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한권 교수(국립외교원) “중량급 특사단 국익 우선 당당한 외교 본격화” ①

입력 2017.05.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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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5월 18일(목요일)
□ 출연자 : 김한권 교수 (국립외교원)


“중량급 특사단 국익 우선 당당한 외교 본격화”

[윤준호] 문재인 대통령이 특사 파견으로 4강 외교를 본격화했습니다. 어제 홍석현 특사와 문희상 특사가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출발했고 오늘 이해찬 특사가 중국으로 출발합니다. 새 정부의 4강 외교, 큰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은 어떤 것인지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한권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한권]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새 정부의 4강 특사 외교가 어제 특사들 파견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먼저 특사 외교는 어떤 경우에 하게 되고 이번 특사들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됩니까?

[김한권] 특사 외교는, 이번 특사 외교의 특징을 본다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상 외교가 있기 전에 기존에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해 보고 또 한국의 뜻을 전달하고 상대편의 얘기를 듣는, 그러니까 어찌 보면 우리의 의견을 먼저 알리고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양측 간 기본적인 큰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다는 그런 외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사단은 중량급 인사와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측근들이라는 인물들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특사 외교를 펼치는 장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이번 특사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다 해당국과의 인연이 보이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전 주미 한국 대사를 역임했던 홍석현 미국 특사 또 이해찬 대중 특사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중국의 특사로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윤준호] 문희상 일본 특사는 한일의원연맹과의 인연이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기존에 일본 의원들과도 많은 교류가 있는 대표적인 한국 의원 외교를 펼친 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윤준호] 이번에 보면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한미 간 관계입니다. 6월 말, 그러니까 다음 달 말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이미 확정했고요. 이게 우리나라 역대 정부 가운데에서 가장 빠른 케이스라고 하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이 의미를 살펴보자면, 한국 외교가 한미 관계를 중시하고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빠르게 이런 특사 외교를 미국에 대해서 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아무래도 탄핵 정국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하고 한국의 대통령하고 못 만난 게 벌써 한 3개월이 넘다 보니까 좀 서두른 측면도 있어 보이죠?

[김한권] 맞습니다. 한미 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는 사드 배치 관련된 문제로 많은 현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간 정치적 해결을 위한 만남이라든가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한미 간 특사 외교 또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현안들에 대해서 빠른 대응을 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정상회담을 빨리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성공적 회담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요. 저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그러니까 북핵 폐기에는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으로 가는 방향에 있어서 대화의 조건이라든가, 즉 남북 대화의 조건 측면에서는 서로 간에 엇박자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아니면 차이가 없어 보입니까?

[김한권] 일단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전체적인 북한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는 큰 방향에서 한미 간 공통적인 인식과 공통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다른 점이 많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대화의 조건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였습니다. 먼저 한미 간에는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일 때만 대화에 응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요. 최근에 미국의 입장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틀 전에 주 UN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UN안보리 긴급회의에 앞서서 북한 핵 개발과 관련 실험의 전면 중단이 이루어진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전 정부에 비해서 강한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었던 이번 신정부의 입장과 조금 더 가까워졌고 한미 간에도 이견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윤준호] 또 하나 한미 양국 간 핵심 현안이 사드 배치입니다. 오늘 새벽에 홍석현 미국 특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사드 얘기는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맥 매스터 보좌관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한국의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맥 맥스터 보좌관은 그 부분은 잘 알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나왔는데요. 미국 특사가 미국 출발하기에 앞서서 대통령의 생각이 후보 시절과는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말을 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로 보십니까?

[김한권] 그건 특사 외교로 가서 한미 간 사드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때 최대한의 공통점을 늘리고 오해가 있지 않게 하기 위한 그런 사전적인 발언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조금 더 명확히 홍석현 특사의 출국 전 발언을 살펴보자면, 한국 문재인 정부가 사드에 대응하는 방법은 한미 간에 정책적 방향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정책이 결정될 때까지 우리 한국 내부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미진했다는 것을 지적했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향의 차이가 있기보다는 절차의 문제 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지 신정부가 얘기하는 당당한 외교, 국익 우선의 외교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의 의미를 알리면서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고 어떠한 오해도 생기지 않게 노력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얘기했듯이 배치를 되돌린다거나 하는 그런 것보다는 공론화, 합의 과정이 빠졌던 만큼 그 과정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거죠?

