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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형준 교수(명지대학교) “KBS 대선 토론 후보자의 신념, 철학 자연스럽게 부각” ②
입력 2017.04.20 (10:28)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0일(목요일)
□ 출연자 : 김형준 교수(명지대학교)


“KBS 대선 토론 후보자의 신념, 철학 자연스럽게 부각”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두 번째 TV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뒤 처음 열린 토론회이고 이후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또 ‘스탠딩 토론’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시도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명지대 교양학부의 김형준 교수 연결해서 어제 토론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주요 쟁점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형준]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열린 TV 토론회, 공직 선거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후 첫 토론회였고 남은 기간 판세를 가를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많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준] 네. 특히 2012년 대통령 선거 끝나고 나서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선거 운동 기간이 22일이지 않습니까?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어떤 후보를 찍을지 결정했다는 비율이 35%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선거 운동 시작하자마자 바로 시작된 이번 TV 토론은 부동층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지했었던 후보를 어떻게 계속해서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바꿀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자기가 지지한 후보를 상황에 따라서 바꿀 수 있다는 비율도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 40% 정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TV 토론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는 녹화 방송이었지만 KBS를 포함해서 모든 방송이 생방송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오후 10시에서부터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시청을 했고 그것에 따라서 아마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윤준호] 그렇게 전망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어제 새로운 형식으로 시도됐다는 것인데요. 이른바 ‘스탠딩 토론’ 방식이었습니다. 서서 하는 방식입니다. 후보들이 사전 협상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도 나오고 했는데요. 어제 100분 내내 서서 한 게 어떤 의미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김형준] 일단은 앉아서 자신의 원고를 읽는 듯이 하는 건 생동감이 굉장히 적을 뿐만 아니라 토론을 지루하게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제한된 형식에 따라서 1분 30초 답변하고 다시 30초 공방을 하는 식의 토론들이 많았지 않습니까? 그런 방식이 아니라 후보별로 9분 동안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여됐습니다. 물론 미흡한 점도 있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 특히 후보들 간 난상토론이 이루어지면서 시청자들이나 유권자들은 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노선 더 나아가 특정 현안에 대해서 답변하는 태도를 많이 보는 겁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잘 대처하고 설득할 태도를 보이느냐를 보기 때문에 당연히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서서 하는 것이 영향력이 크다고 봅니다. 5명이 와서 토론을 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있었는데요. 미국 같은 경우 토론을 하면 단지 서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왔다 갔다 하면서 제스처를 취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토론회에서는 그런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생각보다 굉장히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기 때문에 더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토론회보다는 훨씬 더 좋은 의미에서 큰 진전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윤준호] 아무래도 5명의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후보자도 그렇고 청취자분들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과거 이전 토론회와는 달리 참고 자료 전혀 없이 팬 한 자루와 메모지 20장만 가지고 오로지 자신의 역량과 민낯으로 부딪친 그런 부분 때문에 긴장감이 더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김형준] 그렇죠. 예를 들어서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라 원고 없이 자신의 생각과 더불어 중요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 여과 없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토론이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정말 어떤 특정한 현안이나 정책에 대해서 후보자가 확고한 신념과 더불어 어떤 철학이 있는가를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있다면 말씀드리겠지만, 어제 토론회에서 가장 핵심적 사안은 보수와 진보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 저 사람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를 명확히 나타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원고 없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면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윤준호] 어제 아무래도 양강으로 꼽히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에게 공세가 집중된 측면이 강했죠?

[김형준] 강했죠. 예를 들어서 지금 조사 결과를 보면 자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질문이 18번 나왔고 안 후보에게는 14번, 홍준표 후보에게는 9번, 유승민 후보는 3번 이렇게 집중돼서 나왔다고 분석됩니다. 그만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된 건 사실인데요. 다시 표현해서 3약이 2강을 공격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하나 아쉬운 점은 2강끼리의 난타전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후보들 사이에서, 물론 여러 사람이 토론을 하다 보니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최소 어떤 경우에는 양강을 이루고 있는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문재인 후보에게 집중됐었던 면이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청문회가 아니었냐’ 하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거야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아무래도 1차 토론과 비슷하게 북핵 문제, 사드 문제, 북한에 대한 주적론 등 안보 쪽이 강했죠?

