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 필요…실효세율 인상 먼저”

입력 2017.05.22 (00:00) 수정 2017.05.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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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는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위기관리에 집중하고 우리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람 중심의 일자리 창출, 소득 중심의 성장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중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과 구조 개선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내실있는 편성과 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세와 관련해서는 조세감면 제도를 재점검하고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21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총리 지명 과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고 제가 어떤 과정으로 인선이 됐는지 연락받은 것도 없다"면서 "인사상 절차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친 김 후보자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보다 통화정책이 보다 유효하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고전적 관점이었다면, 지금처럼 저금리·저물가 상황에서는 통화와 재정이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특히 재정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차원에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 전체적으로 거시지표들이 좋은 사인을 일부 보내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 내실있는 지표를 짚어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추경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재정정책으로 정부가 총수요를 늘리는데 기여할 수 있지만 잘못되거나 왜곡되면 효과도 못 보면서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면서 "재정정책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재정정책,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런 내실있는 재정정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 재원에 대해 그는 "최근까지 세수 상황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은 세계잉여금과 더 들어오는 세수 추계를 보고 추경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를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증세와 관련해서도 우선 실효세율을 높인 뒤에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조세감면 혜택을 다시 들여다보고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한다든지 세정 측면에서 실효세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먼저"라며 "법인세 증세 문제는 여러 재원과 실효세율 방안을 검토한 뒤 아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개 논의가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오는 10월 만료를 앞둔 한중 통화스와프 등 대외 금융안전망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통화스와프도 최대한 연장해 국제금융안전망을 공고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외교문제, 국가 전체 차원에서 고려할 사항이 있어 경제당국 뿐 아니라 외교당국과 같이 협의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자가 최근 발간한 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후보자는 어렵게 아픈 가족사를 끄집어냈다. 그는 "3년 7개월 전에 큰 아들을 잃었는데 아들이 힘든 시기에 투병 의지를 살리기 위해 준비한 책이다. 경제현안이나 정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책에서 여러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킹핀'을 치는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의 의미에 대해 그는 "볼링에서 1번핀, 3번핀 뒤에 숨어있는 5번핀이 킹핀인데 이를 건드려야 10개 핀을 다 쓰러뜨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회문제해결에도 저성장 핀 뒤에 청년실업이나 저출산 핀이 있다면 같이 넘어뜨릴 수 있도록 현상 속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이른바 제이(J) 노믹스에서 생산성 향상 부분이 빠져있다는 지적에는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성은 사람 중심의 문제들, 성장이나 일자리에서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부총리로 직접 지명한 김 후보자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상고와 야간대학을 나와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행정고시에 합격,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명문고, 명문대를 나온 인재가 수두룩한 기재부에서 그는 치밀함과 철저함을 주 무기로 삼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냈고,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경제부총리에까지 지명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평소 기부에 관심이 많아 아주대 총장을 맡은 뒤에도 월급의 상당 부분을 주변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의왕시 자택으로 귀가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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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2 00:00:49
    • 수정2017-05-22 00: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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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는 "단기적으로는 대내외 위기관리에 집중하고 우리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사람 중심의 일자리 창출, 소득 중심의 성장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중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과 구조 개선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내실있는 편성과 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세와 관련해서는 조세감면 제도를 재점검하고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21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총리 지명 과정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고 제가 어떤 과정으로 인선이 됐는지 연락받은 것도 없다"면서 "인사상 절차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거친 김 후보자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정보다 통화정책이 보다 유효하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고전적 관점이었다면, 지금처럼 저금리·저물가 상황에서는 통화와 재정이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특히 재정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차원에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김 후보자는 "경제 전체적으로 거시지표들이 좋은 사인을 일부 보내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 내실있는 지표를 짚어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봤을 때 추경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재정정책으로 정부가 총수요를 늘리는데 기여할 수 있지만 잘못되거나 왜곡되면 효과도 못 보면서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면서 "재정정책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재정정책, 경제활력을 불어넣고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그런 내실있는 재정정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 재원에 대해 그는 "최근까지 세수 상황이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은 세계잉여금과 더 들어오는 세수 추계를 보고 추경 재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를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증세와 관련해서도 우선 실효세율을 높인 뒤에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후보자는 "조세감면 혜택을 다시 들여다보고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한다든지 세정 측면에서 실효세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먼저"라며 "법인세 증세 문제는 여러 재원과 실효세율 방안을 검토한 뒤 아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개 논의가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오는 10월 만료를 앞둔 한중 통화스와프 등 대외 금융안전망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통화스와프도 최대한 연장해 국제금융안전망을 공고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외교문제, 국가 전체 차원에서 고려할 사항이 있어 경제당국 뿐 아니라 외교당국과 같이 협의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후보자가 최근 발간한 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후보자는 어렵게 아픈 가족사를 끄집어냈다. 그는 "3년 7개월 전에 큰 아들을 잃었는데 아들이 힘든 시기에 투병 의지를 살리기 위해 준비한 책이다. 경제현안이나 정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책에서 여러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킹핀'을 치는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의 의미에 대해 그는 "볼링에서 1번핀, 3번핀 뒤에 숨어있는 5번핀이 킹핀인데 이를 건드려야 10개 핀을 다 쓰러뜨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회문제해결에도 저성장 핀 뒤에 청년실업이나 저출산 핀이 있다면 같이 넘어뜨릴 수 있도록 현상 속에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이른바 제이(J) 노믹스에서 생산성 향상 부분이 빠져있다는 지적에는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산성은 사람 중심의 문제들, 성장이나 일자리에서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부총리로 직접 지명한 김 후보자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상고와 야간대학을 나와 은행원으로 일하다가 행정고시에 합격, 정통 경제관료의 길을 걸었다. 명문고, 명문대를 나온 인재가 수두룩한 기재부에서 그는 치밀함과 철저함을 주 무기로 삼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냈고,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경제부총리에까지 지명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평소 기부에 관심이 많아 아주대 총장을 맡은 뒤에도 월급의 상당 부분을 주변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의왕시 자택으로 귀가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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