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북한인권결의안’ 북한에 물어봤다?

입력 2017.04.20 (14:15) 수정 2017.04.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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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문 후보님이야말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물어봤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19일 밤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 문 후보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북한에 먼저 의사를 물어봤다고 JTBC '썰전'에 나와 말했다며 문 후보를 추궁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국정원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 파악을 해봤다. 북한에 물었다는 게 아니라 국정원이 해외 등 많은 정보망을 갖고 있다. 국정원을 통해 북한 반응을 판단해봤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와 문 후보간 공방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 = 국정원이 자체 정보망을 가동하는 것이다.
▲유승민 = 누구한테
▲문재인 = 여러 가지. 뭐 해외 정보망이라든지 국정원이 정보망이 많이 있죠.
▲유승민 = 국정원이 휴민트를 해서 북한이 어떻게 할 거냐 했다는 것인가. 왜냐면 송민순 회고록에는.
▲문재인 = 그것을 예측 못 하면 정부 능력이 무능한 거죠.
▲유승민 = 북한에 물어보면 물어보나 마나다.
▲문재인 = 북한에 물어본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유승민 = 썰전에서는 북한에 물어봤다고.

팩트 체크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JTBC 토론 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지난 2007년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기권한 과정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다음은 문 후보가 '썰전'에서 한 발언 내용이다.

북한이 반발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찬성해야죠!
왜냐하면 그러면 외교부 입장도 체면도 서고
또 후속회담을 막 하는데 보수층들의 지지도 더 받을 수 있고
그래서 그렇다면 찬성으로 가야 될 참이니까 "확인해보자!"

그래서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국정원이 (북한 입장을) 확인해보기로 한 것인데
그 이후에 국정원의 답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의) 반발이 심할 것 같고 자칫하면 후속회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다시 그렇다면 기권으로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이고...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국정원이 (북한 입장을) 확인해보기로 한 것인데..."가 정확히 문 후보가 한 말이다. 유승민 후보의 "썰전에서는 북한에 물어봤다고..." 발언은 문재인 후보의 말을 단순화해 질문한 것이다.

'북한인권결의안' 논란의 시작은 송민순 전 장관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비롯됐다. 송 전 장관이,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노무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찬성과 기권 의견이 갈리자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북한 의견을 확인해 보자"고 제안해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송 전 장관 회고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나는 다시, 인권결의안에도 찬성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 핵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우리의 방안에 협력해달라고 다른 나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내가 장관 자리에 있는 한 기권할 수 없다고 했다.

나의 주장이 계속되자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나는 "그런 걸 대놓고 물어보면 어떡하나. 나올 대답은 뻔한데. 좀 멀리 보고 찬성하자"고 주장했다. 한참 논란이 오고 간 후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송 전 장관은 북측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온 뒤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도 묘사했다.

대통령도 기분이 착잡한 것 같았다.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 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하며 말을 끝맺지 않았다. 외교장관이 알아서 찬성투표하게 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체면은 살리고, 그후 장관을 해임하여 북한에 대한 입지도 살리는 고육지계를 생각했던 것으로 보였다...노 대통령은 "그런데 이렇게 물어까지 봤으니. 그냥 기권으로 갑시다.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송 장관, 그렇다고 사표 낼 생각은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후, 보수 진영에서 2007년 당시 참여정부가 김정일에게 미리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묻고 유엔에서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에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내린 후 북한에 통보만 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문재인 후보도 '썰전'에서 송 장관의 회고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안보실장은 다 각각 자기 부처의 입장을 가지고 나와서 이야기 하는 분들이에요. 그렇게 때문에 다른 분들이 정확한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비망록들에 의해서 송민순 장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고 관련된 분들이 다 밝혔지 않습니까?

