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왜 커졌나

입력 2017.05.08 (08:10) 수정 2017.05.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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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주말과 휴일 전국을 휩쓴 산불로 축구장 2백20배 면적인, 백63만 제곱미터의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난 산불은 단 하룻만에 엄청난 면적의 산림과 민가 수십 채를 태웠습니다.

짧은 시간에 왜 이렇게 피해가 컸을까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세찬 바람을 따라 불이 이리저리 순식간에 옮겨 붙었기때문입니다.

이른바 도깨비 불이라고 불리는데요,

당시 강릉에 분 바람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1미터로 어른조차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강풍이 불씨를 사방으로 옮겨붙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데요,

게다다 산불 현장의 대지와 임야는 바짝 마른 상태였습니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에는 지난 달 23일부터 내려진 건조특보가 열흘 넘게 발효중이었는데요, .

산불 위험을 가장 키운다는 메마른 날씨와 강풍이 동시에 겹친 상황이었습니다.

산불 피해지에 불이 쉽게 옮겨붙는 소나무가 밀집한 것도 산불 확산을 부추겼는데요,

<녹취> 김석중(강릉시청 산림계장) : "(소나무의) 송진 성분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확산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리, 비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봄철 동해안 지역에서는 산불이 났다하면 이번처럼 대형 산불로 번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낙산사가 화염에 휩싸였던 지난 2005년 양양 산불도 그랬구요,

2000년 4월에는 강릉 등 강원 영동 다섯 개 시군에 동시에 산불이 나 여의도 면적의 80배가 넘는 산림을 불태우기도 했는데요,

봄철 동해안 지역에 대형 산불이 집중되는 건 이 지역의 특별한 날씨 영향이 큰데요,

봄에는 남고북저 형의 기압배치가 자주 나타나 한반도에 서풍을 몰고 옵니다.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태백산맥과 역전층 사이의 좁은 틈을 지나며 압축돼 초속 30미터의 강풍으로 돌변하는 겁니다.

여기에 올해는 유난히 비도 적었습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강릉 등 영동 지방의 누적 강수량은 예년의 50~6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메마른 날씨가 이어졌는데요,

계곡이 깊은 지형 특성상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국지적인 강풍이 부는 것도 산불 확산을 부채질하는데요,

그런데 이번 산불에서는 정부 당국의 미흡한 대처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산불 경보 '심각' 단계가 처음 발령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지만, 이번에도 정작 주민들은 한 통의 재난문자도 받지 못했는데요,

재난 알림이 없어 생후 24일 된 아들과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는 사연이 인터넷에 올라올 정도로 주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긴급 재난문자 송출 대상에 지진해일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는 물론 산불까지 포함돼 있었지만 국민안전처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산불 주무부처인 산림청 등에서 문자 발송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재난 상황 시 부처 간 혼선이 다시 확인되면서 정부 대응 시스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점검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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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피해 왜 커졌나
    • 입력 2017-05-08 08:14:02
    • 수정2017-05-08 09: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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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주말과 휴일 전국을 휩쓴 산불로 축구장 2백20배 면적인, 백63만 제곱미터의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강원도 강릉과 삼척에서 난 산불은 단 하룻만에 엄청난 면적의 산림과 민가 수십 채를 태웠습니다.

짧은 시간에 왜 이렇게 피해가 컸을까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바로 세찬 바람을 따라 불이 이리저리 순식간에 옮겨 붙었기때문입니다.

이른바 도깨비 불이라고 불리는데요,

당시 강릉에 분 바람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1미터로 어른조차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강풍이 불씨를 사방으로 옮겨붙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데요,

게다다 산불 현장의 대지와 임야는 바짝 마른 상태였습니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에는 지난 달 23일부터 내려진 건조특보가 열흘 넘게 발효중이었는데요, .

산불 위험을 가장 키운다는 메마른 날씨와 강풍이 동시에 겹친 상황이었습니다.

산불 피해지에 불이 쉽게 옮겨붙는 소나무가 밀집한 것도 산불 확산을 부추겼는데요,

<녹취> 김석중(강릉시청 산림계장) : "(소나무의) 송진 성분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확산되는 속도가 상당히 빨리, 비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봄철 동해안 지역에서는 산불이 났다하면 이번처럼 대형 산불로 번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낙산사가 화염에 휩싸였던 지난 2005년 양양 산불도 그랬구요,

2000년 4월에는 강릉 등 강원 영동 다섯 개 시군에 동시에 산불이 나 여의도 면적의 80배가 넘는 산림을 불태우기도 했는데요,

봄철 동해안 지역에 대형 산불이 집중되는 건 이 지역의 특별한 날씨 영향이 큰데요,

봄에는 남고북저 형의 기압배치가 자주 나타나 한반도에 서풍을 몰고 옵니다.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태백산맥과 역전층 사이의 좁은 틈을 지나며 압축돼 초속 30미터의 강풍으로 돌변하는 겁니다.

여기에 올해는 유난히 비도 적었습니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강릉 등 영동 지방의 누적 강수량은 예년의 50~6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메마른 날씨가 이어졌는데요,

계곡이 깊은 지형 특성상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국지적인 강풍이 부는 것도 산불 확산을 부채질하는데요,

그런데 이번 산불에서는 정부 당국의 미흡한 대처도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산불 경보 '심각' 단계가 처음 발령될 정도로 피해가 심각했지만, 이번에도 정작 주민들은 한 통의 재난문자도 받지 못했는데요,

재난 알림이 없어 생후 24일 된 아들과 겨우 몸만 빠져나왔다는 사연이 인터넷에 올라올 정도로 주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긴급 재난문자 송출 대상에 지진해일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는 물론 산불까지 포함돼 있었지만 국민안전처의 조치는 없었습니다.

산불 주무부처인 산림청 등에서 문자 발송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인데요,

재난 상황 시 부처 간 혼선이 다시 확인되면서 정부 대응 시스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점검과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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