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자급률 뚝…美초저가·김영란법·구제역 ‘삼중고’

입력 2017.04.08 (06:25) 수정 2017.04.0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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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미 FTA가 발효된 지 5년이 지나면서 우리 한우 농가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미국산 소고기의 공세에다 최근엔 김영란법의 여파로 한우 자급률 40%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산 소고기 전문 식당입니다.

<녹취> "부채살, 토시살 주세요."

소고기 6백 그램을 주문했는데 주방 앞 저울엔 주문양의 2배, 천 2백 그램이 찍힙니다.

모든 소고기 메뉴가 원 플러스 원, 남성 여섯 명이 실컷 먹고도 가격은 5만원이 채 안됩니다.

<인터뷰> 한윤석(회사원) : "돼지고기보다 싸고 푸짐하고..배부르게 먹고도 고기가 많이 남는 것 같아요."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소고기에 붙던 관세 40%가 26%까지 떨어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린 겁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 소고기 수입량은 34만 톤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한우입니다. 수입 소고기 공세에 이어 최근엔 이른바 '김영란 법' 여파로 한우 판매량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값비싼 한우 스테이크가 무료 시식에 등장하고, 건식숙성법을 활용한 고품질 한우 상품이 출시되는 등 생존에 안간힘을 쓰지만 한우 자급률은 심리적 저지선인 40%마저 무너져 버렸습니다.

혈통 좋은 쌍둥이 송아지가 태어나도 이 한우 농민에겐 기쁨보다 근심이 앞섭니다.

<인터뷰> 홍재경(한우 농민) : "길러도 본전하기 바쁘니까. 전기세 물세 그게 안 나오니까 먹고 사는게 걱정이죠."

한우협회는 오는 24일부터 대대적인 소비 촉진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수입 소고기에 김영란법, 구제역까지 삼중고에 처한 한우 농가의 봄날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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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 자급률 뚝…美초저가·김영란법·구제역 ‘삼중고’
    • 입력 2017-04-08 06:27:31
    • 수정2017-04-08 22:28:0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한미 FTA가 발효된 지 5년이 지나면서 우리 한우 농가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미국산 소고기의 공세에다 최근엔 김영란법의 여파로 한우 자급률 40%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산 소고기 전문 식당입니다.

<녹취> "부채살, 토시살 주세요."

소고기 6백 그램을 주문했는데 주방 앞 저울엔 주문양의 2배, 천 2백 그램이 찍힙니다.

모든 소고기 메뉴가 원 플러스 원, 남성 여섯 명이 실컷 먹고도 가격은 5만원이 채 안됩니다.

<인터뷰> 한윤석(회사원) : "돼지고기보다 싸고 푸짐하고..배부르게 먹고도 고기가 많이 남는 것 같아요."

한미 FTA 발효로 미국산 소고기에 붙던 관세 40%가 26%까지 떨어지면서 가격을 끌어내린 겁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 소고기 수입량은 34만 톤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한우입니다. 수입 소고기 공세에 이어 최근엔 이른바 '김영란 법' 여파로 한우 판매량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값비싼 한우 스테이크가 무료 시식에 등장하고, 건식숙성법을 활용한 고품질 한우 상품이 출시되는 등 생존에 안간힘을 쓰지만 한우 자급률은 심리적 저지선인 40%마저 무너져 버렸습니다.

혈통 좋은 쌍둥이 송아지가 태어나도 이 한우 농민에겐 기쁨보다 근심이 앞섭니다.

<인터뷰> 홍재경(한우 농민) : "길러도 본전하기 바쁘니까. 전기세 물세 그게 안 나오니까 먹고 사는게 걱정이죠."

한우협회는 오는 24일부터 대대적인 소비 촉진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수입 소고기에 김영란법, 구제역까지 삼중고에 처한 한우 농가의 봄날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윤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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