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뚝이는 ‘저어새’ 발견…도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17.06.16 (19:19) 수정 2017.06.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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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어새는 전 세계에서 4천 마리도 채 되지 않는 1급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의 한 습지에서 한 쪽 다리를 절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저어새가 발견됐습니다.

이 저어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납작한 검은 부리, 가슴에 둘러진 노란 띠.

경기도의 한 습지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저어새'입니다.

그런데 한 발로 뒤뚱뒤뚱, 왼쪽 다리는 땅을 딛지도 못합니다.

날개를 퍼덕여 균형을 잡아보지만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다리에 붙은 건 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인간이 끼워놓은 가락지.

꽉 낀 가락지 위로 살이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교수) : "가락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 수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혈행장애를 일으키고 다리가 괴사하는 중이고요."

이 새는 5년 전 태어난 수컷으로, 타이완에서 가락지를 채운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교수) : "(가락지는) 철새의 이동과 생태연구 그리고 보존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를 확보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주일 뒤, 저어새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날개가 자꾸 처지고, 한 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부리로 자꾸 다리만 건드립니다.

<인터뷰>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너무 안타까운 거죠. 아픈 고통 아플 때는 자기도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했을 때 사람과 똑같은 형태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거죠."

공원 측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은 탈진을 막기 위해 새를 포획할 계획입니다.

보호를 위해 인간이 채운 가락지, 새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족쇄가 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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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뚝이는 ‘저어새’ 발견…도대체 무슨 일이?
    • 입력 2017-06-16 19:22:42
    • 수정2017-06-16 19: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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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저어새는 전 세계에서 4천 마리도 채 되지 않는 1급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입니다.

그런데 수도권의 한 습지에서 한 쪽 다리를 절며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저어새가 발견됐습니다.

이 저어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납작한 검은 부리, 가슴에 둘러진 노란 띠.

경기도의 한 습지공원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저어새'입니다.

그런데 한 발로 뒤뚱뒤뚱, 왼쪽 다리는 땅을 딛지도 못합니다.

날개를 퍼덕여 균형을 잡아보지만 고통스러워 보입니다.

다리에 붙은 건 새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인간이 끼워놓은 가락지.

꽉 낀 가락지 위로 살이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인터뷰>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교수) : "가락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속 수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혈행장애를 일으키고 다리가 괴사하는 중이고요."

이 새는 5년 전 태어난 수컷으로, 타이완에서 가락지를 채운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최창용(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교수) : "(가락지는) 철새의 이동과 생태연구 그리고 보존을 위한 필수적인 정보를 확보하는 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주일 뒤, 저어새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날개가 자꾸 처지고, 한 자리에서 꼼짝 못하고 부리로 자꾸 다리만 건드립니다.

<인터뷰> 최종인(시화호 지킴이) : "너무 안타까운 거죠. 아픈 고통 아플 때는 자기도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고 했을 때 사람과 똑같은 형태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거죠."

공원 측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은 탈진을 막기 위해 새를 포획할 계획입니다.

보호를 위해 인간이 채운 가락지, 새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족쇄가 되고 말았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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