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가 ‘일본해’?!…일본 주장의 오류는?

입력 2017.04.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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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쪽 바다, 수천 년 동안 불러왔지만 세계에서는 낯선 이름 '동해'. 여러 기관과 민간의 끈질긴 노력으로 과거보다 '동해' 이름이 많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세계에서는 '일본해'가 익숙하다.

그러나 '동해'는 우리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이름이다.

2012년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동해·일본해 병기는 무산됐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오는 24~28일 제19차 총회를 앞두고 다시 '동해' 이름을 찾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



곳곳에 새겨진 ‘동해’의 유구한 역사

오래 전부터 동해는 역사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한반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애국가 첫 소절은 동해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동해 자락 곳곳에서도 동해의 유구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660년 현종 원년 당시, 강원도 관찰사 허목이 바다를 터로 살아가는 백성들을 위해 세운 '척주동해비'와 고려 시대 세워진 '동해신묘지'에는 '동해'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 과정에서 '동해신묘중수기사비'의 잘린 흔적이 일제강점기 일본이 '동해' 이름을 지우려 한 것임이 드러났다. 일본은 왜 동해를 지우려 했을까.

격동의 세월, 잊혀간 동해

동해의 시련에는 한반도 역사가 새겨져 있다. 그 전까지 세계 지도에서 통용되던 우리 바다 이름은 일제강점기 무렵부터 급격하게 사라졌다. 일제강점기 35년 세월이 2천 년 이상 불려온 우리 바다 이름을 세계 지도에서 지우고 만 것이다.

제국주의 서구 열강 세력이 해상 진출 경쟁을 벌이던 무렵, 1921년 6월 21일 국제수로기구가 창립된다. 1929년 해상 안전과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세계 바다의 명칭을 공식화하는 첫 번째 회의가 열리지만, 우리는 1910년부터 일제가 통치하고 있어 대표를 파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전 세계가 사용하는 해도집(S-23)에 '일본해'가 표기되면서 우리는 '동해' 이름을 잃고 만다.

그 후 식민 지배를 거친 한국은 6.25 전쟁 발발과 전쟁 후 황폐화한 민중의 삶을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 동안 해도집(S-23) 2차, 3차 개정판이 발행됐다. 3차 개정판이 발행된 53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동해'는 '일본해'로 불리고 있다.

한국은 1991년 국제연합(UN) 가입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회 여론과 노력이 형성된 것도 그 즈음부터다. 동해 이름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는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과거 수난의 역사를 회복하고 국제사회에서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해’ 사수하지만…일본 주장의 오류들

'일본해'를 고수하는 일본의 입장은 무엇일까.


일본은 '일본해'가 세계적으로 공식화되고 정착된 유일한 명칭이며, 이를 병기 혹은 변경하는 것은 국제해양질서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엔 오류가 있다.


17세기 서양의 다양한 고지도를 보면 '동해' 바다의 다양한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의 주장을 검증하기 역부족인 이유다.

또한, 국제기구는 합의되지 않은 지역의 여러 명칭을 인정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이름으로 지명을 병기하고 있다.

국제기구가 '일본해'라는 이름을 공식 인정한 사실이 없음도 드러났다. 세계 해양 전문가 및 지도제작사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일본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명 병기는 세계적 추세…세계는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민간의 노력으로 많은 나라가 '동해'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아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미결로 남았지만,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여론은 점차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세계적인 지도 제작사의 병기 비율 확대와 2014년 버지니아주 동해·일본해 병기 교과서 법안 통과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도 동해·일본해 명칭 병기가 가장 평화적 해결 방안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동해' 이름 찾기는 동아시아 시대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존하는 노력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머나먼 여정, 동해 이름을 찾기 위한 길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KBS 특집 다큐멘터리 '동해(東海)'는 4월 23일(일) 오전 10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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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해가 ‘일본해’?!…일본 주장의 오류는?
    • 입력 2017-04-23 08: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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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동쪽 바다, 수천 년 동안 불러왔지만 세계에서는 낯선 이름 '동해'. 여러 기관과 민간의 끈질긴 노력으로 과거보다 '동해' 이름이 많이 확산됐지만 여전히 세계에서는 '일본해'가 익숙하다.

