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13억 인도, 한류에 열광

입력 2017.04.22 (22:16) 수정 2017.04.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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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13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최근 인도에서 한류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엔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K-팝을 주로 즐겨듣는 수준이었는데 올해 <태양의 후예> 드라마가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면서 한류 열풍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서 한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들린 소식이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데요,

김종수 특파원이 현지에서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0여 개 나라에 수출돼 '한류 신드롬'을 다시 불러일으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올해 초, 인도에 상륙해 전국 채널을 통해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초반부터 몰입도를 높이면서 두꺼운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인터뷰> 프라스투티(드라마 팬) : "여자 주인공은 의사인데 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든 선택을 하고 남자주인공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설정이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분단상황과 군대가 주요 무대라는 점이 인도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리쉬 쿠마르 샤르마(드라마 팬) : "(드라마가)한국의 분단과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하는 데다 젊은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담고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방송 시간은 저녁 8시, 인도에서 한국 드라마가 황금 시간대에 편성된 것은 처음입니다.

<인터뷰> 샤시프라바 티와리(문화평론가) : "주요시간대에 최신 드라마를 선보이면서, 젊은이들이 쉽게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팬 사이트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쉬모나(진다기 TV 매니저) : "10대 후반부터 20까지 젊은 시청자들의 이메일이 쏟아졌는데 이런 젊은층의 반응이 가장 뜨겁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한류 신드롬'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한 시청자들은 팬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테리스(한류 드라마팬) : "한국 드라마 팬이 최근 급격히 늘었는데, 영국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숫자만큼 한류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인도에서 드라마팬을 중심으로 관광 한류의 가능성까지 싹트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학(한국관광공사 본부장) : "'태양의 후예'의 인도 방영은 13억 인도인의 가슴에 한류의 불을 댕기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 때문에 현지 방송사들은 한류 드라마를 추가로 방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였던 '제빵왕 김탁구'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도 미디어 업체들은 한류 드라마와 콘텐츠의 양국 간 문화교류에 이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동제작도 추진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해 약 2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인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뭄바이와 미국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볼리우드'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인데, 매주 새로운 영화가 2편 이상 스크린에 오릅니다.

<인터뷰> 테주스(영화 팬) : "(새로 개봉한 영화를)매주 한두 편 정도 보는데 액션과 로맨틱 영화를 주로 즐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인도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볼리우드' 영화가 워낙 강세다 보 한국 영화는 판권 판매나 리메이크 수준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도 지난해 '록키핸섬'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됐지만, 원작이 한국 영화란 것을 아는 관객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파라딥 자스왈(영화 관람객) : "록키핸섬('아저씨'의 인도판)에서 소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저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했습니다. 제작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로 멋진 영화였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영화계는 인도 진출을 위해 밑바닥부터 천천히 다지고 있습니다.

47회째를 맞는 인도 '고아 국제영화제'.

주최 측은 한국을 영화제 주빈국으로 선정했고, 17편의 한국 영화를 집중 상영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작품성 높은 영화를 만들어온 업적을 인정해 임권택 감독에게 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인터뷰> 임권택(영화 감독) : "인도 해마다 2천여편이나 되는 영화를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우리와 합작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아국제 영화제 참여를 통해 한국과 인도 영화인들은 다양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인터뷰> 라미시 시피(영화 제작자) : "(영화제를 통해)한국에서나 인도에서 양국 영화인들이 영화를 공동제작하는 것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영화 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소니와 디즈니, 드림웍스 등 세계적인 영화사들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시장은 이른바 '볼리우드'영화로 불리는 춤과 노래가 포함된 자국 영화점유율이 매우 높다는 특징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영화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한류는 역시 케이팝입니다.

해발고도 천 700미터에 위치한 동북부 강토크, 젊은 케이팝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노래와 춤을 따라하고, 패션을 흉내 낼 만큼 열정적입니다.

해마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케이팝 경연대회, 노래와 춤 실력을 뽐내기 위해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모입니다.

대부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케이팝을 접한 20대 젊은이들입니다.

<인터뷰> 로미(참가자) : "한국 아이돌 그룹 앞에서 춤을 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서 오늘 무대에서 정말 제 꿈이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애나리 글랜스(입상자) : "참가번호 4번인 저희가 댄스 부문 1위라고 발표하는데 모두 즐거워서 뛰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팬들의 요청으로 한국 아이돌 그룹이 이곳을 직접 찾아 공연을 하고, 심사위원까지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금평(주인도 한국문화원장) : "차근차근 일종의(한류)씨앗을 뿌려가다보니까 인도도 불가능한 시장이 아니고 점점 마니아층이 늘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그동안 한류 불모지로 알려졌던 인도.