팩트 체크 결과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문 후보가 2007년 당시, 실제 어떤 말을 했는 지 팩트로써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BS 주최 '대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설전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 홍준표 = 아까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발언을 북한에 물어보고 하겠다, 아까 논쟁을 막 하셨는데 지금 문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된다. 회의록 보자. 공개할 용의 없는가.
▲ 문재인 = 그 회의록이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에 있을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 확인해보시죠.
▲ 홍준표 =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께서 거짓말을 했는지, 문 후보가 거짓말하는지 회의록을 보면 나올 것이다. 나중에 회의록에서 거짓말했다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는가.
▲ 문재인 = 지금 정부 손에 있는 것 아닌가. 확인해보시라.
▲ 홍준표 = 나중에 거짓말이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 문재인 = 그럴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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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0 14:15:13
    • 수정2017-04-20 14:29:59
    팩트체크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문 후보님이야말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국정원을 통해 북한에 물어봤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19일 밤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 문 후보가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북한에 먼저 의사를 물어봤다고 JTBC '썰전'에 나와 말했다며 문 후보를 추궁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에 대해 "국정원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 지 파악을 해봤다. 북한에 물었다는 게 아니라 국정원이 해외 등 많은 정보망을 갖고 있다. 국정원을 통해 북한 반응을 판단해봤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와 문 후보간 공방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 = 국정원이 자체 정보망을 가동하는 것이다.
▲유승민 = 누구한테
▲문재인 = 여러 가지. 뭐 해외 정보망이라든지 국정원이 정보망이 많이 있죠.
▲유승민 = 국정원이 휴민트를 해서 북한이 어떻게 할 거냐 했다는 것인가. 왜냐면 송민순 회고록에는.
▲문재인 = 그것을 예측 못 하면 정부 능력이 무능한 거죠.
▲유승민 = 북한에 물어보면 물어보나 마나다.
▲문재인 = 북한에 물어본 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유승민 = 썰전에서는 북한에 물어봤다고.

팩트 체크

문 후보는 지난 2월 9일 JTBC 토론 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지난 2007년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기권한 과정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다음은 문 후보가 '썰전'에서 한 발언 내용이다.

북한이 반발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찬성해야죠!
왜냐하면 그러면 외교부 입장도 체면도 서고
또 후속회담을 막 하는데 보수층들의 지지도 더 받을 수 있고
그래서 그렇다면 찬성으로 가야 될 참이니까 "확인해보자!"

그래서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국정원이 (북한 입장을) 확인해보기로 한 것인데
그 이후에 국정원의 답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의) 반발이 심할 것 같고 자칫하면 후속회담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다시 그렇다면 기권으로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이고...

"국정원이 갖고 있는 방법으로 국정원이 (북한 입장을) 확인해보기로 한 것인데..."가 정확히 문 후보가 한 말이다. 유승민 후보의 "썰전에서는 북한에 물어봤다고..." 발언은 문재인 후보의 말을 단순화해 질문한 것이다.

'북한인권결의안' 논란의 시작은 송민순 전 장관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비롯됐다. 송 전 장관이,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노무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찬성과 기권 의견이 갈리자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북한 의견을 확인해 보자"고 제안해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후보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송 전 장관 회고록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나는 다시, 인권결의안에도 찬성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 핵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우리의 방안에 협력해달라고 다른 나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내가 장관 자리에 있는 한 기권할 수 없다고 했다.

나의 주장이 계속되자 국정원장이 그러면 남북 채널을 통해서 북한의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다...나는 "그런 걸 대놓고 물어보면 어떡하나. 나올 대답은 뻔한데. 좀 멀리 보고 찬성하자"고 주장했다. 한참 논란이 오고 간 후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송 전 장관은 북측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온 뒤 노무현 대통령의 표정도 묘사했다.

대통령도 기분이 착잡한 것 같았다. "북한한테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 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하며 말을 끝맺지 않았다. 외교장관이 알아서 찬성투표하게 해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체면은 살리고, 그후 장관을 해임하여 북한에 대한 입지도 살리는 고육지계를 생각했던 것으로 보였다...노 대통령은 "그런데 이렇게 물어까지 봤으니. 그냥 기권으로 갑시다.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송 장관, 그렇다고 사표 낼 생각은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후, 보수 진영에서 2007년 당시 참여정부가 김정일에게 미리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을 묻고 유엔에서 기권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에서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내린 후 북한에 통보만 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문재인 후보도 '썰전'에서 송 장관의 회고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외교부장관, 통일부장관, 국방부장관, 안보실장은 다 각각 자기 부처의 입장을 가지고 나와서 이야기 하는 분들이에요. 그렇게 때문에 다른 분들이 정확한 기록을 다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비망록들에 의해서 송민순 장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고 관련된 분들이 다 밝혔지 않습니까?

팩트 체크 결과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문 후보가 2007년 당시, 실제 어떤 말을 했는 지 팩트로써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KBS 주최 '대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설전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 홍준표 = 아까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발언을 북한에 물어보고 하겠다, 아까 논쟁을 막 하셨는데 지금 문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된다. 회의록 보자. 공개할 용의 없는가.
▲ 문재인 = 그 회의록이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에 있을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 확인해보시죠.
▲ 홍준표 =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께서 거짓말을 했는지, 문 후보가 거짓말하는지 회의록을 보면 나올 것이다. 나중에 회의록에서 거짓말했다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는가.
▲ 문재인 = 지금 정부 손에 있는 것 아닌가. 확인해보시라.
▲ 홍준표 = 나중에 거짓말이 밝혀지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 문재인 = 그럴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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