그러나 '동해'는 우리가 반드시 되찾아야 할 이름이다.

2012년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동해·일본해 병기는 무산됐다. 그리고 5년이 흐른 지금. 오는 24~28일 제19차 총회를 앞두고 다시 '동해' 이름을 찾기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본다.



곳곳에 새겨진 ‘동해’의 유구한 역사

오래 전부터 동해는 역사가 바뀌어도 변함없이 한반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하는 애국가 첫 소절은 동해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동해 자락 곳곳에서도 동해의 유구한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660년 현종 원년 당시, 강원도 관찰사 허목이 바다를 터로 살아가는 백성들을 위해 세운 '척주동해비'와 고려 시대 세워진 '동해신묘지'에는 '동해'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 과정에서 '동해신묘중수기사비'의 잘린 흔적이 일제강점기 일본이 '동해' 이름을 지우려 한 것임이 드러났다. 일본은 왜 동해를 지우려 했을까.

격동의 세월, 잊혀간 동해

동해의 시련에는 한반도 역사가 새겨져 있다. 그 전까지 세계 지도에서 통용되던 우리 바다 이름은 일제강점기 무렵부터 급격하게 사라졌다. 일제강점기 35년 세월이 2천 년 이상 불려온 우리 바다 이름을 세계 지도에서 지우고 만 것이다.

제국주의 서구 열강 세력이 해상 진출 경쟁을 벌이던 무렵, 1921년 6월 21일 국제수로기구가 창립된다. 1929년 해상 안전과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세계 바다의 명칭을 공식화하는 첫 번째 회의가 열리지만, 우리는 1910년부터 일제가 통치하고 있어 대표를 파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전 세계가 사용하는 해도집(S-23)에 '일본해'가 표기되면서 우리는 '동해' 이름을 잃고 만다.

그 후 식민 지배를 거친 한국은 6.25 전쟁 발발과 전쟁 후 황폐화한 민중의 삶을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 동안 해도집(S-23) 2차, 3차 개정판이 발행됐다. 3차 개정판이 발행된 53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동해'는 '일본해'로 불리고 있다.

한국은 1991년 국제연합(UN) 가입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회 여론과 노력이 형성된 것도 그 즈음부터다. 동해 이름을 되찾아야 하는 이유는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과거 수난의 역사를 회복하고 국제사회에서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본해’ 사수하지만…일본 주장의 오류들

'일본해'를 고수하는 일본의 입장은 무엇일까.


일본은 '일본해'가 세계적으로 공식화되고 정착된 유일한 명칭이며, 이를 병기 혹은 변경하는 것은 국제해양질서에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엔 오류가 있다.


17세기 서양의 다양한 고지도를 보면 '동해' 바다의 다양한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의 주장을 검증하기 역부족인 이유다.

또한, 국제기구는 합의되지 않은 지역의 여러 명칭을 인정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는 다양한 이름으로 지명을 병기하고 있다.

국제기구가 '일본해'라는 이름을 공식 인정한 사실이 없음도 드러났다. 세계 해양 전문가 및 지도제작사의 의견을 들어보아도 일본의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지명 병기는 세계적 추세…세계는 ‘평화적 해결’을 원한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민간의 노력으로 많은 나라가 '동해'를 향한 우리의 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아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미결로 남았지만,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여론은 점차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세계적인 지도 제작사의 병기 비율 확대와 2014년 버지니아주 동해·일본해 병기 교과서 법안 통과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도 동해·일본해 명칭 병기가 가장 평화적 해결 방안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동해' 이름 찾기는 동아시아 시대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존하는 노력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머나먼 여정, 동해 이름을 찾기 위한 길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KBS 특집 다큐멘터리 '동해(東海)'는 4월 23일(일) 오전 10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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