[김한권] 지금 국회의 비준을 거치는 과정은, 어찌 보면 국민의 대표성을 가진 의회에 합의를 거침으로써 국민의 합의를 또 국론 통합을 높일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저는 정책 방향에 관한 변화보다는 과정에 관해서 미진한 점을 채운다는 걸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또 하나 현안이 한미 FTA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 이야기를 하면서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이 부분을 분명히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런데 홍석현 특사는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미국에서 먼저 제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이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정도인가요?

[김한권]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기간 동안 내세운 공약을 본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발한 이후 한미 간에 FTA에 관한 재협상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미 간 또는 국제적인 현안이 아니라 미국의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고 생각된다면 우리도 우리대로의 준비를 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 보면 한미 FTA가 한국이 일방적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왔다는 점과 또 미국 내에서 보면 한미 FTA가 없었으면 미국의 한국 무역 적자 폭이 오히려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점을 강조해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가 조금 조심한다면 현재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NAFTA 재협상의 내용을 조금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을 본다면 러스트 벨트의 제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많이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 NAFTA 협약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제품, 기계 공업 부분은 우리도 주의해서 대응을 마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우리가 멕시코 쪽에 공장이 많이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중국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찬 특사가 오늘 중국으로 떠나는데요. 중국이 이해찬 특사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죠?

[김한권] 네. 일단 중국 언론 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환구시보에서 본다면 아주 중량급 인사를 보냈고 이를 통해서 한국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논평을 통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저번에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왔지 않습니까? 시진핑 주석도 만났고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K-POP 차트가 부활하고 있고 롯데마트 온라인 홈페이지가 다시 열리고 일각에서는 중단됐던 중국인 단체 한국 관광이 다시 재개될 조짐까지 보인다는 식으로 벌써 금한령 해제 움직임이 나온다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 이해찬 특사나 우리에게 더 부담이 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김한권]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도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를 본다면 한국과의 관계를 언제까지 이렇게 냉각적인 관계로 가져가기에는 전략적으로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측에서도 이번 신정부가 출범함에 따라서 이것을 계기로 새로운 한중 관계와 기존 냉각됐던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거기의 첫 단추가 바로 이번 특사 외교를 통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전 작업으로 말씀해 주신 대로 그동안 한국 제품이나 여행, 한류 콘텐츠에 관해서 눈에 보이지 않게 가해졌던 조치들을 조금씩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거꾸로 얘기하면 우리가 이만큼 하니까 한국도 성의를 보이라고 나올 것 같아서요.

[김한권] 네, 말씀하신 대로 중국이 많은 성의를 보이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부흥해야 된다는 외교적인 부담감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드 배치 문제라든가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은 한중 간에 공통적인 것을 유지하고 있고 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 특히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양측 간 이해 차이는 어떤 외교적 부담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입장과 중국의 입장을 서로 명확히 이해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이해관계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크게 본다면 대표적으로 사드 배치 문제는 미중 간에 풀어야 될,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구축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미중 사이에 있고요.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에 관한 역할과 기술의 확대나 원래 기존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사드 배치 역할 그 자체냐에 관한 논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한중 간에 협의할 수 있는 공통 이해를 확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랜드 디자인을 가지고 이걸 대처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문희상 일본 특사가 어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성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문희상 특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국민감정은 전달했지만 일본측이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일본 언론들은 합의 이행을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얘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김한권] 아마도 한일 간에 위안부 합의에 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른 점이 이번에도 다시 한 번 표출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펼치고자 하는 당당한 외교 중에 국민들의 합의라는 부분의 강조점과 다시 한 번 이러한 점을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즉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한국인 대부분이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전달했고요.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 고노, 무라야마, 간 나오토 담화 그리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중심으로 한국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는, 즉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 또 우리의 문제점과 인식을 정확히 전달하지만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된다는 점은 또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과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어떤 발전을 할 수 있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 안보 의식에서 공통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일 간에 서로 이견을 줄이고 미래지항적인 발전을 추구한다는 그런 모습의 특사 외교가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윤준호] 결국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금 더 논의가 될 부분이라고 봐야 되겠네요.

[김한권] 네, 말씀하신 대로 이견 차이가 한국과 일본 여론에서 나타났듯이 서로 강조점이 다른데요. 결국 이러한 논의를 거쳐서 한일 정상 간 정치적 합의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한권]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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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한권 교수(국립외교원) “중량급 특사단 국익 우선 당당한 외교 본격화” ①
    • 입력 2017-05-18 10:27:1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8일(목요일)
□ 출연자 : 김한권 교수 (국립외교원)


“중량급 특사단 국익 우선 당당한 외교 본격화”

[윤준호] 문재인 대통령이 특사 파견으로 4강 외교를 본격화했습니다. 어제 홍석현 특사와 문희상 특사가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출발했고 오늘 이해찬 특사가 중국으로 출발합니다. 새 정부의 4강 외교, 큰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은 어떤 것인지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한권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한권]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새 정부의 4강 특사 외교가 어제 특사들 파견이 시작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먼저 특사 외교는 어떤 경우에 하게 되고 이번 특사들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됩니까?

