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재미없다?…경기 규칙 바꾼다

입력 2017.06.23 (13:40) 수정 2017.06.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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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작은 도시 무주가 들썩이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2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183개국 1,768명(선수 973명·임원 795명)이 참가해 남녀 각 8개 체급에서 금메달 16개를 두고 겨룬다. 2년 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139개국 1,458명)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무주 세계선수권대회는 종주국을 무대로 새롭게 탈바꿈한 태권도를 소개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경기 규칙을 지속적으로 손질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경기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가가 계속됐다.

이 같은 문제점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번 무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번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새로운 경기규칙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차기 올림픽인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가라테가 한시적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위기감이 커졌다.

태권도는 2024년 올림픽에 앞서 재평가작업을 거쳐야 한다. 만약 가라테가 도쿄올림픽에서 호응을 얻는다면 태권도는 2024년 가라테와의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태권도연맹은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고 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 경기규칙을 바꿔 지난해 11월 캐나다 버나비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새로운 경기규칙에는 우선 몸통 공격에 1점을 주던 것을 몸통 주먹 공격은 1점으로 유지하고 몸통 발차기 공격은 2점을 주는 것으로 세분화했다.

몸통 회전공격 3점, 머리 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 등은 종전과 같다.

경고와 감점으로 이원화했던 벌칙은 감점으로 통일했다. 경고 10회 또는 감점 5회를 받으면 감점 패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감점으로 통일해 감점 10회를 받으면 감점 패가 된다.


무엇보다 '태권도는 재미없다'고 인식하게 만든 주요 요인인 방어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가장 비난받았던 일명 '발 펜싱' 동작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감점 처리하기로 했다.

한쪽 발을 상대 쪽으로 들고 서 있다가 틈이 보이면 점수를 내려는 '발 펜싱'의 경우 3초간 다리를 그냥 들고 있거나 상대방의 유효한 공격을 막으려 허공에 3초간 차는 행위, 상대 공격을 방해하려고 다리를 올리는 행위, 또 허리 밑 방향으로 다리를 드는 동작 등은 이번 대회부터 모두 감점 요인이 된다.

2라운드 종료 후부터 적용하는 점수 차 승도 12점 차에서 20점 차로 확대했다.

또, 3회전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우 먼저 점수를 내면 승리하는 골든 포인트제 방식인 연장전은 2분에서 1분으로 시간을 줄였다.

경기 규칙이 다시 바뀌면서 이에 적응해야 하는 선수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남녀 각 8체급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은 16명의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이자 세계선수권 2회(2011·2013년) 우승에 빛나는 이대훈은 이번 대회 남자 68㎏급에 출전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리우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8강전에서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져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땄던 이대훈은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이번 대회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한국 남자 태권도의 '차세대 에이스' 김태훈은 남자 54㎏급에 출전한다.

여자부에서는 리우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오혜리와 김소희가 나선다.

특히 리우 올림픽 여자 67㎏급 금메달리스트 오혜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73kg급으로 체급을 올려 세계선수권 2연패를 노린다.

리우 올림픽 49㎏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김소희는 체급 변동 없이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올림픽 정식 종목 수성과 종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거듭해온 태권도가 무주 세계선수권을 통해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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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는 재미없다?…경기 규칙 바꾼다
    • 입력 2017-06-23 13:40:18
    • 수정2017-06-23 14:14:01
    취재K
전라북도의 작은 도시 무주가 들썩이고 있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2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183개국 1,768명(선수 973명·임원 795명)이 참가해 남녀 각 8개 체급에서 금메달 16개를 두고 겨룬다. 2년 전 러시아 첼랴빈스크 대회(139개국 1,458명)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무주 세계선수권대회는 종주국을 무대로 새롭게 탈바꿈한 태권도를 소개하는 대회이기도 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경기 규칙을 지속적으로 손질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왔지만, 여전히 경기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평가가 계속됐다.

이 같은 문제점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번 무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번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새로운 경기규칙을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차기 올림픽인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가라테가 한시적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위기감이 커졌다.

태권도는 2024년 올림픽에 앞서 재평가작업을 거쳐야 한다. 만약 가라테가 도쿄올림픽에서 호응을 얻는다면 태권도는 2024년 가라테와의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태권도연맹은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고 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 경기규칙을 바꿔 지난해 11월 캐나다 버나비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새로운 경기규칙에는 우선 몸통 공격에 1점을 주던 것을 몸통 주먹 공격은 1점으로 유지하고 몸통 발차기 공격은 2점을 주는 것으로 세분화했다.

몸통 회전공격 3점, 머리 공격 3점, 머리 회전공격 4점 등은 종전과 같다.

경고와 감점으로 이원화했던 벌칙은 감점으로 통일했다. 경고 10회 또는 감점 5회를 받으면 감점 패를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감점으로 통일해 감점 10회를 받으면 감점 패가 된다.


무엇보다 '태권도는 재미없다'고 인식하게 만든 주요 요인인 방어 위주의 소극적인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가장 비난받았던 일명 '발 펜싱' 동작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감점 처리하기로 했다.

한쪽 발을 상대 쪽으로 들고 서 있다가 틈이 보이면 점수를 내려는 '발 펜싱'의 경우 3초간 다리를 그냥 들고 있거나 상대방의 유효한 공격을 막으려 허공에 3초간 차는 행위, 상대 공격을 방해하려고 다리를 올리는 행위, 또 허리 밑 방향으로 다리를 드는 동작 등은 이번 대회부터 모두 감점 요인이 된다.

2라운드 종료 후부터 적용하는 점수 차 승도 12점 차에서 20점 차로 확대했다.

또, 3회전까지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경우 먼저 점수를 내면 승리하는 골든 포인트제 방식인 연장전은 2분에서 1분으로 시간을 줄였다.

경기 규칙이 다시 바뀌면서 이에 적응해야 하는 선수들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한국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남녀 각 8체급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은 16명의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 태권도의 간판스타이자 세계선수권 2회(2011·2013년) 우승에 빛나는 이대훈은 이번 대회 남자 68㎏급에 출전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리우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8강전에서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요르단)에게 져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땄던 이대훈은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 우승)'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이번 대회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한국 남자 태권도의 '차세대 에이스' 김태훈은 남자 54㎏급에 출전한다.

여자부에서는 리우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건 오혜리와 김소희가 나선다.

특히 리우 올림픽 여자 67㎏급 금메달리스트 오혜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73kg급으로 체급을 올려 세계선수권 2연패를 노린다.

리우 올림픽 49㎏급 금메달을 차지했던 김소희는 체급 변동 없이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올림픽 정식 종목 수성과 종목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거듭해온 태권도가 무주 세계선수권을 통해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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