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내쫓으면 해결? 노숙인 문제 골치

입력 2017.05.22 (20:39) 수정 2017.05.2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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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인들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당국 입장에서는 해결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몇몇 나라들에선 도심 노숙을 아예 불법으로 금지해서 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노숙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외신 보도를 보니까, 호주에서 이 문제가 최근 시끄러웠던 것 같더라구요.

<답변>
네, 호주 전체는 아니지만 유명 도시죠, 멜버른에서 노숙인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 지금 시끄럽습니다.

한마디로 멜버른 시내에서는 노숙을 아예 법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만약 거리에서 자거나 텐트 같은 걸 거리에 방치하면 벌금을 물리고 압수합니다.

벌금이 많게는 30만 원까지도 낸다고 해요.

노숙인들한테 이런 돈이 있을 리가 없죠.

2월에 나온 이 조례안 때문에 찬반 여론이 시끄럽습니다.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권 침해라는 비판도 잇따라 나옵니다.

<녹취> 콜빈(노숙인 지원 단체) : "인간의 기본 권리를 빼앗는 겁니다. 노숙인들에게 사라지라는 얘기로 받아들입니다."

시민단체나 종교단체에선 근본 대책없이 이렇게 법적인 처벌만 내세우면 주변 도시로 노숙인들을 내쫓는 결과가 될 뿐이라고 반발합니다.

<질문>
우리도 노숙인들 단속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벌금을 물린다거나 법으로 아예 금지하진 않으니까 좀 다른 거 같네요.

그런데 그동안 노숙인들을 둘러싼 논란이 꽤 있었기 때문에 이런 조례가 나왔겠군요.

<답변>
물론 어디나 노숙인들 문제는 있게 마련이지만, 최근 멜버른 시에선 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호주 오픈 테니스입니다.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지난 1월에 멜버른에서 열렸습니다.

아무래도 관중들이 많고 하니까 노숙인들도 경기장 인근에 모여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곳곳에서 술을 많이 마시거나 일부긴 하지만 마약을 하는 노숙인들, 그리고 시민들한테 좀 부적절한 태도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노숙인들이 있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녹취> 상인 : "길거리에 오물이 많아서 날마다 기분이 좋지 않죠."

테니스 경기를 취재하러 온 국내외 기자들한테 포착이 돼서 언론 보도가 잇따랐고, 멜버른 당국이 이걸 계기로 강경한 대응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질문>
다른 나라는 좀 어떤가요.

이런 강경한 대응을 펴는 곳이 또 있나요.

<답변>
다 그런 건 아니고, 미국이 비슷한 분위기인 거 같습니다.

텍사스 주의 휴스턴을 보면 노숙인 수가 3천 4백 명 정도입니다.

서울이랑 엇비슷합니다.

그런데 지난달에 노숙이나 구걸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어기면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게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건 찬성쪽이든 반대쪽이든 비슷하게 생각할 거 같습니다.

<답변>
그렇죠, 얼마 전 국내 기사를 보니까 서울시가 월세랑 일자리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해서 노숙인 수가 줄었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결국 재활 지원이 중요하겠죠.

그래서 아까 말한 휴스턴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도 기존의 생필품 지원과 함께 보호소도 늘려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노숙자 : "저는 세금을 내지 못했고 제대로 신분을 가져본 적도 없어요. 신원이 불확실해도 살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뉴욕시도 지난 2월 3천억 원을 들여서 노숙인 보호소 90여 곳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 워싱턴도 쉼터를 늘려서 1년 전보다 노숙인 수가 10% 정도 줄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시 당국은 언제나 강경한 대응을 택하고 싶은 유혹에 노출돼 있지만, 어떻게든 노숙인들을 품고 갈 수 있는 큰 틀의 안목이 필요해 보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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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2 20:31:39
    • 수정2017-05-22 20:52:31
    글로벌24
<앵커 멘트>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인들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당국 입장에서는 해결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몇몇 나라들에선 도심 노숙을 아예 불법으로 금지해서 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노숙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외신 보도를 보니까, 호주에서 이 문제가 최근 시끄러웠던 것 같더라구요.

<답변>
네, 호주 전체는 아니지만 유명 도시죠, 멜버른에서 노숙인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 지금 시끄럽습니다.

한마디로 멜버른 시내에서는 노숙을 아예 법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만약 거리에서 자거나 텐트 같은 걸 거리에 방치하면 벌금을 물리고 압수합니다.

벌금이 많게는 30만 원까지도 낸다고 해요.

노숙인들한테 이런 돈이 있을 리가 없죠.

2월에 나온 이 조례안 때문에 찬반 여론이 시끄럽습니다.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인권 침해라는 비판도 잇따라 나옵니다.

<녹취> 콜빈(노숙인 지원 단체) : "인간의 기본 권리를 빼앗는 겁니다. 노숙인들에게 사라지라는 얘기로 받아들입니다."

시민단체나 종교단체에선 근본 대책없이 이렇게 법적인 처벌만 내세우면 주변 도시로 노숙인들을 내쫓는 결과가 될 뿐이라고 반발합니다.

<질문>
우리도 노숙인들 단속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벌금을 물린다거나 법으로 아예 금지하진 않으니까 좀 다른 거 같네요.

그런데 그동안 노숙인들을 둘러싼 논란이 꽤 있었기 때문에 이런 조례가 나왔겠군요.

<답변>
물론 어디나 노숙인들 문제는 있게 마련이지만, 최근 멜버른 시에선 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호주 오픈 테니스입니다.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지난 1월에 멜버른에서 열렸습니다.

아무래도 관중들이 많고 하니까 노숙인들도 경기장 인근에 모여들 수밖에 없었는데요.

곳곳에서 술을 많이 마시거나 일부긴 하지만 마약을 하는 노숙인들, 그리고 시민들한테 좀 부적절한 태도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노숙인들이 있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녹취> 상인 : "길거리에 오물이 많아서 날마다 기분이 좋지 않죠."

테니스 경기를 취재하러 온 국내외 기자들한테 포착이 돼서 언론 보도가 잇따랐고, 멜버른 당국이 이걸 계기로 강경한 대응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질문>
다른 나라는 좀 어떤가요.

이런 강경한 대응을 펴는 곳이 또 있나요.

<답변>
다 그런 건 아니고, 미국이 비슷한 분위기인 거 같습니다.

텍사스 주의 휴스턴을 보면 노숙인 수가 3천 4백 명 정도입니다.

서울이랑 엇비슷합니다.

그런데 지난달에 노숙이나 구걸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어기면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게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건 찬성쪽이든 반대쪽이든 비슷하게 생각할 거 같습니다.

<답변>
그렇죠, 얼마 전 국내 기사를 보니까 서울시가 월세랑 일자리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해서 노숙인 수가 줄었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결국 재활 지원이 중요하겠죠.

그래서 아까 말한 휴스턴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도 기존의 생필품 지원과 함께 보호소도 늘려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노숙자 : "저는 세금을 내지 못했고 제대로 신분을 가져본 적도 없어요. 신원이 불확실해도 살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뉴욕시도 지난 2월 3천억 원을 들여서 노숙인 보호소 90여 곳을 새로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 워싱턴도 쉼터를 늘려서 1년 전보다 노숙인 수가 10% 정도 줄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시 당국은 언제나 강경한 대응을 택하고 싶은 유혹에 노출돼 있지만, 어떻게든 노숙인들을 품고 갈 수 있는 큰 틀의 안목이 필요해 보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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