[김형준] 그렇습니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네 가지의 정책적 사항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라는 게,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것, 한미 동맹과 관련된 것, 북한의 지원, 증세와 관련된 것, 이 네 가지가 보수와 진보를 명쾌하게 나누는 잣대거든요. 그래서 정통 보수라고 하면 국가보안법을 유지해야 되고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되고 무분별한 북한 지원은 안 되고 증세는 반대하는 게 지금까지의 정통적인 보수입니다. 정통적인 진보라는 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자주 국방을 하고 북한 햇볕정책, 대북 포용 정책을 지지하고 증세를 하는 걸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보수라고 얘기하는 분이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인데 이 네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일관성 있는 보수 입장을 표방한 사람은 홍준표 후보입니다. 증세 문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유승민 후보는 변형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진보에서 일관성 있게 진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분은 심상정 후보입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지금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이런 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중간적 입장에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는, 특히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그런 면들이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지금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햇볕 정책과 관련해서 명쾌하게 반대하는지 찬성하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호남 민심이 그런 부분에서 작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데요. 여하튼 저는 어제 토론회를 통해서 진보든 보수든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서 후보를 조금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던 토론회라고 봅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해 주신 대로 문재인, 안철수 두 양강 후보의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보니까 아무래도 어떤 뚜렷한 스탠스를 강조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요?

[김형준] 그건 분명한 거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걸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아마 유권자들의 몫이라고 보는데요. 다시 얘기해서 문재인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지 않습니까? 주적 개념 문제를 포함해서 현안에 대해서 입장이 조금 모호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사드 배치 문제도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가 지금은 찬성으로 틀었고요. 또 국가보안법 문제도 그렇지 않습니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는데 노무현 정신 중에서 핵심으로 많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국가보안법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심상정 후보가 그 부분에 대해서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할 정도로 명쾌한 입장을 얘기하라고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이 지금 1등, 2등을 달리고 있는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나름대로의 전략에서 나온 부분이라고 보는데요. 그러나 유권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러한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대한민국을 이끌고 대한민국 미래를 담당할 대통령이라면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미움을 받을 용기를 보여줘야 된다는 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더 많은 토론회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어제 토론회를 여러 면에서 분석해서 다시 한 번 토론회가 있을 때에는 명쾌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지금 TV 토론회가 앞으로 4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 특히 선관위 주최 토론회는 공약을 분야별로 나눠서 가는 쪽이기 때문에 더 많이 집중될 것 같은데요. 남은 TV 토론회에 대해서 관전 포인트를 한번 짚어주시죠.

[김형준] 일단은 어제 토론회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다음 토론회의 관전 포인트라고 보는데요. 공방은 있었지만 대안은 없었습니다. 대북 문제만 해도 보수 후보들은 어떻게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 것인가 하는 얘기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진보 후보들에게는 그렇다면 어떻게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제재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이 없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공방만 있었고 대안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두 번째는, 과거만 있었고 미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북 송금 문제와 관련해서 심상정 후보가 그 문제를 지적했었습니다. 물론 과거 문제를 명쾌하게 짚어 나가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들을 보여줬으면 좋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후보 토론 방식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거의 바뀔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예를 들어서 한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보게 되면 그 후보는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단 말이에요. 이러한 방식에서의 변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도 생각을 해 봐야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후보자가 유권자를 향해서 자신의 모호한 입장이 아니라 명쾌한 비전과 철학과 노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앞으로 남은 TV 토론회에서는 대안과 미래를 살펴봐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형준] 네, 고맙습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명지대 교양학부의 김형준 교수였습니다.
  • [인터뷰] 김형준 교수(명지대학교) “KBS 대선 토론 후보자의 신념, 철학 자연스럽게 부각” ②
    • 입력 2017-04-20 10:28:4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0일(목요일)
□ 출연자 : 김형준 교수(명지대학교)


“KBS 대선 토론 후보자의 신념, 철학 자연스럽게 부각”

