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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 보물 지정 부결…진위 논란 종지부
입력 2017.04.13 (16:03) 수정 2017.04.13 (16:17) 취재K
이번에는 분명한 결론이 내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지를 놓고 7년 가까이 진위 논란 중이었던 ‘증도가자(證道歌字)’와 관련해서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오늘 회의를 열어 ‘증도가자’에 대한 보물 지정 심의를 벌인 끝에 ‘부결’ 결정을 내렸다.

이는 ‘증도가자’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만한 문화재적 가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문화재계의 해묵은 쟁점이었던 ‘증도가자’의 진위 논란은 7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의 서체 비교, 주조와 조판(組版, 판에 활자를 맞춰서 짜넣는 작업) 검증 결과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또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지난해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시대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활자일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 2010년 9월 ‘증도가자’가 처음 공개됐다. 지난 2010년 9월 ‘증도가자’가 처음 공개됐다.

‘증도가자’ 진위 여부에 대해 문화재계 뿐 아니라 언론 등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결정 내용에 따라 세계 인쇄술의 역사가 바뀌기 때문이다.

‘증도가자’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0년 9월이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고미술 수집상인 ‘다보성 고미술’이 가지고 있던 옛 금속활자 100여 점 가운데 12점이 ‘증도가자’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그 증거로 13세기 고려시대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글자체와의 유사성을 들었다. 그리고 활자에 묻은 먹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결과도 제시했다.

이듬해 ‘다보성 고미술’ 측은 이 금속활자들에 대해 보물 지정 신청을 했다.

현재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금속활자본을 토대로 1239년 목판에 새겨 찍어낸 책이 존재해 이를 통해 활자의 진위 여부를 간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증도가자’와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758호)’‘증도가자’와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758호)’

‘증도가자’는 출현 직후부터 그 파장이 컸다. 만약 남 교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증도가자’는 1377년에 간행된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학자를 비롯해 전문가 사이에서 진짜다, 가짜다 논란이 분분했다. 일부 학자들은 현재 금속활자본 원본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서체 대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또 먹이 고려시대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활자까지 그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뒤 일부 활자에 대한 컴퓨터 단층 촬영 결과 20세기에 만들어진 인공 원소인 테크네튬(Tc)가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논쟁은 더욱 불이 붙었다.

증도가자’라 주장되는 금속활자 중 불(彿) 자증도가자’라 주장되는 금속활자 중 불(彿) 자

진위 공방이 치열해짐에 따라 2015년 문화재청은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검증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서체를 분석했는데 이번엔 목판본 글자와 ‘증도가자’의 유사도가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활자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또 성분 분석을 실시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증도가자’의 구체적인 제조연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오래 전에 국내에서 제작된 청동 재질 활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증도가자’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청동 활자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나왔지만 여전히 고려시대 ‘증도가자’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문화재위원회도 지적했듯이 불분명한 ‘증도가자’의 출처와 입수 경위도 문제였다. ‘다보성 고미술’ 측은 일본에서 활자가 넘어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중간에 활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소장자가 사망해 입증에 한계가 있던 상태였다.

따라서 출처가 불확실한 유물을 무리하게 국가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줄곧 있어 왔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증도가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만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학계 관계자는 "진위에 관한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증도가자’를 보물로 지정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문화재위원회가 보류가 아닌 부결로 결론을 낸 것은 위원들의 2년 임기가 이달 말에 끝나는 상황에서 결자해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증도가자’ 보물 지정 부결…진위 논란 종지부
    • 입력 2017-04-13 16:03:27
    • 수정2017-04-13 16:17:32
    취재K
이번에는 분명한 결론이 내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지를 놓고 7년 가까이 진위 논란 중이었던 ‘증도가자(證道歌字)’와 관련해서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오늘 회의를 열어 ‘증도가자’에 대한 보물 지정 심의를 벌인 끝에 ‘부결’ 결정을 내렸다.

이는 ‘증도가자’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만한 문화재적 가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문화재계의 해묵은 쟁점이었던 ‘증도가자’의 진위 논란은 7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문화재위원회는 ‘증도가자’의 서체 비교, 주조와 조판(組版, 판에 활자를 맞춰서 짜넣는 작업) 검증 결과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또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지난해 조사 결과를 받아들여 시대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오래된 활자일 가능성은 있다고 인정했다.

 지난 2010년 9월 ‘증도가자’가 처음 공개됐다. 지난 2010년 9월 ‘증도가자’가 처음 공개됐다.

‘증도가자’ 진위 여부에 대해 문화재계 뿐 아니라 언론 등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갖는 것은 결정 내용에 따라 세계 인쇄술의 역사가 바뀌기 때문이다.

‘증도가자’가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0년 9월이다.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고미술 수집상인 ‘다보성 고미술’이 가지고 있던 옛 금속활자 100여 점 가운데 12점이 ‘증도가자’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그 증거로 13세기 고려시대 불교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의 글자체와의 유사성을 들었다. 그리고 활자에 묻은 먹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결과도 제시했다.

이듬해 ‘다보성 고미술’ 측은 이 금속활자들에 대해 보물 지정 신청을 했다.

현재 ‘남명천화상송증도가’의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다만 금속활자본을 토대로 1239년 목판에 새겨 찍어낸 책이 존재해 이를 통해 활자의 진위 여부를 간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증도가자’와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758호)’‘증도가자’와 ‘남명천화상송증도가(보물 758호)’

‘증도가자’는 출현 직후부터 그 파장이 컸다. 만약 남 교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증도가자’는 1377년에 간행된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금속활자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학자를 비롯해 전문가 사이에서 진짜다, 가짜다 논란이 분분했다. 일부 학자들은 현재 금속활자본 원본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서체 대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또 먹이 고려시대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활자까지 그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뒤 일부 활자에 대한 컴퓨터 단층 촬영 결과 20세기에 만들어진 인공 원소인 테크네튬(Tc)가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논쟁은 더욱 불이 붙었다.

증도가자’라 주장되는 금속활자 중 불(彿) 자증도가자’라 주장되는 금속활자 중 불(彿) 자

진위 공방이 치열해짐에 따라 2015년 문화재청은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검증에 나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서체를 분석했는데 이번엔 목판본 글자와 ‘증도가자’의 유사도가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활자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또 성분 분석을 실시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증도가자’의 구체적인 제조연대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오래 전에 국내에서 제작된 청동 재질 활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증도가자’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청동 활자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나왔지만 여전히 고려시대 ‘증도가자’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문화재위원회도 지적했듯이 불분명한 ‘증도가자’의 출처와 입수 경위도 문제였다. ‘다보성 고미술’ 측은 일본에서 활자가 넘어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중간에 활자를 가지고 있었다는 소장자가 사망해 입증에 한계가 있던 상태였다.

따라서 출처가 불확실한 유물을 무리하게 국가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줄곧 있어 왔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증도가자’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만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학계 관계자는 "진위에 관한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증도가자’를 보물로 지정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며 "문화재위원회가 보류가 아닌 부결로 결론을 낸 것은 위원들의 2년 임기가 이달 말에 끝나는 상황에서 결자해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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