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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쓰면 귀신 들린 것”…3살 아동 때려 숨져
입력 2017.04.14 (17:35) 사회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울고 떼 쓰는건 악귀 들린 것”


3년 전 여름인 2014년 7월 7일 오전 11시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는 점심 준비가 한창이었다. 함께 밥을 짓고 국을 끓이던 중 함께 살던 3살짜리 남자아이 A군이 울음을 터트렸다 .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으레 있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이었다.

그러자 주걱을 들고 밥을 짓던 50대 김 씨가 무섭게 뒤를 돌아봤다. 김 씨는 우는 A군을 보자마자 악귀가 쓰였다며 들고 있던 주걱으로 아이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온몸과 머리를 무차별로 가격한 뒤, 김 씨는 자신이 들고 있던 30cm 길이의 주걱을 A군의 엄마인 최 씨에게 넘겼다. 아이가 울고 떼를 쓰는건 악귀가 아이를 놀리는 것이니 함께 때려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최 씨가 주걱을 받아들었을 때, 아들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들킬지도 몰라”…야산에 매장한 아이 시신 다시 꺼내 불태워

김 씨는 아이가 사망한 것을 본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서 아이의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모여있던 사람들과 함께 아이를 트렁크에 실었다. 아이는 하얀 이불로 싸고 네모난 나무 상자에 넣었다. 이들은 저녁 7시쯤, 차를 몰고 전북 완주군의 한 야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아이를 매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이 들킬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기 시작했다. 누군가 아이를 묻어 둔 곳을 발견해 자신들을 고발할 것만 같았다. 아이를 묻어만 둘 것이 아니라, 아이 시신의 존재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매장한 지 3일 뒤, 다시 전북의 야산으로 내려가 시신을 다시 꺼내 화장했다. 그리고 임실군의 한 강변에 아이의 유골마저 뿌려버렸다.

사이비 종교 단체가 모여 살던 빌라의 옥상사이비 종교 단체가 모여 살던 빌라의 옥상

‘진돗개 숭배’…이혼 후 의지했던 사이비 종교

도대체 이들은 누구길래 같은 곳에 모여살고, 함께 아이의 죽음을 방치했을까.

최 씨는 2014년 2월, 자신의 남편과 이혼을 하기 위해 3살짜리 A군과 10살짜리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당시 최 씨는 사이비 종교에 푹 빠져있었다. 진돗개가 악귀를 쫒아준다고 믿는 종교였는데, 이를 믿는 사람 10명 정도가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모여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여 마리의 진돗개도 함께 키우고 있다고 했다. 최 씨는 자신의 아이들을 그곳에 데려가 함께 살기로 했다.

그곳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50대 김 씨를 만났다. 최 씨는 김 씨가 언변도 좋고 믿음직해 종교단체의 수장으로서 많이 의지했다. 그런데 7월 7일 그날 사달이 났다. 최 씨의 아들은 평소처럼 식사를 앞두고 떼를 부렸는데, 김 씨가 자신의 아들을 보고는 주걱으로 정신없이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가 우는 것이 악귀가 들린 것이란 말을 반복하던 김 씨. 아이가 울고 맞고 있었지만 최 씨는 무엇에 쓰인 듯 보고만 있었다. 김 씨가 건네준 주걱을 받아 들었을 때야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숨져있었다.


“범행 들킬까 걱정 돼”…오히려 단서가 된 실종신고


최 씨는 사람들과 함께 아들의 유골을 강변에 뿌렸지만 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최 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이가 사망하고 한달 뒤, "부천에서 아들이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 하기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가 지목한 장소는 사람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 실종신고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실종 경위에 대해 잘 대답하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최 씨를 보고, 최 씨가 종교생활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종교생활 이탈자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결국 당시 현장에서 아이를 함께 묻었던 70대 김 모 씨의 증언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그 날 아이가 죽었다”…함께 살던 주방 할머니의 결정적 증언

70대 김 모 씨는 당시 주방에서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해 주던 주방 할머니였다. 당시 아이가 죽는 현장뿐 아니라, 야산에 시체를 묻는 것까지 모두 목격한 사람이다. 최 씨의 실종신고 이후 경찰의 집요한 탐문이 시작되자 그 날 일을 진술한 것이다.


경찰, “살인의 의도는 없어보여 살인 혐의는 아냐”

경찰은 A군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김 씨와 친모 최 씨 등 범행에 가담했던 4명을 모두 구속했다고 밝혔다. 친모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때린 김 씨가 원망스럽고 너무 후회가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집단생활에서 A군에 대한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살인의 의도는 없어 보여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 “떼쓰면 귀신 들린 것”…3살 아동 때려 숨져
    • 입력 2017-04-14 17:35:20
    사회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울고 떼 쓰는건 악귀 들린 것”


3년 전 여름인 2014년 7월 7일 오전 11시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는 점심 준비가 한창이었다. 함께 밥을 짓고 국을 끓이던 중 함께 살던 3살짜리 남자아이 A군이 울음을 터트렸다 .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으레 있는 어린아이의 칭얼거림이었다.

