 외국인 타자 크로마티가 9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고의 사구 공을 받아쳐 중견수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친 적이 있다.

야구팬을 위한 다양한 동작 및 열정적인 모습으로 유명했던 한신의 신조 역시 1999년 6월 12일 연장 12회 1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끝내기 안타로 연결했다. 여기에는 신조가 타석을 벗어난 것에다.

실제 고의사구를 받아치는 연습을 며칠 전에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극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다. 당시 코치인 가시하라의 승인을 얻어 고의 사구를 받아친 것으로 후일 밝혀졌는데, 가시하라는 닛폰햄 시절이던 81년 상대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홈런까지 만들어낸 경력까지 갖고 있어 더욱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게 되었다.

요미우리 나가시마, 고의 사구 때 맨손으로 타석에 등장


요미우리의 상징이자 일본 야구의 상징인 나가시마는 상대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그라운드 홈런을 만든 적이 있는 데다, 상대의 고의 사구에 맞서 배트 없이 맨손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한 적도 있다.

고의 사구 방식 변경,야구의 불확실성 사라져 매력 반감

지난해 워싱틴의 하퍼는 7타석 연속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적이 있다. 그중 세 번은 고의 사구였다. 고의 사구에 12개의 공이 사용되었는데, 1이닝에 해당할 수도 있는 투구 수다.

실제 급변하는 현시대에 야구를 3시간 이내에 끝내려는 미국 측의 입장은 분명 이해가 된다. 하지만 고의 사구에 얽힌 사연과 극적인 요소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향후 20년 뒤의 야구는 어쩌면 우리가 알던 야구와는 다른 종목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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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저리그 고의 사구…야구 매력 반감?
    • 입력 2017-04-06 14:11:28
    취재K
메이저리그 고의 사구 때 투구 없이 수신호로 1루 출루

메이저리그에선 올 시즌부터 고의 사구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포수가 일어서서 받았지만, 올시즌부터는 감독의 수신호 하나면 타자는 곧바로 1루로 진루하게 된다. 당연히 투구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시간 단축을 위해서다.

실제 개막 이후 이런 장면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분명 편리해지긴 했지만,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인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사항을 결정하면 대부분 일본이나 한국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였지만,당분간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미국식 고의사구 방식을 채택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한 시간 단축보다 야구의 이야기가 사라지는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김기태 감독의 기상 천외 시프트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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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야구팬들은 82년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를 기억한다. 물론 당시는 고의 사구 상황은 아니었지만 상대 투수가 공을 뺀 것을 번트로 연결했다는 점은 고의 사구 타격과 비슷하다.

실제 김재박과 이종도등 상대의 고의 사구를 안타로 연결한 사례도 종종 나타났다. 또한 기아 김기태 감독의 포수 뒤로 3루수를 보내는 수비 위치 이동은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미국이나 일본에도 소개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김기태 감독이 그런 수비를 지시한 것은 실제 고의 사구 중에 폭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폭투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일본프로야구,크로마티-신조,고의 사구를 끝내기 안타로


일본프로야구에선 지난 90년 6월 2일 요미우리의 외국인 타자 크로마티가 9회 말 2사 2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의 고의 사구 공을 받아쳐 중견수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친 적이 있다.

야구팬을 위한 다양한 동작 및 열정적인 모습으로 유명했던 한신의 신조 역시 1999년 6월 12일 연장 12회 1사 1, 3루에서 상대 투수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끝내기 안타로 연결했다. 여기에는 신조가 타석을 벗어난 것에다.

실제 고의사구를 받아치는 연습을 며칠 전에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극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다. 당시 코치인 가시하라의 승인을 얻어 고의 사구를 받아친 것으로 후일 밝혀졌는데, 가시하라는 닛폰햄 시절이던 81년 상대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홈런까지 만들어낸 경력까지 갖고 있어 더욱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게 되었다.

요미우리 나가시마, 고의 사구 때 맨손으로 타석에 등장


요미우리의 상징이자 일본 야구의 상징인 나가시마는 상대의 고의 사구를 받아쳐 그라운드 홈런을 만든 적이 있는 데다, 상대의 고의 사구에 맞서 배트 없이 맨손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한 적도 있다.

고의 사구 방식 변경,야구의 불확실성 사라져 매력 반감

지난해 워싱틴의 하퍼는 7타석 연속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적이 있다. 그중 세 번은 고의 사구였다. 고의 사구에 12개의 공이 사용되었는데, 1이닝에 해당할 수도 있는 투구 수다.

실제 급변하는 현시대에 야구를 3시간 이내에 끝내려는 미국 측의 입장은 분명 이해가 된다. 하지만 고의 사구에 얽힌 사연과 극적인 요소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향후 20년 뒤의 야구는 어쩌면 우리가 알던 야구와는 다른 종목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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