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번호 변경됐어요” 캐나다 회사 속인 국제사기극 내막

입력 2017.05.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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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번호 변경됐어요” 캐나다 회사 속인 국제사기극 내막

“계좌번호 변경됐어요” 캐나다 회사 속인 국제사기극 내막

A(57)씨 사기극은 한 통의 이메일로 시작됐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능한 A씨는 지난 2월 충남 천안 소재의 한 의류제조업체 직원인 C(42)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보낸 이메일에는 받은 사람이 열어 보는 순간 수신자의 관련 정보를 빼내는 악성 코드가 첨부돼 있었다. C씨는 의류제조업체의 해외영업 담당자였다.

A씨의 의도는 그대로 관철됐다. C씨가 이메일을 열어 본 순간 그의 컴퓨터 시스템은 악성 코드에 감염됐다. A씨는 원격으로 C씨의 이메일 등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A씨는 C씨의 이메일 정보를 뒤졌다. 그 결과 C씨의 회사가 캐나다의 한 무역업체와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C씨와 접촉하는 캐나다 직원의 이메일을 알아냈다. 그리고선 그 캐나다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회사 입금 계좌가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 입금 계좌라고 알려준 계좌는 사실은 A씨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계좌였다.

캐나다 직원은 이를 믿고 지난 2월 23일 변경된 계좌로 10만달러(한화 1억2000만원)를 보냈다. A씨는 이를 즉시 인출해 챙겼다.

A씨의 범행은 거래 대금이 들어오지 않음을 수상히 여긴 C씨가 캐나다 거래업체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A(57)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번 사기 과정에서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인 1명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메일로 결제 계좌 변경 요청이 오면 반드시 전화·팩스·SNS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무역 사기의 시작은 해킹이므로 정품 백신을 설치해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출처가 불명한 이메일 첨부 파일은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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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좌번호 변경됐어요” 캐나다 회사 속인 국제사기극 내막
    • 입력 2017-05-15 16:34:26
    취재K
A(57)씨 사기극은 한 통의 이메일로 시작됐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능한 A씨는 지난 2월 충남 천안 소재의 한 의류제조업체 직원인 C(42)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보낸 이메일에는 받은 사람이 열어 보는 순간 수신자의 관련 정보를 빼내는 악성 코드가 첨부돼 있었다. C씨는 의류제조업체의 해외영업 담당자였다.

A씨의 의도는 그대로 관철됐다. C씨가 이메일을 열어 본 순간 그의 컴퓨터 시스템은 악성 코드에 감염됐다. A씨는 원격으로 C씨의 이메일 등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A씨는 C씨의 이메일 정보를 뒤졌다. 그 결과 C씨의 회사가 캐나다의 한 무역업체와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C씨와 접촉하는 캐나다 직원의 이메일을 알아냈다. 그리고선 그 캐나다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회사 입금 계좌가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다. 회사 입금 계좌라고 알려준 계좌는 사실은 A씨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계좌였다.

캐나다 직원은 이를 믿고 지난 2월 23일 변경된 계좌로 10만달러(한화 1억2000만원)를 보냈다. A씨는 이를 즉시 인출해 챙겼다.

A씨의 범행은 거래 대금이 들어오지 않음을 수상히 여긴 C씨가 캐나다 거래업체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A(57)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번 사기 과정에서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외국인 1명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메일로 결제 계좌 변경 요청이 오면 반드시 전화·팩스·SNS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무역 사기의 시작은 해킹이므로 정품 백신을 설치해 지속해서 업데이트하고 출처가 불명한 이메일 첨부 파일은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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