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3사 블록체인 주도권 경쟁…시장 규모 100억불

입력 2017.06.04 (09:40) 수정 2017.06.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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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서비스업체들이 2022년 100억달러 시장으로 추정되는 블록체인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공공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일종의 묶음(block) 형식으로 분산·저장해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공유한다. 구축 비용이 적게 들고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이 가능하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IT서비스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블록체인 사업 영역을 금융에서 물류로 확장했다.
난 31일 관세청·해양수산부·현대상선·한국IBM 등 10여 곳과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을 적용한 물류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해외를 오가는 수출입 화물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부터 보관·운송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세관에서도 물류 운송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등록 서류 제출이 생략되는 등 통관 절차가 간소화된다. 2015년 블록체인 기술 전담 조직을 만든 삼성SDS는 최근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가입한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단체(EEA)에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결제 서비스를 개발해 삼성카드에 일부 적용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도 지난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 SK C&C의 물류 서비스는 선하증권과 신용장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임을 보장하고 유통하는 구조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 및 관리 정보는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협약을 맺고 R3가 만든 금융 특화 플랫폼 코다(CORDA)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몇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서비스 관련 지출 금액은 17조5천59억원으로 지난해 17조2천621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도 17조7천315억원으로 1.4%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은 이들 기업에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다보스포럼은 2027년 전 세계 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지난해 '미래보고서 2050'에서 미래를 바꿀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선정했다.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 100억달러(한화 약 11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에 블록체인 연구 개발(R&D) 예산을 마련해 금융업계 등 민간 업체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적,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가령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 사고가 나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블록체인 거래의 경우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전자금융업자로 취급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접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한 참여자도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 역시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로는 일반 자본 시장의 거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거래 정보를 거래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중앙 관리 시스템의 부재에 따른 유사시 대응 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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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04 09:40:56
    • 수정2017-06-04 09: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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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서비스업체들이 2022년 100억달러 시장으로 추정되는 블록체인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 공공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일종의 묶음(block) 형식으로 분산·저장해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공유한다. 구축 비용이 적게 들고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 접목이 가능하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IT서비스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블록체인 사업 영역을 금융에서 물류로 확장했다.
난 31일 관세청·해양수산부·현대상선·한국IBM 등 10여 곳과 민관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을 적용한 물류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는 해외를 오가는 수출입 화물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해 생산부터 보관·운송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세관에서도 물류 운송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등록 서류 제출이 생략되는 등 통관 절차가 간소화된다. 2015년 블록체인 기술 전담 조직을 만든 삼성SDS는 최근 글로벌 기업 30여 곳이 가입한 기업형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단체(EEA)에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신분증과 지급결제 서비스를 개발해 삼성카드에 일부 적용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도 지난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를 개발했다. SK C&C의 물류 서비스는 선하증권과 신용장 등 각종 거래원장을 블록체인에 등록해 원본임을 보장하고 유통하는 구조다. 컨테이너 화물의 위치 및 관리 정보는 자동으로 수집되고 물류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LG CNS는 2015년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유통 플랫폼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금융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와 업무 협약을 맺고 R3가 만든 금융 특화 플랫폼 코다(CORDA)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몇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국내 IT서비스 관련 지출 금액은 17조5천59억원으로 지난해 17조2천621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도 17조7천315억원으로 1.4%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블록체인은 이들 기업에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다보스포럼은 2027년 전 세계 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지난해 '미래보고서 2050'에서 미래를 바꿀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선정했다.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 100억달러(한화 약 11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에 블록체인 연구 개발(R&D) 예산을 마련해 금융업계 등 민간 업체들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적, 제도적 장치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가령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금융 사고가 나면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는데 블록체인 거래의 경우 거래 참여자 모두가 전자금융업자로 취급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되면 직접 거래에 참여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한 참여자도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 역시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블록체인의 처리 속도로는 일반 자본 시장의 거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거래 정보를 거래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중앙 관리 시스템의 부재에 따른 유사시 대응 방안 등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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