[김한권] 특사 외교는, 이번 특사 외교의 특징을 본다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상 외교가 있기 전에 기존에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해 보고 또 한국의 뜻을 전달하고 상대편의 얘기를 듣는, 그러니까 어찌 보면 우리의 의견을 먼저 알리고 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양측 간 기본적인 큰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눠본다는 그런 외교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사단은 중량급 인사와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측근들이라는 인물들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특사 외교를 펼치는 장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이번 특사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다 해당국과의 인연이 보이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전 주미 한국 대사를 역임했던 홍석현 미국 특사 또 이해찬 대중 특사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중국의 특사로 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윤준호] 문희상 일본 특사는 한일의원연맹과의 인연이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기존에 일본 의원들과도 많은 교류가 있는 대표적인 한국 의원 외교를 펼친 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윤준호] 이번에 보면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 한미 간 관계입니다. 6월 말, 그러니까 다음 달 말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이미 확정했고요. 이게 우리나라 역대 정부 가운데에서 가장 빠른 케이스라고 하죠?

[김한권] 그렇습니다. 이 의미를 살펴보자면, 한국 외교가 한미 관계를 중시하고 특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빠르게 이런 특사 외교를 미국에 대해서 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아무래도 탄핵 정국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하고 한국의 대통령하고 못 만난 게 벌써 한 3개월이 넘다 보니까 좀 서두른 측면도 있어 보이죠?

[김한권] 맞습니다. 한미 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는 사드 배치 관련된 문제로 많은 현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간 정치적 해결을 위한 만남이라든가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하신 대로 한미 간 특사 외교 또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현안들에 대해서 빠른 대응을 하는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정상회담을 빨리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성공적 회담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요. 저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그러니까 북핵 폐기에는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으로 가는 방향에 있어서 대화의 조건이라든가, 즉 남북 대화의 조건 측면에서는 서로 간에 엇박자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아니면 차이가 없어 보입니까?

[김한권] 일단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전체적인 북한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는 큰 방향에서 한미 간 공통적인 인식과 공통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각론에 들어가서는 다른 점이 많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제재를 강화하면서도 대화의 조건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였습니다. 먼저 한미 간에는 북한의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와 비핵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보일 때만 대화에 응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요. 최근에 미국의 입장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틀 전에 주 UN 미국 대사인 니키 헤일리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UN안보리 긴급회의에 앞서서 북한 핵 개발과 관련 실험의 전면 중단이 이루어진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전 정부에 비해서 강한 제재를 유지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었던 이번 신정부의 입장과 조금 더 가까워졌고 한미 간에도 이견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윤준호] 또 하나 한미 양국 간 핵심 현안이 사드 배치입니다. 오늘 새벽에 홍석현 미국 특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사드 얘기는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맥 매스터 보좌관에게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한국의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맥 맥스터 보좌관은 그 부분은 잘 알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만 나왔는데요. 미국 특사가 미국 출발하기에 앞서서 대통령의 생각이 후보 시절과는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말을 해서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로 보십니까?

[김한권] 그건 특사 외교로 가서 한미 간 사드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눌 때 최대한의 공통점을 늘리고 오해가 있지 않게 하기 위한 그런 사전적인 발언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조금 더 명확히 홍석현 특사의 출국 전 발언을 살펴보자면, 한국 문재인 정부가 사드에 대응하는 방법은 한미 간에 정책적 방향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정책이 결정될 때까지 우리 한국 내부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미진했다는 것을 지적했다는 점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향의 차이가 있기보다는 절차의 문제 또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지 신정부가 얘기하는 당당한 외교, 국익 우선의 외교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의 의미를 알리면서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고 어떠한 오해도 생기지 않게 노력을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얘기했듯이 배치를 되돌린다거나 하는 그런 것보다는 공론화, 합의 과정이 빠졌던 만큼 그 과정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는 거죠?

