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한 40대 검거

입력 2017.06.12 (06:46) 수정 2017.06.12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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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숙인들을 유령회사 직원으로 둔갑시킨 뒤 국고 보조금을 빼돌린 4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근로자 전세자금으로 5년 동안 13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하고는 이 돈을 챙긴 겁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 철도역 부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숙인들.

48살 김 모 씨는 한 노숙인 명의로 유령회사를 만든 뒤 다른 노숙인들을 직원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리고는 노숙인들에게 은행으로부터 근로자 전세자금을 대출받도록 했습니다.

<녹취> 범행 가담 노숙인(음성변조) : "밥 사주고 재워주고 하면서 무슨 대출을 받을 수 있게끔 해준다고 하면서…."

노숙인들은 수백만 원의 용돈을 주겠다는 말에 김 씨가 시키는 대로 명의를 빌려줬습니다.

노숙인들이 6개월 동안 머무른 지하 합숙소입니다.

노숙인들은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대출 심사를 준비했습니다.

심사를 받은 노숙인들은 은행에서 모두 13억 4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이 돈은 고스란히 김 씨 수중으로 넘어갔습니다.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만 있으면 쉽게 대출이 가능한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구기동(서울 성북경찰서 수사과 경위) : "(노숙인들이) 수개월에 걸친 합숙을 하면서 교육을 받고 은행에 투입돼요. 그런데 은행 창구직원들은 말 한마디 묻지 않고 서류만 대충 심사하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도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90%를 보전해 주다 보니 시중은행들은 적격 여부를 꼼꼼히 심사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노숙인들 명의로 중고차량을 구매한 뒤 대포 차량으로 유통한 사실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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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 명의로’ 전세자금 대출한 40대 검거
    • 입력 2017-06-12 06:47:26
    • 수정2017-06-12 06: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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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숙인들을 유령회사 직원으로 둔갑시킨 뒤 국고 보조금을 빼돌린 4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근로자 전세자금으로 5년 동안 13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하고는 이 돈을 챙긴 겁니다.

송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 철도역 부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숙인들.

48살 김 모 씨는 한 노숙인 명의로 유령회사를 만든 뒤 다른 노숙인들을 직원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리고는 노숙인들에게 은행으로부터 근로자 전세자금을 대출받도록 했습니다.

<녹취> 범행 가담 노숙인(음성변조) : "밥 사주고 재워주고 하면서 무슨 대출을 받을 수 있게끔 해준다고 하면서…."

노숙인들은 수백만 원의 용돈을 주겠다는 말에 김 씨가 시키는 대로 명의를 빌려줬습니다.

노숙인들이 6개월 동안 머무른 지하 합숙소입니다.

노숙인들은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대출 심사를 준비했습니다.

심사를 받은 노숙인들은 은행에서 모두 13억 4천만 원을 대출받았고 이 돈은 고스란히 김 씨 수중으로 넘어갔습니다.

근로자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재직증명서와 전세계약서만 있으면 쉽게 대출이 가능한 점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구기동(서울 성북경찰서 수사과 경위) : "(노숙인들이) 수개월에 걸친 합숙을 하면서 교육을 받고 은행에 투입돼요. 그런데 은행 창구직원들은 말 한마디 묻지 않고 서류만 대충 심사하고…."

대출금을 갚지 못해도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90%를 보전해 주다 보니 시중은행들은 적격 여부를 꼼꼼히 심사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노숙인들 명의로 중고차량을 구매한 뒤 대포 차량으로 유통한 사실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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