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처럼 살기 싫었는데”…‘묘도’의 초보 농사꾼

입력 2017.05.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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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닮았다는 섬 '묘도'. 전남 여수에 있는 이 섬에는 사진 작가들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묘도의 하늘 풍경을 거울처럼 비춰낸다는 '다랑이 논'이다. 다랑이 논은 비탈진 산골짜기에 여러 층으로 겹겹이 만든 좁고 작은 논을 뜻한다.

팔십 평생 다랑이 논을 손으로 직접 일구며 농사를 지어온 고지식한 아버지, 그리고 그 옆에 중년의 아들이 있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 섬을 떠났던 아들은 오십이 넘어서야 아버지가 고집스럽게 걸어온 길을 함께 걷겠다고 나섰다.


아들 마음을 몰라주고 쉴 새없이 잔소리를 쏟아내는 아버지, 농삿일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두 사람은 별 탈 없이 올해 농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잠시도 아들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는 현장 감독 아버지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하다.

아들에게 다랑이 논의 의미는?


박정호 씨는 초보 농사꾼이기 전에 일곱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낮에는 여수화학단지 공장에서, 밤에는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잠시도 쉴 틈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아버지를 돕는 박정호 씨에게 다랑이 논은 어떤 의미일까.


아버지는 3년 전 한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 의사로부터 절대 농사를 지으면 안된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아버지는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이 다랑이 논을 덮쳤다.

농사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병원에 계신 아버지 대신 결국 혼자서 추수를 하게 된 아들은 포대 가득 담긴 나락을 보며 아버지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땅을 파면 먹을 게 나오는 법이여."라며 쌀을 구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몸으로 깨우친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논에서 보낸 1년 간의 감동스토리, '다큐공감-아버지의 다랑이 논'은 5월 6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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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처럼 살기 싫었는데”…‘묘도’의 초보 농사꾼
    • 입력 2017-05-05 08: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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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닮았다는 섬 '묘도'. 전남 여수에 있는 이 섬에는 사진 작가들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묘도의 하늘 풍경을 거울처럼 비춰낸다는 '다랑이 논'이다. 다랑이 논은 비탈진 산골짜기에 여러 층으로 겹겹이 만든 좁고 작은 논을 뜻한다.

팔십 평생 다랑이 논을 손으로 직접 일구며 농사를 지어온 고지식한 아버지, 그리고 그 옆에 중년의 아들이 있다.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 섬을 떠났던 아들은 오십이 넘어서야 아버지가 고집스럽게 걸어온 길을 함께 걷겠다고 나섰다.


아들 마음을 몰라주고 쉴 새없이 잔소리를 쏟아내는 아버지, 농삿일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두 사람은 별 탈 없이 올해 농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잠시도 아들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는 현장 감독 아버지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복잡하다.

아들에게 다랑이 논의 의미는?


박정호 씨는 초보 농사꾼이기 전에 일곱 딸을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낮에는 여수화학단지 공장에서, 밤에는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잠시도 쉴 틈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가장으로서 삶의 무게를 묵묵히 견디며 아버지를 돕는 박정호 씨에게 다랑이 논은 어떤 의미일까.


아버지는 3년 전 한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 의사로부터 절대 농사를 지으면 안된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아버지는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이 다랑이 논을 덮쳤다.

농사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병원에 계신 아버지 대신 결국 혼자서 추수를 하게 된 아들은 포대 가득 담긴 나락을 보며 아버지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땅을 파면 먹을 게 나오는 법이여."라며 쌀을 구하지 못하던 시절부터 몸으로 깨우친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논에서 보낸 1년 간의 감동스토리, '다큐공감-아버지의 다랑이 논'은 5월 6일(토)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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