[윤준호] 어제 대선 후보들의 두 번째 TV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뒤 처음 열린 토론회이고 이후 판세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또 ‘스탠딩 토론’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시도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명지대 교양학부의 김형준 교수 연결해서 어제 토론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주요 쟁점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형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형준]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어제 열린 TV 토론회, 공직 선거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후 첫 토론회였고 남은 기간 판세를 가를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많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준] 네. 특히 2012년 대통령 선거 끝나고 나서 조사한 내용에 의하면 선거 운동 기간이 22일이지 않습니까?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어떤 후보를 찍을지 결정했다는 비율이 35%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선거 운동 시작하자마자 바로 시작된 이번 TV 토론은 부동층만이 아니라 그동안 지지했었던 후보를 어떻게 계속해서 지지할 것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바꿀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자기가 지지한 후보를 상황에 따라서 바꿀 수 있다는 비율도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한 40% 정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TV 토론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는 녹화 방송이었지만 KBS를 포함해서 모든 방송이 생방송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오후 10시에서부터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시청을 했고 그것에 따라서 아마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윤준호] 그렇게 전망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가, 어제 새로운 형식으로 시도됐다는 것인데요. 이른바 ‘스탠딩 토론’ 방식이었습니다. 서서 하는 방식입니다. 후보들이 사전 협상 과정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도 나오고 했는데요. 어제 100분 내내 서서 한 게 어떤 의미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김형준] 일단은 앉아서 자신의 원고를 읽는 듯이 하는 건 생동감이 굉장히 적을 뿐만 아니라 토론을 지루하게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제한된 형식에 따라서 1분 30초 답변하고 다시 30초 공방을 하는 식의 토론들이 많았지 않습니까? 그런 방식이 아니라 후보별로 9분 동안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여됐습니다. 물론 미흡한 점도 있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서, 특히 후보들 간 난상토론이 이루어지면서 시청자들이나 유권자들은 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나 노선 더 나아가 특정 현안에 대해서 답변하는 태도를 많이 보는 겁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걸 어떻게 잘 대처하고 설득할 태도를 보이느냐를 보기 때문에 당연히 앉아서 하는 것보다는 서서 하는 것이 영향력이 크다고 봅니다. 5명이 와서 토론을 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있었는데요. 미국 같은 경우 토론을 하면 단지 서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왔다 갔다 하면서 제스처를 취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토론회에서는 그런 게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생각보다 굉장히 제한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기 때문에 더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토론회보다는 훨씬 더 좋은 의미에서 큰 진전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윤준호] 아무래도 5명의 후보가 나서다 보니까 후보자도 그렇고 청취자분들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어제는 과거 이전 토론회와는 달리 참고 자료 전혀 없이 팬 한 자루와 메모지 20장만 가지고 오로지 자신의 역량과 민낯으로 부딪친 그런 부분 때문에 긴장감이 더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김형준] 그렇죠. 예를 들어서 원고를 읽는 것이 아니라 원고 없이 자신의 생각과 더불어 중요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 여과 없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토론이기 때문에 그 상황 속에서 정말 어떤 특정한 현안이나 정책에 대해서 후보자가 확고한 신념과 더불어 어떤 철학이 있는가를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있다면 말씀드리겠지만, 어제 토론회에서 가장 핵심적 사안은 보수와 진보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 저 사람이 보수인지 진보인지를 명확히 나타낼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원고 없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부각될 수밖에 없는 면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윤준호] 어제 아무래도 양강으로 꼽히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에게 공세가 집중된 측면이 강했죠?

[김형준] 강했죠. 예를 들어서 지금 조사 결과를 보면 자유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의 질문이 18번 나왔고 안 후보에게는 14번, 홍준표 후보에게는 9번, 유승민 후보는 3번 이렇게 집중돼서 나왔다고 분석됩니다. 그만큼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된 건 사실인데요. 다시 표현해서 3약이 2강을 공격했다는 얘기를 하고 있지만 하나 아쉬운 점은 2강끼리의 난타전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후보들 사이에서, 물론 여러 사람이 토론을 하다 보니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최소 어떤 경우에는 양강을 이루고 있는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문재인 후보에게 집중됐었던 면이 있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청문회가 아니었냐’ 하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거야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어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아무래도 1차 토론과 비슷하게 북핵 문제, 사드 문제, 북한에 대한 주적론 등 안보 쪽이 강했죠?

