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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문재인 정부 출범
‘페미니스트 대통령’ 약속한 문재인, 여성 중용 어디까지?
입력 2017.05.22 (19:36) 정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성평등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서명서에 서약하는가 하면,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구성·여성가족부 강화·성별임금격차해소 5개년 계획 수립 등의 성평등 공약을 거침없이 제시했다. 그는 진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기대와 궁금증이 컸던 게 사실이다.

■ "'생물학적 구색 맞추기'를 넘어선 인사"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 남짓. 실제로 정부 인선에 '여풍(女風)'이 불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여성 중용의 신호탄은 첫 여성 인사수석 발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여성 최초 인사수석'에 조현옥(61)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임명했다. "사실상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 정부 전체에 균형인사를 구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인사철학을 뒷받침할 적임자,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 줄 인물"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번째 인물은 피우진(60) 국가보훈처장. 조현옥 수석은 "피우진 보훈처장은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기조를 이어갔다. 한 번도 여성을 수장으로 둬본 적 없던 중요 부처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다.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된다.

새 정부의 여성 인재 중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여성 각료가 '여성적'인 자리에만 한정되지 않고 핵심 요직에까지 나아갔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히 여성 숫자를 늘리기 위해 '생물학적 구색 맞추기' 식으로 끼워넣은 인사가 아니라, 정부 핵심 요직에 여성 인재를 등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기존에 사람들이 상상했던 방식을 뛰어넘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역시 "여성 리더십의 4가지 특징은 섬세함, 따뜻함, 성실함, 청렴성인데 '적폐청산', '반부패', '따뜻함' 등 문재인 정부가 기치로 내건 가치들과 맥을 같이한다"며 "평등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 여성 내각 30% 공약 지켜질까?

문 대통령이 초기 내각 여성장관 비율을 30%로 가져가고 이후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구성을 한다는 공약을 밝히면서, 어떤 여성 인사들이 입각할 지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초기 내각의 경우 현 정부 직제기준 17개 부처 가운데 5곳 정도에 여성장관을 임명하겠다는 것이 된다. 참고로 현직 장관 가운데 여성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한 명뿐이다.

현재 여성 입각이 유력한 부처로는 여성장관 배출 경험이 있는 여성가족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이 꼽힌다. 그밖에 한 번도 여성 장관을 둬본 적이 없던 국방부·통일부·고용노동부 등에도 여성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조기대선으로 급박하게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국정 운영에 나섰기 때문에 행정 경험이 부족한 교수 등 전문가보다 국회의원이나 관료들이 주로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숫자에 얽매이기보다는 성평등 의식 갖춘 인재 찾아야"

전문가들은 일단은 정부 인선 첫 출발에 합격점을 주면서도, 진정한 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 등용'이라는 숫자에 얽매이기보다는 점진적·순차적으로 여성 등용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단순히 여성 수를 늘리는 양적 조건뿐만 아니라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평등 감수성'이 있는 인재를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봉석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초빙교수는 "숫자만 동일하게 맞추는 것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누가 됐든지 적재 적소의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점진적 실행으로 국정 안정 또한 도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남녀 동수 내각 문제는 '생물학적 여자를 생물학적 남자만큼 많이 넣는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성평등 의식이나 인권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기존 위계질서 체계를 해체하거나 저항할 수 있는 위치에 가야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어쨌거나 새 내각 여성 비율이 얼마나 될지가 여전히 이슈가 된다는 건 우리 사회에 아직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성 인재 중용이라는 첫 출발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틀과 문화를 마련하는 과제가 문재인 정부 앞에 놓여져 있다.
  • ‘페미니스트 대통령’ 약속한 문재인, 여성 중용 어디까지?
    • 입력 2017-05-22 19:36:32
    정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여러 차례 공언했다.

"성평등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서명서에 서약하는가 하면,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구성·여성가족부 강화·성별임금격차해소 5개년 계획 수립 등의 성평등 공약을 거침없이 제시했다. 그는 진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기대와 궁금증이 컸던 게 사실이다.

■ "'생물학적 구색 맞추기'를 넘어선 인사"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열흘 남짓. 실제로 정부 인선에 '여풍(女風)'이 불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여성 중용의 신호탄은 첫 여성 인사수석 발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여성 최초 인사수석'에 조현옥(61)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임명했다. "사실상 최초의 여성 인사수석, 정부 전체에 균형인사를 구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인사철학을 뒷받침할 적임자,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 줄 인물"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번째 인물은 피우진(60) 국가보훈처장. 조현옥 수석은 "피우진 보훈처장은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강경화(62)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기조를 이어갔다. 한 번도 여성을 수장으로 둬본 적 없던 중요 부처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다. 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한국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이 된다.

새 정부의 여성 인재 중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여성 각료가 '여성적'인 자리에만 한정되지 않고 핵심 요직에까지 나아갔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단순히 여성 숫자를 늘리기 위해 '생물학적 구색 맞추기' 식으로 끼워넣은 인사가 아니라, 정부 핵심 요직에 여성 인재를 등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기존에 사람들이 상상했던 방식을 뛰어넘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형준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교수 역시 "여성 리더십의 4가지 특징은 섬세함, 따뜻함, 성실함, 청렴성인데 '적폐청산', '반부패', '따뜻함' 등 문재인 정부가 기치로 내건 가치들과 맥을 같이한다"며 "평등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호평했다.


■ 여성 내각 30% 공약 지켜질까?

문 대통령이 초기 내각 여성장관 비율을 30%로 가져가고 이후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 구성을 한다는 공약을 밝히면서, 어떤 여성 인사들이 입각할 지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초기 내각의 경우 현 정부 직제기준 17개 부처 가운데 5곳 정도에 여성장관을 임명하겠다는 것이 된다. 참고로 현직 장관 가운데 여성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한 명뿐이다.

현재 여성 입각이 유력한 부처로는 여성장관 배출 경험이 있는 여성가족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이 꼽힌다. 그밖에 한 번도 여성 장관을 둬본 적이 없던 국방부·통일부·고용노동부 등에도 여성 인사들의 하마평이 무성하다. 조기대선으로 급박하게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국정 운영에 나섰기 때문에 행정 경험이 부족한 교수 등 전문가보다 국회의원이나 관료들이 주로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숫자에 얽매이기보다는 성평등 의식 갖춘 인재 찾아야"

전문가들은 일단은 정부 인선 첫 출발에 합격점을 주면서도, 진정한 성평등 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 등용'이라는 숫자에 얽매이기보다는 점진적·순차적으로 여성 등용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단순히 여성 수를 늘리는 양적 조건뿐만 아니라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평등 감수성'이 있는 인재를 곳곳에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봉석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초빙교수는 "숫자만 동일하게 맞추는 것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누가 됐든지 적재 적소의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고, 점진적 실행으로 국정 안정 또한 도모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남녀 동수 내각 문제는 '생물학적 여자를 생물학적 남자만큼 많이 넣는다'는 게 문제가 아니고 성평등 의식이나 인권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기존 위계질서 체계를 해체하거나 저항할 수 있는 위치에 가야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어쨌거나 새 내각 여성 비율이 얼마나 될지가 여전히 이슈가 된다는 건 우리 사회에 아직 뿌리 깊은 남녀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성 인재 중용이라는 첫 출발에서 나아가,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기틀과 문화를 마련하는 과제가 문재인 정부 앞에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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