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하는 동물보호소

입력 2002.08.1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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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 추적, 오늘은 버려진 동물들이 제대로 보호받기는커녕 오히려 죽어가고 있는 일부 동물보호소의 실태를 고발합니다.
권혁주 기자입니다.
⊙기자: 한 민간인이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소입니다.
이 곳에는 구조된 야생동물과 서울시에서 위탁받은 길 잃은 애완동물 170여 마리가 수용돼 있습니다.
그러나 말만 보호소일 뿐 동물들의 상태는 말이 아닙니다.

씻기지 않아 지저분하고 심한 냄새까지 나는 데다 비쩍 말라 있습니다.
이 강아지는 심한 염증으로 털이 벗겨져 피부가 가죽처럼 돼 버렸습니다.
또 결막염을 앓고 있는 강아지 등 병든 동물들의 모습은 더욱 비참합니다.
고양이들에게는 고양이 사료가 아닌 개 사료를 줘 아예 입도 안 대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소 자원봉사자: (동물들이) 밥을 못먹어서 거의 말라 비틀어져서 비틀비틀 일어나지도 못하고 죽기 직전의 상태로 되더라고요.
⊙기자: 야생동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천연기념물인 소쩍새가 취재진이 촬영을 위해 접근한 뒤에야 죽은 것이 확인됐습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아까 낮까지만해도 건강했었는데...
⊙기자: 그러나 뻣뻣한 상태로 보아서는 죽은 지 하루 이틀 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나마 있는 치료약도 대부분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얻은 약들이에요. 유통기간이 지났는데 써라 그래서 얻은 거예요.
⊙기자: 치료일지도 없고 아무 기록도 없는 관리대장에는 먼지만 쌓여 있습니다.
⊙박우재(동물학대방지연합 수의사): 비위생적으로 관리가 되고 그 다음에 아픈 동물에 대해서 특별한 처치 없이 그냥 방치돼 있는 상태 같습니다.
⊙기자: 버려진 동물들은 이 곳에 들어와 35일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킵니다.
지난해의 경우 3200여 마리 가운데 2200마리가 안락사됐습니다.
10마리 중 7마리가 여기서 죽어나간 것입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지 줘요.
가지고 가는 사람이 없는데...
⊙기자: 이 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단법인 동물보호소입니다.
그래서 서울시 20개 구청으로부터 매달 80만원씩 받지만 사료값도 모자랄 만큼 재정 적자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국내 애완동물 시장은 연간 수천억 원 대에 이를 만큼 성장했지만 버려지거나 죽어가는 동물들을 돌보는 것은 크게 부족한 셈입니다.
선진국처럼 정부나 자치단체가 나서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형태로 다치거나 갈 곳이 없는 동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KBS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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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학대하는 동물보호소
    • 입력 2002-08-1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현장 추적, 오늘은 버려진 동물들이 제대로 보호받기는커녕 오히려 죽어가고 있는 일부 동물보호소의 실태를 고발합니다. 권혁주 기자입니다. ⊙기자: 한 민간인이 운영하고 있는 동물보호소입니다. 이 곳에는 구조된 야생동물과 서울시에서 위탁받은 길 잃은 애완동물 170여 마리가 수용돼 있습니다. 그러나 말만 보호소일 뿐 동물들의 상태는 말이 아닙니다. 씻기지 않아 지저분하고 심한 냄새까지 나는 데다 비쩍 말라 있습니다. 이 강아지는 심한 염증으로 털이 벗겨져 피부가 가죽처럼 돼 버렸습니다. 또 결막염을 앓고 있는 강아지 등 병든 동물들의 모습은 더욱 비참합니다. 고양이들에게는 고양이 사료가 아닌 개 사료를 줘 아예 입도 안 대고 있습니다. ⊙동물보호소 자원봉사자: (동물들이) 밥을 못먹어서 거의 말라 비틀어져서 비틀비틀 일어나지도 못하고 죽기 직전의 상태로 되더라고요. ⊙기자: 야생동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천연기념물인 소쩍새가 취재진이 촬영을 위해 접근한 뒤에야 죽은 것이 확인됐습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아까 낮까지만해도 건강했었는데... ⊙기자: 그러나 뻣뻣한 상태로 보아서는 죽은 지 하루 이틀 지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나마 있는 치료약도 대부분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얻은 약들이에요. 유통기간이 지났는데 써라 그래서 얻은 거예요. ⊙기자: 치료일지도 없고 아무 기록도 없는 관리대장에는 먼지만 쌓여 있습니다. ⊙박우재(동물학대방지연합 수의사): 비위생적으로 관리가 되고 그 다음에 아픈 동물에 대해서 특별한 처치 없이 그냥 방치돼 있는 상태 같습니다. ⊙기자: 버려진 동물들은 이 곳에 들어와 35일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킵니다. 지난해의 경우 3200여 마리 가운데 2200마리가 안락사됐습니다. 10마리 중 7마리가 여기서 죽어나간 것입니다. ⊙동물보호소 직원: 가지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지 줘요. 가지고 가는 사람이 없는데... ⊙기자: 이 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사단법인 동물보호소입니다. 그래서 서울시 20개 구청으로부터 매달 80만원씩 받지만 사료값도 모자랄 만큼 재정 적자에 시달린다고 말합니다. 국내 애완동물 시장은 연간 수천억 원 대에 이를 만큼 성장했지만 버려지거나 죽어가는 동물들을 돌보는 것은 크게 부족한 셈입니다. 선진국처럼 정부나 자치단체가 나서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형태로 다치거나 갈 곳이 없는 동물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입니다. KBS뉴스 권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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