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맞아?…일자리와 소비는 왜 부진?

입력 2017.04.29 (09:42) 수정 2017.04.2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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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1-3월) 우리 경제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9%로 지난해 4분기보다 0.4%p나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가 기나긴 침체터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수출이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고 투자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을 밀어주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제품 등 우리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4분기 -0.1%였던 전분기대비 수출 증가율이 올 1분기에는 +1.9%를 기록했다.

이런 수출호조에 힘입어 1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2.0%로 25개 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4.3%, 건설투자는 5.3% 늘면서 국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둔화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었으나 그 불안감도 사그러드는 모습이다.

대기업 실적 예상 크게 뛰어넘어...코스피 사상최고치 돌파 눈앞

반도체 수출호조로 삼성전자가 1분기 1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2번째 분기별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도 1분기 생활 가전 부문에서 세계 백색 가전업계 최초로 11.2%라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거뒀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9.7%늘었고 영업이익은 82.4%나 증가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조선업 침체에도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비중을 늘린 현대중공업은 1분기 6000억 원 대 영업이익을 냈고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012년 4분기 이후 17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런 대기업들의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발표로 코스피는 2200을 넘어서며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사상최고치 돌파도 눈 앞에 두고 있다.


경기 본격적 회복기 접어들었나 ... 올해 전망치 잇단 상향 조정

주형환 통상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초 전망한 올해 수출 증가율을 2.9%에서 6-7%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한국은행은 두 주 전에 2.5%에서 2.6%로 높였고 국제통화기금 IMF도 2.6%에서 2.7%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수출과 투자가 살아나면서 올해 성장률은 이런 수정치보다도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늘지 않는 일자리와 소비 침체

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각종 경제지표가 보여주고 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도는 높지 않다.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하면서 제조업 경기는 눈에 띠게 좋아졌지만 제조업의 생산설비 자동화로 경제개발기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었던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일자리는 46만 6천개가 늘었지만 44만개가 도소매와 건설, 서비스업에서 늘어났고 제조업일자리는 9개월 연속 감세를 나타냈다. 수출이 잘되면 제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과거의 공식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고 있다.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들의 사정만 나아졌지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약화되면서 대기업의 좋은 실적이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로 확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생산과 수출 등 다른 지표들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소비지표만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소비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업을 대신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서비스업은 올 1분기 0.1% 성장하는데 그쳐 8년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특히 일자리 창출효과가 낮은 IT와 석유화학 산업들에 국한돼 있어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기업의 좋은 실적이 서민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와함께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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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회복 맞아?…일자리와 소비는 왜 부진?
    • 입력 2017-04-29 09:42:29
    • 수정2017-04-29 10:19:27
    취재K

지난 1분기(1-3월) 우리 경제는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0.9%로 지난해 4분기보다 0.4%p나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가 기나긴 침체터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수출이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고 투자가 살아나면서 경기회복을 밀어주는 모습이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제품 등 우리 품목의 수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4분기 -0.1%였던 전분기대비 수출 증가율이 올 1분기에는 +1.9%를 기록했다.

이런 수출호조에 힘입어 1분기 제조업 성장률은 2.0%로 25개 분기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4.3%, 건설투자는 5.3% 늘면서 국내외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올해 실적이 크게 둔화되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컸었으나 그 불안감도 사그러드는 모습이다.

대기업 실적 예상 크게 뛰어넘어...코스피 사상최고치 돌파 눈앞

반도체 수출호조로 삼성전자가 1분기 1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역대 2번째 분기별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도 1분기 생활 가전 부문에서 세계 백색 가전업계 최초로 11.2%라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거뒀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9.7%늘었고 영업이익은 82.4%나 증가했다. 1분기 실적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조선업 침체에도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비중을 늘린 현대중공업은 1분기 6000억 원 대 영업이익을 냈고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012년 4분기 이후 17개 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이런 대기업들의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발표로 코스피는 2200을 넘어서며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사상최고치 돌파도 눈 앞에 두고 있다.


경기 본격적 회복기 접어들었나 ... 올해 전망치 잇단 상향 조정

주형환 통상산업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초 전망한 올해 수출 증가율을 2.9%에서 6-7%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한국은행은 두 주 전에 2.5%에서 2.6%로 높였고 국제통화기금 IMF도 2.6%에서 2.7%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올해 우리 경제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수출과 투자가 살아나면서 올해 성장률은 이런 수정치보다도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늘지 않는 일자리와 소비 침체

경기는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음을 각종 경제지표가 보여주고 있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체감도는 높지 않다. 수출이 경기회복을 주도하면서 제조업 경기는 눈에 띠게 좋아졌지만 제조업의 생산설비 자동화로 경제개발기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었던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3월 일자리는 46만 6천개가 늘었지만 44만개가 도소매와 건설, 서비스업에서 늘어났고 제조업일자리는 9개월 연속 감세를 나타냈다. 수출이 잘되면 제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과거의 공식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고 있다.

수출을 주로 하는 대기업들의 사정만 나아졌지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약화되면서 대기업의 좋은 실적이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로 확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생산과 수출 등 다른 지표들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소비지표만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국내 소비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제조업을 대신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서비스업은 올 1분기 0.1% 성장하는데 그쳐 8년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이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특히 일자리 창출효과가 낮은 IT와 석유화학 산업들에 국한돼 있어 서민들의 밑바닥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 대기업의 좋은 실적이 서민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와함께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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