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풀풀’ 화물차 두고, 레저용만 폐차…왜?

입력 2017.05.18 (19:17) 수정 2017.05.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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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여보겠다며 10년이 넘은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를 풀풀 내뿜는 화물차는 그대로 두고, 멀쩡한 레저용 경유차만 주로 폐차되고 있어서, 공기가 깨끗해질지 의문입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폐차장.

사고 차량 사이로, 멀쩡한 레저용 경유차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차 한 대를 타봤습니다.

폐차장에 들어온 지 채 일주일도 안 된 조기 폐차 차량입니다.

보시다시피 운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요.

외관을 봐도 큰 부식 없이 멀쩡한 모습입니다.

<녹취> 정민수(차량 성능 검사원) : "소리라든지 육안으로 봤을 때도 지금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이중 2005년식 레저용 차량을 갖고 가서, 배출 가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측정해봤습니다.

배출 가스 측정치는 정상.

육안으로도 시커먼 매연이 나오는 화물차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매연에 섞인 미세먼지도 중형 화물차가 4배 이상 많습니다.

1월부터 석 달간 조기 폐차 신청 차량은 4만여 대.

이중 미세먼지를 많이 내뿜는 화물차는 21%에 그치고, 레저용 경유차는 70%가 넘습니다.

<인터뷰> 임기상(자동차시민연합 대표) : "오염물질 과다 배출은 화물차인데, 이 조기폐차의 예산배정은 소형 레저용(RV) 차이기 때문에 지금 제도의 엇박자가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기 폐차에 레저용 경유차가 집중되는 건, 최대 400만 원에 가까운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섭니다.

하지만, 3.5톤 미만 화물차 폐차로는 265 만원을 받는 데 그칩니다.

<녹취> 배상군(화물차량 운전자) : "부담도 되죠. 안 될 수가 없지. 차량 가격이 있는데 그거 200~300만 원 지원해준다고 해서 차를 그냥 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지원이 몰리면서 천억원 가까운 1년치 예산이 3개월여만에 바닥났습니다.

2024년까지 수도권 대기를 유럽 수준으로 정화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화물차 2만대씩을 폐차해야 하지만, 올해는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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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풀풀’ 화물차 두고, 레저용만 폐차…왜?
    • 입력 2017-05-18 19:19:17
    • 수정2017-05-19 1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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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여보겠다며 10년이 넘은 노후 경유차의 조기 폐차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를 풀풀 내뿜는 화물차는 그대로 두고, 멀쩡한 레저용 경유차만 주로 폐차되고 있어서, 공기가 깨끗해질지 의문입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폐차장.

사고 차량 사이로, 멀쩡한 레저용 경유차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차 한 대를 타봤습니다.

폐차장에 들어온 지 채 일주일도 안 된 조기 폐차 차량입니다.

보시다시피 운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요.

외관을 봐도 큰 부식 없이 멀쩡한 모습입니다.

<녹취> 정민수(차량 성능 검사원) : "소리라든지 육안으로 봤을 때도 지금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

이중 2005년식 레저용 차량을 갖고 가서, 배출 가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측정해봤습니다.

배출 가스 측정치는 정상.

육안으로도 시커먼 매연이 나오는 화물차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매연에 섞인 미세먼지도 중형 화물차가 4배 이상 많습니다.

1월부터 석 달간 조기 폐차 신청 차량은 4만여 대.

이중 미세먼지를 많이 내뿜는 화물차는 21%에 그치고, 레저용 경유차는 70%가 넘습니다.

<인터뷰> 임기상(자동차시민연합 대표) : "오염물질 과다 배출은 화물차인데, 이 조기폐차의 예산배정은 소형 레저용(RV) 차이기 때문에 지금 제도의 엇박자가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조기 폐차에 레저용 경유차가 집중되는 건, 최대 400만 원에 가까운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섭니다.

하지만, 3.5톤 미만 화물차 폐차로는 265 만원을 받는 데 그칩니다.

<녹취> 배상군(화물차량 운전자) : "부담도 되죠. 안 될 수가 없지. 차량 가격이 있는데 그거 200~300만 원 지원해준다고 해서 차를 그냥 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지원이 몰리면서 천억원 가까운 1년치 예산이 3개월여만에 바닥났습니다.

2024년까지 수도권 대기를 유럽 수준으로 정화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화물차 2만대씩을 폐차해야 하지만, 올해는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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