[김형준] 그렇습니다.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네 가지의 정책적 사항이 있습니다. 그 네 가지라는 게,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것, 한미 동맹과 관련된 것, 북한의 지원, 증세와 관련된 것, 이 네 가지가 보수와 진보를 명쾌하게 나누는 잣대거든요. 그래서 정통 보수라고 하면 국가보안법을 유지해야 되고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되고 무분별한 북한 지원은 안 되고 증세는 반대하는 게 지금까지의 정통적인 보수입니다. 정통적인 진보라는 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자주 국방을 하고 북한 햇볕정책, 대북 포용 정책을 지지하고 증세를 하는 걸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보수라고 얘기하는 분이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인데 이 네 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일관성 있는 보수 입장을 표방한 사람은 홍준표 후보입니다. 증세 문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유승민 후보는 변형된 형태를 보이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진보에서 일관성 있게 진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분은 심상정 후보입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지금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이런 면에서 봤을 때 굉장히 중간적 입장에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는, 특히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입장을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하는 그런 면들이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서 지금 안철수 후보 같은 경우에는 햇볕 정책과 관련해서 명쾌하게 반대하는지 찬성하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호남 민심이 그런 부분에서 작동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는데요. 여하튼 저는 어제 토론회를 통해서 진보든 보수든 자신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서 후보를 조금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었던 토론회라고 봅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해 주신 대로 문재인, 안철수 두 양강 후보의 입장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보니까 아무래도 어떤 뚜렷한 스탠스를 강조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요?

[김형준] 그건 분명한 거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그걸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아마 유권자들의 몫이라고 보는데요. 다시 얘기해서 문재인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았지 않습니까? 주적 개념 문제를 포함해서 현안에 대해서 입장이 조금 모호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사드 배치 문제도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가 지금은 찬성으로 틀었고요. 또 국가보안법 문제도 그렇지 않습니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했는데 노무현 정신 중에서 핵심으로 많이 얘기하는 사람들이 국가보안법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오죽하면 심상정 후보가 그 부분에 대해서 문 후보에게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할 정도로 명쾌한 입장을 얘기하라고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이 지금 1등, 2등을 달리고 있는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나름대로의 전략에서 나온 부분이라고 보는데요. 그러나 유권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러한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대한민국을 이끌고 대한민국 미래를 담당할 대통령이라면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미움을 받을 용기를 보여줘야 된다는 면에서 봤을 때 앞으로 더 많은 토론회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어제 토론회를 여러 면에서 분석해서 다시 한 번 토론회가 있을 때에는 명쾌한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지금 TV 토론회가 앞으로 4번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토론회, 특히 선관위 주최 토론회는 공약을 분야별로 나눠서 가는 쪽이기 때문에 더 많이 집중될 것 같은데요. 남은 TV 토론회에 대해서 관전 포인트를 한번 짚어주시죠.

[김형준] 일단은 어제 토론회에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게 다음 토론회의 관전 포인트라고 보는데요. 공방은 있었지만 대안은 없었습니다. 대북 문제만 해도 보수 후보들은 어떻게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낼 것인가 하는 얘기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진보 후보들에게는 그렇다면 어떻게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제재를 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이 없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공방만 있었고 대안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또 두 번째는, 과거만 있었고 미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북 송금 문제와 관련해서 심상정 후보가 그 문제를 지적했었습니다. 물론 과거 문제를 명쾌하게 짚어 나가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들을 보여줬으면 좋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후보 토론 방식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거의 바뀔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예를 들어서 한 후보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보게 되면 그 후보는 답변할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단 말이에요. 이러한 방식에서의 변화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해도 생각을 해 봐야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후보자가 유권자를 향해서 자신의 모호한 입장이 아니라 명쾌한 비전과 철학과 노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윤준호] 앞으로 남은 TV 토론회에서는 대안과 미래를 살펴봐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형준] 네, 고맙습니다.

[윤준호]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명지대 교양학부의 김형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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