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클로저, “사랑은 생물”

입력 2017.04.20 (17:37) 수정 2017.04.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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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년 사이에 극장에서는 심심찮게 ‘오래된 영화’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영화를 큰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어하는’ 영화 팬에게는 반가운 일. 예전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대작영화가 10년 주기로 꾸준히 극장에 내걸리기도 했었다. 비디오시대와 DVD시대를 지나 웬만한 영화는 어떻게든 디지털버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에 ‘시네마떼크’도 아니면서 이런 영화관람 방식이 정착되었다는 것은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20일 개봉되는 영화 <클로저>는 지난 2004년에 개봉되었던 영화이다. 지상파TV인 KBS의 <명화극장>시간에도 한 차례 방송된 적이 있는, 그야말로 볼 사람은 다 봤을 영화인데 다시 극장에서 개봉된다.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클로저>는 원작이 있다. 1997년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연극으로 무대에 먼저 올랐었다. 연극무대에 어울릴만큼 단출한 출연진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런던의 도심에서 ‘남자’ 댄(주드 로)은 ‘여자’ 앨리스(나탈리 포트만)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줬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신문에 부고기사를 쓰는 작가 지망생. 여자는 뉴욕에서 온 스트립댄서이다. 댄은 앨리스의 삶을 소재로 소설을 쓴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사진을 찍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또 다른 여자’ 안나(줄리아 로버츠)를 만난다. 첫눈에 매혹된다. 안나는 ‘또 다른 남자’인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한 사이. 하지만, 인연은,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안나는 댄을, 래리는 앨리스를 사랑하게 된다. 서로에게 상처받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진다.

<클로저>는 20대에 볼 때와 30대에 볼 때, 더 차갑게 말하면 연애하며 볼 때와 이혼하고 볼 때, 그리고 바람피우는 시점에 볼 때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열정이 살아있을 때, 훨씬 더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되면서 어떤 죄책감마저 불타 버리는 경험이다.

아주 오래 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와 <졸업>을 감독했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완숙한 연출미가 돋보이는 <클로저>는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을 떠올린다. 모든 등장인물은 사랑의 열정에 시달리고, 사랑 때문에 주저앉는다.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라는 명배우들이 펼치는 사랑이야기는 <사랑과 전쟁>의 고급스런, 혹은 리얼한 버전인 셈이다.

참, <클로저>는 작년 가을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올랐었다. 박소담, 박은석, 배성우 등이 출연했었다. 2017년 4월 20일 재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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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리뷰] 클로저, “사랑은 생물”
    • 입력 2017-04-20 17:37:49
    • 수정2017-04-20 17:38:12
    TV특종
지난 2~3년 사이에 극장에서는 심심찮게 ‘오래된 영화’의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영화를 큰 극장에서 다시 보고 싶어하는’ 영화 팬에게는 반가운 일. 예전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벤허>,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대작영화가 10년 주기로 꾸준히 극장에 내걸리기도 했었다. 비디오시대와 DVD시대를 지나 웬만한 영화는 어떻게든 디지털버전으로 볼 수 있는 세상에 ‘시네마떼크’도 아니면서 이런 영화관람 방식이 정착되었다는 것은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20일 개봉되는 영화 <클로저>는 지난 2004년에 개봉되었던 영화이다. 지상파TV인 KBS의 <명화극장>시간에도 한 차례 방송된 적이 있는, 그야말로 볼 사람은 다 봤을 영화인데 다시 극장에서 개봉된다. 어떤 특별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클로저>는 원작이 있다. 1997년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연극으로 무대에 먼저 올랐었다. 연극무대에 어울릴만큼 단출한 출연진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런던의 도심에서 ‘남자’ 댄(주드 로)은 ‘여자’ 앨리스(나탈리 포트만)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교통사고를 당한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줬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남자는 신문에 부고기사를 쓰는 작가 지망생. 여자는 뉴욕에서 온 스트립댄서이다. 댄은 앨리스의 삶을 소재로 소설을 쓴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사진을 찍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또 다른 여자’ 안나(줄리아 로버츠)를 만난다. 첫눈에 매혹된다. 안나는 ‘또 다른 남자’인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와 결혼한 사이. 하지만, 인연은,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안나는 댄을, 래리는 앨리스를 사랑하게 된다. 서로에게 상처받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시간이 이어진다. <클로저>는 20대에 볼 때와 30대에 볼 때, 더 차갑게 말하면 연애하며 볼 때와 이혼하고 볼 때, 그리고 바람피우는 시점에 볼 때 확연히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열정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열정이 살아있을 때, 훨씬 더 열정적인 사랑에 빠져들게 되면서 어떤 죄책감마저 불타 버리는 경험이다. 아주 오래 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와 <졸업>을 감독했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완숙한 연출미가 돋보이는 <클로저>는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을 떠올린다. 모든 등장인물은 사랑의 열정에 시달리고, 사랑 때문에 주저앉는다.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라는 명배우들이 펼치는 사랑이야기는 <사랑과 전쟁>의 고급스런, 혹은 리얼한 버전인 셈이다. 참, <클로저>는 작년 가을 대학로에서 연극으로 무대에 올랐었다. 박소담, 박은석, 배성우 등이 출연했었다. 2017년 4월 20일 재개봉/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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