그러자 주걱을 들고 밥을 짓던 50대 김 씨가 무섭게 뒤를 돌아봤다. 김 씨는 우는 A군을 보자마자 악귀가 쓰였다며 들고 있던 주걱으로 아이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온몸과 머리를 무차별로 가격한 뒤, 김 씨는 자신이 들고 있던 30cm 길이의 주걱을 A군의 엄마인 최 씨에게 넘겼다. 아이가 울고 떼를 쓰는건 악귀가 아이를 놀리는 것이니 함께 때려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최 씨가 주걱을 받아들었을 때, 아들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범행 현장 검증하는 모습

“들킬지도 몰라”…야산에 매장한 아이 시신 다시 꺼내 불태워

김 씨는 아이가 사망한 것을 본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서 아이의 시신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모여있던 사람들과 함께 아이를 트렁크에 실었다. 아이는 하얀 이불로 싸고 네모난 나무 상자에 넣었다. 이들은 저녁 7시쯤, 차를 몰고 전북 완주군의 한 야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아이를 매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범행이 들킬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기 시작했다. 누군가 아이를 묻어 둔 곳을 발견해 자신들을 고발할 것만 같았다. 아이를 묻어만 둘 것이 아니라, 아이 시신의 존재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매장한 지 3일 뒤, 다시 전북의 야산으로 내려가 시신을 다시 꺼내 화장했다. 그리고 임실군의 한 강변에 아이의 유골마저 뿌려버렸다.

사이비 종교 단체가 모여 살던 빌라의 옥상사이비 종교 단체가 모여 살던 빌라의 옥상

‘진돗개 숭배’…이혼 후 의지했던 사이비 종교

도대체 이들은 누구길래 같은 곳에 모여살고, 함께 아이의 죽음을 방치했을까.

최 씨는 2014년 2월, 자신의 남편과 이혼을 하기 위해 3살짜리 A군과 10살짜리 딸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당시 최 씨는 사이비 종교에 푹 빠져있었다. 진돗개가 악귀를 쫒아준다고 믿는 종교였는데, 이를 믿는 사람 10명 정도가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모여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여 마리의 진돗개도 함께 키우고 있다고 했다. 최 씨는 자신의 아이들을 그곳에 데려가 함께 살기로 했다.

그곳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50대 김 씨를 만났다. 최 씨는 김 씨가 언변도 좋고 믿음직해 종교단체의 수장으로서 많이 의지했다. 그런데 7월 7일 그날 사달이 났다. 최 씨의 아들은 평소처럼 식사를 앞두고 떼를 부렸는데, 김 씨가 자신의 아들을 보고는 주걱으로 정신없이 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가 우는 것이 악귀가 들린 것이란 말을 반복하던 김 씨. 아이가 울고 맞고 있었지만 최 씨는 무엇에 쓰인 듯 보고만 있었다. 김 씨가 건네준 주걱을 받아 들었을 때야 정신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숨져있었다.


“범행 들킬까 걱정 돼”…오히려 단서가 된 실종신고


최 씨는 사람들과 함께 아들의 유골을 강변에 뿌렸지만 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최 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아이가 사망하고 한달 뒤, "부천에서 아들이 없어졌다"며 경찰에 실종신고 하기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가 지목한 장소는 사람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 실종신고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실종 경위에 대해 잘 대답하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최 씨를 보고, 최 씨가 종교생활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종교생활 이탈자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결국 당시 현장에서 아이를 함께 묻었던 70대 김 모 씨의 증언을 받아내기에 이른다.


“그 날 아이가 죽었다”…함께 살던 주방 할머니의 결정적 증언

70대 김 모 씨는 당시 주방에서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해 주던 주방 할머니였다. 당시 아이가 죽는 현장뿐 아니라, 야산에 시체를 묻는 것까지 모두 목격한 사람이다. 최 씨의 실종신고 이후 경찰의 집요한 탐문이 시작되자 그 날 일을 진술한 것이다.


경찰, “살인의 의도는 없어보여 살인 혐의는 아냐”

경찰은 A군을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김 씨와 친모 최 씨 등 범행에 가담했던 4명을 모두 구속했다고 밝혔다. 친모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때린 김 씨가 원망스럽고 너무 후회가 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집단생활에서 A군에 대한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살인의 의도는 없어 보여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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