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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경찰 신고 꺼려서…법원직원 노린 고의 사고
입력 2017.04.13 (18:44) 수정 2017.04.14 (09:06) 취재후
두 번의 사고, 같은 장소·같은 방식·같은 사람

교통사고는 나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 게 아니다. 분명 길을 잘 살피고 우회전을 하는데, 충분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차량이 부딪치고 지나갔다.

지난해 11월 24일 퇴근 무렵,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차를 몰고 나오던 대법원 직원 정 모(46) 씨가 당한 사례다. 부딪치고 지나간 차량은 택시.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려 사고 처리 방안에 대해 얘기를 한다.

그런데 얼굴이 낯이 익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10개월 전인 2015년 1월에도 대법원 앞에서 사고가 났을 때도 이 사람이다. '혹시 고의 사고는 아닐까.' 정 씨는 대법원 근처에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갔다.

[연관 기사] 대법원 앞에서 일부러…같은 차에 또 사고 냈다 덜미


공무원 신고 꺼려...길도 혼잡하겠다 '쿵'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공무원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근무지로 해당 사실이 통보가 간다. 아무래도 경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승진 등에 좋을 리 없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공무원 신분상 자연히 인사 고과에 불이익이 있지 않나 우려해 접수되는 것 자체를 꺼린다. 택시기사 서 모(39) 씨는 이런 점을 이용해 대법원 앞에서만 4차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2건은 제외하고 정 씨에 대해 사고를 낸 2건만 혐의로 잡았다.

정 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나서 서 씨가 덜미를 잡혔다.

3년 넘는 기간...24명 상대로 4천600여만 원 받아내

경찰 조사로 드러난 고의사고 의심 사례는 25건. 서 씨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차량을 일부러 들이받고 수리비와 합의금,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4,6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4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 5일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 씨는 사고가 나서 과실 정도를 따질 때 직진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에 비해 유리한 점을 노리고 고의로 사고를 냈으며, 한 번에 최대 44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개 고의사고로 보험금을 타내는 사건은 상대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서서 운행 중이거나 불법 유턴을 하는 상황을 노리기 마련이다. 경찰에 접수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 씨는 달랐다. 신호위반 차량과 불법 유턴 차량을 대상으로 사고를 낸 경우는 드물고,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좌회전·우회전 가리지 않고 차선을 바꾸는 차량이 보이면 들이받았다. 보험처리로 과실 정도를 따질 때 직진 차량이 유리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나면 경찰 또는 보험사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 [취재후] 경찰 신고 꺼려서…법원직원 노린 고의 사고
    • 입력 2017-04-13 18:44:41
    • 수정2017-04-14 09:06:30
    취재후
두 번의 사고, 같은 장소·같은 방식·같은 사람

교통사고는 나만 조심한다고 안 나는 게 아니다. 분명 길을 잘 살피고 우회전을 하는데, 충분히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던 차량이 부딪치고 지나갔다.

지난해 11월 24일 퇴근 무렵,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차를 몰고 나오던 대법원 직원 정 모(46) 씨가 당한 사례다. 부딪치고 지나간 차량은 택시. 택시기사가 차에서 내려 사고 처리 방안에 대해 얘기를 한다.

그런데 얼굴이 낯이 익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1년 10개월 전인 2015년 1월에도 대법원 앞에서 사고가 났을 때도 이 사람이다. '혹시 고의 사고는 아닐까.' 정 씨는 대법원 근처에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갔다.

[연관 기사] 대법원 앞에서 일부러…같은 차에 또 사고 냈다 덜미


공무원 신고 꺼려...길도 혼잡하겠다 '쿵'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공무원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근무지로 해당 사실이 통보가 간다. 아무래도 경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승진 등에 좋을 리 없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공무원 신분상 자연히 인사 고과에 불이익이 있지 않나 우려해 접수되는 것 자체를 꺼린다. 택시기사 서 모(39) 씨는 이런 점을 이용해 대법원 앞에서만 4차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2건은 제외하고 정 씨에 대해 사고를 낸 2건만 혐의로 잡았다.

정 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나서 서 씨가 덜미를 잡혔다.

3년 넘는 기간...24명 상대로 4천600여만 원 받아내

경찰 조사로 드러난 고의사고 의심 사례는 25건. 서 씨는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차량을 일부러 들이받고 수리비와 합의금,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으로 4,600여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4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지난 5일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 씨는 사고가 나서 과실 정도를 따질 때 직진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에 비해 유리한 점을 노리고 고의로 사고를 냈으며, 한 번에 최대 44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개 고의사고로 보험금을 타내는 사건은 상대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서서 운행 중이거나 불법 유턴을 하는 상황을 노리기 마련이다. 경찰에 접수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서 씨는 달랐다. 신호위반 차량과 불법 유턴 차량을 대상으로 사고를 낸 경우는 드물고,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좌회전·우회전 가리지 않고 차선을 바꾸는 차량이 보이면 들이받았다. 보험처리로 과실 정도를 따질 때 직진 차량이 유리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가 나면 경찰 또는 보험사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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