드라마와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류의 불씨가, 13억 인도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뉴델리에서 김종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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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13억 인도, 한류에 열광
    • 입력 2017-04-22 22:25:37
    • 수정2017-04-22 22: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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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13억 인구가 살고 있는데 최근 인도에서 한류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동안엔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K-팝을 주로 즐겨듣는 수준이었는데 올해 <태양의 후예> 드라마가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면서 한류 열풍의 기폭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서 한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들린 소식이라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데요,

김종수 특파원이 현지에서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0여 개 나라에 수출돼 '한류 신드롬'을 다시 불러일으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올해 초, 인도에 상륙해 전국 채널을 통해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초반부터 몰입도를 높이면서 두꺼운 팬층을 형성했습니다.

<인터뷰> 프라스투티(드라마 팬) : "여자 주인공은 의사인데 사람을 살리기 위해 힘든 선택을 하고 남자주인공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설정이 매력적입니다."

한국의 분단상황과 군대가 주요 무대라는 점이 인도인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리쉬 쿠마르 샤르마(드라마 팬) : "(드라마가)한국의 분단과 역사적 배경을 소재로 하는 데다 젊은이들의 생각과 느낌을 함께 담고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방송 시간은 저녁 8시, 인도에서 한국 드라마가 황금 시간대에 편성된 것은 처음입니다.

<인터뷰> 샤시프라바 티와리(문화평론가) : "주요시간대에 최신 드라마를 선보이면서, 젊은이들이 쉽게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팬 사이트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쉬모나(진다기 TV 매니저) : "10대 후반부터 20까지 젊은 시청자들의 이메일이 쏟아졌는데 이런 젊은층의 반응이 가장 뜨겁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한류 신드롬'을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접한 시청자들은 팬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테리스(한류 드라마팬) : "한국 드라마 팬이 최근 급격히 늘었는데, 영국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숫자만큼 한류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인도에서 드라마팬을 중심으로 관광 한류의 가능성까지 싹트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학(한국관광공사 본부장) : "'태양의 후예'의 인도 방영은 13억 인도인의 가슴에 한류의 불을 댕기는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 때문에 현지 방송사들은 한류 드라마를 추가로 방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기 드라마였던 '제빵왕 김탁구'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도 미디어 업체들은 한류 드라마와 콘텐츠의 양국 간 문화교류에 이미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동제작도 추진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해 약 2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인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뭄바이와 미국 할리우드의 합성어인 '볼리우드'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인데, 매주 새로운 영화가 2편 이상 스크린에 오릅니다.

<인터뷰> 테주스(영화 팬) : "(새로 개봉한 영화를)매주 한두 편 정도 보는데 액션과 로맨틱 영화를 주로 즐깁니다."

하지만, 한국 영화의 인도 진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볼리우드' 영화가 워낙 강세다 보 한국 영화는 판권 판매나 리메이크 수준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도 지난해 '록키핸섬'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됐지만, 원작이 한국 영화란 것을 아는 관객은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파라딥 자스왈(영화 관람객) : "록키핸섬('아저씨'의 인도판)에서 소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저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했습니다. 제작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로 멋진 영화였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영화계는 인도 진출을 위해 밑바닥부터 천천히 다지고 있습니다.

47회째를 맞는 인도 '고아 국제영화제'.

주최 측은 한국을 영화제 주빈국으로 선정했고, 17편의 한국 영화를 집중 상영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작품성 높은 영화를 만들어온 업적을 인정해 임권택 감독에게 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인터뷰> 임권택(영화 감독) : "인도 해마다 2천여편이나 되는 영화를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때문에 우리와 합작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아국제 영화제 참여를 통해 한국과 인도 영화인들은 다양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습니다.

<인터뷰> 라미시 시피(영화 제작자) : "(영화제를 통해)한국에서나 인도에서 양국 영화인들이 영화를 공동제작하는 것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 영화 시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진입하기 어렵습니다. 소니와 디즈니, 드림웍스 등 세계적인 영화사들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시장은 이른바 '볼리우드'영화로 불리는 춤과 노래가 포함된 자국 영화점유율이 매우 높다는 특징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영화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한류는 역시 케이팝입니다.

해발고도 천 700미터에 위치한 동북부 강토크, 젊은 케이팝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노래와 춤을 따라하고, 패션을 흉내 낼 만큼 열정적입니다.

해마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케이팝 경연대회, 노래와 춤 실력을 뽐내기 위해 수백 명의 참가자들이 모입니다.

대부분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케이팝을 접한 20대 젊은이들입니다.

<인터뷰> 로미(참가자) : "한국 아이돌 그룹 앞에서 춤을 추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서 오늘 무대에서 정말 제 꿈이 이뤄졌습니다."

<인터뷰> 애나리 글랜스(입상자) : "참가번호 4번인 저희가 댄스 부문 1위라고 발표하는데 모두 즐거워서 뛰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팬들의 요청으로 한국 아이돌 그룹이 이곳을 직접 찾아 공연을 하고, 심사위원까지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금평(주인도 한국문화원장) : "차근차근 일종의(한류)씨앗을 뿌려가다보니까 인도도 불가능한 시장이 아니고 점점 마니아층이 늘어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그동안 한류 불모지로 알려졌던 인도.

드라마와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류의 불씨가, 13억 인도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뉴델리에서 김종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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