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취재후] 장애학생 소통에 ‘디지털’로 희망 주는 선생님
입력 2017.04.20 (19:06) 수정 2017.04.21 (08:13) 취재후
<선생님> “코딩 수업 재미있지?”
<학생>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재밌지는 않습니다, 하하하”

수업시간에 오간 한 교사와 능청스러운 학생의 대화입니다. 이 대화로 수업시간엔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이 능청맞은 학생은 뇌병변 장애 1급을 겪고 있습니다. 발음하기도 쉽지 않고, 수화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이런 대화가 가능했을까요?


학생은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이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으니 키보드로 글을 입력하면, 앱에서 그 글을 읽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앱을 개발하는 데 참여한 교사는 연세재활학교의 박재우 교사입니다. 박 교사는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장애학생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도입한 공로 덕분입니다.


박 교사는 올해로 21년째 특수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92명이 다니고 있는 특수학교에서 박 교사는 '디지털 선생님'으로 불립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장애학생 의사소통에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AAC 앱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버튼식 디지털 장비도 도입했습니다.


'스위치'라는 도구를 누르면 "선생님~" 이라고 목소리가 나옵니다. 발달장애 학생이 무언가 욕구가 있을 때 선생님을 부를 수 있는 겁니다. 또 '예', '아니오' 정도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표현이지만, 이런 의사소통 능력은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도운 것이 박 교사가 한 일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겪고 있는 김균민 학생은 '박 교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자상하시고 많이 챙겨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AAC앱을 통해 또박또박 답했습니다. 입으로는 발음할 수 없지만, 디지털 장비를 손에 쥐고 마음껏 섬세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홍창주 학생은 "선생님의 도움 덕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면서 "각 학생에 맞는 도구를 고민해 주시니, 학생 입장에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사가 장애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뇌출혈을 겪은 겁니다. 박 교사는 8년 전 뇌출혈로 언어능력을 일부 상실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후에 다행히 언어능력은 돌아왔지만, 박교사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박 교사는 "책을 읽어주는데 의사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의 고통과 답답함을 기억한다"면서 "장애 학생들도 나에게 무엇인가 말하고 표현하고 있지만, 내가 그것을 듣지 못하고 놓쳐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의사소통법 개발에 힘쓰겠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겪는 장애 학생들은 언어와 행동이 불편할 뿐, 지적 능력은 일반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뇌병변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입니다. 편견이 생기기 쉬운 이유는 의사소통이 불편한 탓입니다. 그래서 박 교사가 한 일이 중요하다고 주변 교사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장애학생의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해 온 박 교사에게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냐고 물었습니다. 박 교사는 "장애 학생이 내 곁으로 와 씨익 한번 웃어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의사소통의 기본인 미소를 서로 나눌 때라는 것입니다.

박 교사는 "장애 아이들은 눈빛을 통해서나, 몸짓을 통해서나 분명히 표현을 한다"면서 "그런 표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포착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관기사] [뉴스광장] 디지털 장비로 가르치고 배우고 소통해요
  • [취재후] 장애학생 소통에 ‘디지털’로 희망 주는 선생님
    • 입력 2017-04-20 19:06:40
    • 수정2017-04-21 08:13:52
    취재후
<선생님> “코딩 수업 재미있지?”
<학생>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재밌지는 않습니다, 하하하”

수업시간에 오간 한 교사와 능청스러운 학생의 대화입니다. 이 대화로 수업시간엔 한바탕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런데 이 능청맞은 학생은 뇌병변 장애 1급을 겪고 있습니다. 발음하기도 쉽지 않고, 수화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이런 대화가 가능했을까요?


학생은 보완대체의사소통(AAC)이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손가락은 움직일 수 있으니 키보드로 글을 입력하면, 앱에서 그 글을 읽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앱을 개발하는 데 참여한 교사는 연세재활학교의 박재우 교사입니다. 박 교사는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장애학생들의 의사소통을 위해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도입한 공로 덕분입니다.


박 교사는 올해로 21년째 특수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92명이 다니고 있는 특수학교에서 박 교사는 '디지털 선생님'으로 불립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장비를 장애학생 의사소통에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AAC 앱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버튼식 디지털 장비도 도입했습니다.


'스위치'라는 도구를 누르면 "선생님~" 이라고 목소리가 나옵니다. 발달장애 학생이 무언가 욕구가 있을 때 선생님을 부를 수 있는 겁니다. 또 '예', '아니오' 정도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표현이지만, 이런 의사소통 능력은 발달장애 학생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게 도운 것이 박 교사가 한 일입니다.

뇌병변 장애를 겪고 있는 김균민 학생은 '박 교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자상하시고 많이 챙겨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AAC앱을 통해 또박또박 답했습니다. 입으로는 발음할 수 없지만, 디지털 장비를 손에 쥐고 마음껏 섬세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홍창주 학생은 "선생님의 도움 덕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면서 "각 학생에 맞는 도구를 고민해 주시니, 학생 입장에선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사가 장애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의사소통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뇌출혈을 겪은 겁니다. 박 교사는 8년 전 뇌출혈로 언어능력을 일부 상실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후에 다행히 언어능력은 돌아왔지만, 박교사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박 교사는 "책을 읽어주는데 의사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의 고통과 답답함을 기억한다"면서 "장애 학생들도 나에게 무엇인가 말하고 표현하고 있지만, 내가 그것을 듣지 못하고 놓쳐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사는 앞으로도 새로운 의사소통법 개발에 힘쓰겠다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겪는 장애 학생들은 언어와 행동이 불편할 뿐, 지적 능력은 일반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뇌병변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입니다. 편견이 생기기 쉬운 이유는 의사소통이 불편한 탓입니다. 그래서 박 교사가 한 일이 중요하다고 주변 교사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장애학생의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해 온 박 교사에게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냐고 물었습니다. 박 교사는 "장애 학생이 내 곁으로 와 씨익 한번 웃어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의사소통의 기본인 미소를 서로 나눌 때라는 것입니다.

박 교사는 "장애 아이들은 눈빛을 통해서나, 몸짓을 통해서나 분명히 표현을 한다"면서 "그런 표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포착해내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관기사] [뉴스광장] 디지털 장비로 가르치고 배우고 소통해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