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베일 벗은 홍상수 감독 ‘클레어의 카메라’

입력 2017.05.2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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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장편 '클레어의 카메라'가 21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이날 칸의 살레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는 각국의 기자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극 초반에 "칸에 처음 왔다"며 스크린에 등장할 때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자벨 위페르 이외에 김민희, 정진영, 장미희가 주연한 이 영화는 칸 해변과 골목을 무대로 홍 감독의 전작들처럼 일상의 대화와 우연이 반복된다. 러닝타임도 69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칸에 출장 온 영화사 직원 만희(김민희)는 사장 양혜(장미희)로부터 "너는 정직하지 않다"며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는다.

해고당한 이유를 몰라 칸에서 방황하던 만희는 친구를 따라 칸에 온 프랑스인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우연히 만나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한다.

클레어는 만희를 만나기 전에 이미 양혜와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를 만났던 상황. 만희는 클레어와 대화를 나누다가 양혜가 자신과 소완수의 관계를 질투해 해고했음을 알게 된다.

이 영화에는 유독 '정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만희의 해고 사유가 '부정직'이고, 만희의 후배 여감독은 "살면서 솔직해야 영화도 솔직해진다"고 말한다.

극 중 클레어는 즉석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그는 사진을 찍기 전과 찍은 후의 피사체는 달라져 있다고 믿는다. 사진을 찍을 때처럼 뭐든지 찬찬히 바라봐야 그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5월 김민희가 '아가씨'로 칸영화제를 찾았을 때 홍 감독도 같이 방문해 칸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당시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연인 사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이다. 영화 속에서 소완수가 우연히 다시 만난 만희의 짧은 바지 차림을 보고 "무엇을 홀리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 양혜가 소완수에게 "젊은 여자애와 하룻밤 취해서 넘어가 놓고 뭐가 그렇게 심각해"라고 말하는 대목 등은 범상치 않게 들린다.

시사회 이후 영화 완성도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이 많았다. 한 영화인은 "중심인물을 정면이 아니라 수시로 옆얼굴을 포착해 응시하는 카메라 시선이나 줌 기법 등은 흥미롭지만, 홍상수의 습작 느낌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평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날 오후 '클레어의 카메라' 공식 상영회에 이어 이튿날인 22일 오후 열리는 '그 후' 공식 상영 행사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번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홍 감독의 또 다른 장편영화 '그 후'는 출판사 여직원을 잊지 못하는 유부남 봉완(권해효)과 그의 아내(조윤희), 출판사에 처음 출근한 아름(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해효와 그의 실제 부인인 연극배우 조윤희, 김민희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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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에서 베일 벗은 홍상수 감독 ‘클레어의 카메라’
    • 입력 2017-05-21 22:13:47
    연합뉴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장편 '클레어의 카메라'가 21일(현지시간) 처음 공개됐다.

이날 칸의 살레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는 각국의 기자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프랑스 국민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극 초반에 "칸에 처음 왔다"며 스크린에 등장할 때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자벨 위페르 이외에 김민희, 정진영, 장미희가 주연한 이 영화는 칸 해변과 골목을 무대로 홍 감독의 전작들처럼 일상의 대화와 우연이 반복된다. 러닝타임도 69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칸에 출장 온 영화사 직원 만희(김민희)는 사장 양혜(장미희)로부터 "너는 정직하지 않다"며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는다.

해고당한 이유를 몰라 칸에서 방황하던 만희는 친구를 따라 칸에 온 프랑스인 교사 클레어(이자벨 위페르)를 우연히 만나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한다.

클레어는 만희를 만나기 전에 이미 양혜와 영화감독 소완수(정진영)를 만났던 상황. 만희는 클레어와 대화를 나누다가 양혜가 자신과 소완수의 관계를 질투해 해고했음을 알게 된다.

이 영화에는 유독 '정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만희의 해고 사유가 '부정직'이고, 만희의 후배 여감독은 "살면서 솔직해야 영화도 솔직해진다"고 말한다.

극 중 클레어는 즉석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그는 사진을 찍기 전과 찍은 후의 피사체는 달라져 있다고 믿는다. 사진을 찍을 때처럼 뭐든지 찬찬히 바라봐야 그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5월 김민희가 '아가씨'로 칸영화제를 찾았을 때 홍 감독도 같이 방문해 칸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당시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연인 사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이다. 영화 속에서 소완수가 우연히 다시 만난 만희의 짧은 바지 차림을 보고 "무엇을 홀리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 양혜가 소완수에게 "젊은 여자애와 하룻밤 취해서 넘어가 놓고 뭐가 그렇게 심각해"라고 말하는 대목 등은 범상치 않게 들린다.

시사회 이후 영화 완성도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이 많았다. 한 영화인은 "중심인물을 정면이 아니라 수시로 옆얼굴을 포착해 응시하는 카메라 시선이나 줌 기법 등은 흥미롭지만, 홍상수의 습작 느낌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평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날 오후 '클레어의 카메라' 공식 상영회에 이어 이튿날인 22일 오후 열리는 '그 후' 공식 상영 행사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는다.

이번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홍 감독의 또 다른 장편영화 '그 후'는 출판사 여직원을 잊지 못하는 유부남 봉완(권해효)과 그의 아내(조윤희), 출판사에 처음 출근한 아름(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해효와 그의 실제 부인인 연극배우 조윤희, 김민희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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