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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이후의 삶, 무엇을 더하시겠습니까?”
입력 2017.04.13 (11:44) 방송·연예
100세 시대,50대는 아직 젊다.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으로 청년도, 그렇다고 노년도 아닌 모호한 세대다.

이 시기 많은 50,60대들이 은퇴에 직면하지만 노후 인생설계를 세운 이들은 드물다.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을 부양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에만 이런 50대들이 21.9%로 1000만 시민 가운데 무려 200만 명이 넘는다.


준비도 없이 다시 사회에 내몰리게 된 이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지만 한 순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나이. 앞으로 남은 50년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할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50대들의 인생학교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 모인 이들을 만나봤다.

"아직 절반밖에 안 왔어요"…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 '50'

이들은 한참 일할 수 있는데도 은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자 '하나둘씩 사람이 떠난다' '연락이 끊어진다' '능력은 있지만 써주는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아직 절반밖에 달리지 않은 인생, 이들의 심장은 여전히 뜨거운데도 말이다.


최원갑(62) 씨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없으니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제빵이나 바리스타 자격증도 다 땄지만, 청년들도 갈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그를 반기는 곳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일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한순간에 일에 손을 떼게 되니 무료해지고 소외감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도 '내려놓기'다. 이곳의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의 입문 과정 중 하나는 '인생 재설계' 학부의 '50플러스 인생학교'다.

이 수업의 목표는 무엇을 얻거나 배우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려놓기'에서 시작된다. 나이와 위치가 바뀐 만큼 그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나의 인생에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엄마도 아니고 아내고 아니고 며느리도 아닌 '좋은 사람'. 이제는 사람 대 사람으로 사는 걸 꿈꾸고 싶어요."
-이재인(61)-

중년 남성, 서툴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다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 중 하나는 남성들만 신청할 수 있는 '중년남성 요리교실'이다. 부엌과는 담을 쌓았던 누군가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혹은 아내를 위해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두르고 서툰 손으로 음식을 담아낸다.

이들이 만든 음식은 서툴고 어설프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겐 '요리'도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다.


'중년남성 요리교실' 수강생 이병두(63) 씨는 "우리 세대는 요리를 배운다고 하면 '남자가 창피하게 거길 뭐 하러 가'하는 관념이 있다"며 "작은 것이지만 조금씩 도전하면 더 큰 것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50플러스 세대의 보금자리


50플러스 캠퍼스 내에 위치한 공유 사무실 '스페이스 힘나'는 예비 창업가나 프리랜서, 공익 활동가 등 개인은 물론 공익 단체 설립을 준비하거나 창업한 지 3년 미만인 팀을 대상으로 50플러스 세대라면 누구든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는 공유 사무실이다.

업무 공간과 각종 사무 집기가 지원되며 편의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개인간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협업이 가능해 '50플러스 세대'의 교류와 발전을 톡톡히 돕고 있다.

퇴직 후 갈 곳이 없던 이들에게도 '스페이스 힘나'는 최적의 장소다.


이곳을 찾은 유대기(59) 씨는 "50~60대가 이렇게 모여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처음엔 등산도 가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고 갈 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공간을 정부나 지자체가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의 `진정한 중년` 50.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두 번째 배움학교를 찾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4월 16일(일) 밤 10시 40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 “50 이후의 삶, 무엇을 더하시겠습니까?”
    • 입력 2017-04-13 11: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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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50대는 아직 젊다.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으로 청년도, 그렇다고 노년도 아닌 모호한 세대다.

이 시기 많은 50,60대들이 은퇴에 직면하지만 노후 인생설계를 세운 이들은 드물다.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자식을 부양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에만 이런 50대들이 21.9%로 1000만 시민 가운데 무려 200만 명이 넘는다.


준비도 없이 다시 사회에 내몰리게 된 이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지만 한 순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나이. 앞으로 남은 50년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할까.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기 위한 50대들의 인생학교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 모인 이들을 만나봤다.

"아직 절반밖에 안 왔어요"…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 '50'

이들은 한참 일할 수 있는데도 은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자 '하나둘씩 사람이 떠난다' '연락이 끊어진다' '능력은 있지만 써주는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아직 절반밖에 달리지 않은 인생, 이들의 심장은 여전히 뜨거운데도 말이다.


최원갑(62) 씨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없으니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제빵이나 바리스타 자격증도 다 땄지만, 청년들도 갈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그를 반기는 곳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일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한순간에 일에 손을 떼게 되니 무료해지고 소외감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가장 염두에 두는 것도 '내려놓기'다. 이곳의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의 입문 과정 중 하나는 '인생 재설계' 학부의 '50플러스 인생학교'다.

이 수업의 목표는 무엇을 얻거나 배우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려놓기'에서 시작된다. 나이와 위치가 바뀐 만큼 그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먼저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나의 인생에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답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엄마도 아니고 아내고 아니고 며느리도 아닌 '좋은 사람'. 이제는 사람 대 사람으로 사는 걸 꿈꾸고 싶어요."
-이재인(61)-

중년 남성, 서툴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다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목 중 하나는 남성들만 신청할 수 있는 '중년남성 요리교실'이다. 부엌과는 담을 쌓았던 누군가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혹은 아내를 위해 알록달록한 앞치마를 두르고 서툰 손으로 음식을 담아낸다.

이들이 만든 음식은 서툴고 어설프지만, 새로운 일상에 도전하며 홀로서기를 준비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겐 '요리'도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다.


'중년남성 요리교실' 수강생 이병두(63) 씨는 "우리 세대는 요리를 배운다고 하면 '남자가 창피하게 거길 뭐 하러 가'하는 관념이 있다"며 "작은 것이지만 조금씩 도전하면 더 큰 것도 무리 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전하는 50플러스 세대의 보금자리


50플러스 캠퍼스 내에 위치한 공유 사무실 '스페이스 힘나'는 예비 창업가나 프리랜서, 공익 활동가 등 개인은 물론 공익 단체 설립을 준비하거나 창업한 지 3년 미만인 팀을 대상으로 50플러스 세대라면 누구든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는 공유 사무실이다.

업무 공간과 각종 사무 집기가 지원되며 편의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개인간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협업이 가능해 '50플러스 세대'의 교류와 발전을 톡톡히 돕고 있다.

퇴직 후 갈 곳이 없던 이들에게도 '스페이스 힘나'는 최적의 장소다.


이곳을 찾은 유대기(59) 씨는 "50~60대가 이렇게 모여서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처음엔 등산도 가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고 갈 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공간을 정부나 지자체가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의 `진정한 중년` 50. 인생의 터닝 포인트에서 두 번째 배움학교를 찾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4월 16일(일) 밤 10시 40분 KBS 2TV '다큐멘터리 3일-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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