[김한권] 지금 국회의 비준을 거치는 과정은, 어찌 보면 국민의 대표성을 가진 의회에 합의를 거침으로써 국민의 합의를 또 국론 통합을 높일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저는 정책 방향에 관한 변화보다는 과정에 관해서 미진한 점을 채운다는 걸 강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또 하나 현안이 한미 FTA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 이야기를 하면서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이 부분을 분명히 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그런데 홍석현 특사는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미국에서 먼저 제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이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정도인가요?

[김한권]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기간 동안 내세운 공약을 본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출발한 이후 한미 간에 FTA에 관한 재협상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건 한미 간 또는 국제적인 현안이 아니라 미국의 국내 정치적인 요인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고 생각된다면 우리도 우리대로의 준비를 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 보면 한미 FTA가 한국이 일방적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양국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왔다는 점과 또 미국 내에서 보면 한미 FTA가 없었으면 미국의 한국 무역 적자 폭이 오히려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점을 강조해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가 조금 조심한다면 현재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NAFTA 재협상의 내용을 조금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속을 본다면 러스트 벨트의 제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많이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 NAFTA 협약에서 강조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제품, 기계 공업 부분은 우리도 주의해서 대응을 마련해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우리가 멕시코 쪽에 공장이 많이 있으니까요. 이번에는 중국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찬 특사가 오늘 중국으로 떠나는데요. 중국이 이해찬 특사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죠?

[김한권] 네. 일단 중국 언론 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환구시보에서 본다면 아주 중량급 인사를 보냈고 이를 통해서 한국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논평을 통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저번에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왔지 않습니까? 시진핑 주석도 만났고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K-POP 차트가 부활하고 있고 롯데마트 온라인 홈페이지가 다시 열리고 일각에서는 중단됐던 중국인 단체 한국 관광이 다시 재개될 조짐까지 보인다는 식으로 벌써 금한령 해제 움직임이 나온다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 이해찬 특사나 우리에게 더 부담이 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세요?

[김한권] 지금 중국의 입장에서도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를 본다면 한국과의 관계를 언제까지 이렇게 냉각적인 관계로 가져가기에는 전략적으로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측에서도 이번 신정부가 출범함에 따라서 이것을 계기로 새로운 한중 관계와 기존 냉각됐던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거기의 첫 단추가 바로 이번 특사 외교를 통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전 작업으로 말씀해 주신 대로 그동안 한국 제품이나 여행, 한류 콘텐츠에 관해서 눈에 보이지 않게 가해졌던 조치들을 조금씩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거꾸로 얘기하면 우리가 이만큼 하니까 한국도 성의를 보이라고 나올 것 같아서요.

[김한권] 네, 말씀하신 대로 중국이 많은 성의를 보이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부흥해야 된다는 외교적인 부담감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드 배치 문제라든가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은 한중 간에 공통적인 것을 유지하고 있고 또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들, 특히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한 양측 간 이해 차이는 어떤 외교적 부담이라기보다는 한국의 입장과 중국의 입장을 서로 명확히 이해하고 거기에서 나타나는 이해관계의 차이를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크게 본다면 대표적으로 사드 배치 문제는 미중 간에 풀어야 될,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구축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미중 사이에 있고요. 한중 관계는 사드 배치에 관한 역할과 기술의 확대나 원래 기존대로 북한에 대응하는 사드 배치 역할 그 자체냐에 관한 논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한중 간에 협의할 수 있는 공통 이해를 확대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랜드 디자인을 가지고 이걸 대처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문희상 일본 특사가 어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성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문희상 특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국민감정은 전달했지만 일본측이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일본 언론들은 합의 이행을 충분히 이야기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얘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김한권] 아마도 한일 간에 위안부 합의에 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른 점이 이번에도 다시 한 번 표출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펼치고자 하는 당당한 외교 중에 국민들의 합의라는 부분의 강조점과 다시 한 번 이러한 점을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즉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한국인 대부분이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전달했고요. 여기에 대한 대응으로 고노, 무라야마, 간 나오토 담화 그리고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중심으로 한국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는, 즉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 또 우리의 문제점과 인식을 정확히 전달하지만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된다는 점은 또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과 어떤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어떤 발전을 할 수 있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 안보 의식에서 공통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일 간에 서로 이견을 줄이고 미래지항적인 발전을 추구한다는 그런 모습의 특사 외교가 나왔다고 생각됩니다.

[윤준호] 결국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금 더 논의가 될 부분이라고 봐야 되겠네요.

[김한권] 네, 말씀하신 대로 이견 차이가 한국과 일본 여론에서 나타났듯이 서로 강조점이 다른데요. 결국 이러한 논의를 거쳐서 한일 정상 간 정치적 합의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한권]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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