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재건, 보수 이념 재정립부터…英 보수당 벤치마킹”

입력 2017.06.23 (15:14) 수정 2017.06.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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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재건하려면 보수 이념 재정립과 보수진영 인재 육성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3일(오늘)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세미나에서 거론된 내용이다.

국회의원과 학계 인사들이 참여한 이번 세미나에선 자유한국당의 이념 부재와 이전투구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안으로 300년 된 영국 보수당이 인재와 이념으로 무장했으면서도 실용주의·소통을 강조한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영국 보수당의 성공 비결을 ▲당의 결속력 ▲선도적 변화 주도 ▲국가 경영능력 ▲애국과 국민 통합 ▲조직력과 선전 능력을 꼽았다.

박 교수는 또 '보수당의 아버지'라 불리는 디즈레일리가 '하나의 국민(one nation)이라는 구호로 당시 지지기반을 단단히 하고 새로운 유권자층을 흡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유한국당도 보수의 가치를 명확히 하고 유권자와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지지했다.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 총장은 70년대 정경유착 수준의 정치의식, 구시대적 권위주의, 공천 파동 등 '뺄셈 정치'가 보수 정당 위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안은 '인재'에서 찾았다. 김 전 총장은 영국 존 메이저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영국 보수당이 배출한 정치인을 거론하며 "7080 정치의식에서 벗어나 소통의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 떨어질 날을 기다리며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좌파의 '헛발질'에 편승해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지식을 동원해 국민을 설득하고, 이념에 기반을 둔 정당이 돼야 집권할 수 있고 폭주하는 정부를 견제할 원동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도 공감을 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인사말에서 "의원들이 보수 정당이라 하면서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심각한 고민이 없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새누리당이라는 정당은 실패했지만, 보수는 절대 실패하지 않았다"면서 "보수 가치 재정립을 통해 건전한 보수를 다시 정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전 상임고문은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주의 정통 전당인데 이렇게 처참하게 좌절하고 실패한 원인은 보수 이념의 빈곤과 인재의 빈곤"이라고 분석하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재집권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상임고문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과 총선 승리를 '정치혁명'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의 보수주의가 다시 부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나 독일 아데나워 재단을 예로 들며 당내 여의도연구원을 발전시켜 인재를 양성하고 시민사회단체·민간연구기관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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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3 15:14:33
    • 수정2017-06-23 15:16:28
    정치
자유한국당이 재건하려면 보수 이념 재정립과 보수진영 인재 육성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3일(오늘)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보수의 미래를 디자인하다' 세미나에서 거론된 내용이다.

국회의원과 학계 인사들이 참여한 이번 세미나에선 자유한국당의 이념 부재와 이전투구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안으로 300년 된 영국 보수당이 인재와 이념으로 무장했으면서도 실용주의·소통을 강조한 점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영국 보수당의 성공 비결을 ▲당의 결속력 ▲선도적 변화 주도 ▲국가 경영능력 ▲애국과 국민 통합 ▲조직력과 선전 능력을 꼽았다.

박 교수는 또 '보수당의 아버지'라 불리는 디즈레일리가 '하나의 국민(one nation)이라는 구호로 당시 지지기반을 단단히 하고 새로운 유권자층을 흡수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유한국당도 보수의 가치를 명확히 하고 유권자와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지지했다.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 총장은 70년대 정경유착 수준의 정치의식, 구시대적 권위주의, 공천 파동 등 '뺄셈 정치'가 보수 정당 위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안은 '인재'에서 찾았다. 김 전 총장은 영국 존 메이저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영국 보수당이 배출한 정치인을 거론하며 "7080 정치의식에서 벗어나 소통의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 떨어질 날을 기다리며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좌파의 '헛발질'에 편승해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지식을 동원해 국민을 설득하고, 이념에 기반을 둔 정당이 돼야 집권할 수 있고 폭주하는 정부를 견제할 원동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도부도 공감을 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인사말에서 "의원들이 보수 정당이라 하면서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심각한 고민이 없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새누리당이라는 정당은 실패했지만, 보수는 절대 실패하지 않았다"면서 "보수 가치 재정립을 통해 건전한 보수를 다시 정립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전 상임고문은 "자유한국당이 한국 보수주의 정통 전당인데 이렇게 처참하게 좌절하고 실패한 원인은 보수 이념의 빈곤과 인재의 빈곤"이라고 분석하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재집권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전 상임고문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과 총선 승리를 '정치혁명'이라고 규정하며 "한국의 보수주의가 다시 부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헤리티지 재단이나 독일 아데나워 재단을 예로 들며 당내 여의도연구원을 발전시켜 인재를 양성하고 시민사회단체·민간연구기관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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