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북한군은 훈련병…35km 이동해 탈북

<앵커 멘트>

그제 중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만 17살의 앳된 훈련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귀순병은 남한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보고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젯밤 9시 반쯤 강원도 철원군의 전방 부대 경계초소 감시병이 남하하는 북한군 병사를 발견했습니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북한 병사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우리 측 경계초소 출입구로 접근했습니다.

손을 흔들며 귀순의사를 밝혔고, 우리 군은 북한 병사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잠시 중단하고, 귀순을 도왔습니다.

북한 군복을 입고,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던 귀순 병사는 만 17살의 북측 강원도 세포군의 신병대대 소속 훈련병이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 병사의 소속 부대에서 우리 군 경계초소까지는 직선 거리로 35km에 달합니다.

귀순 병사는 합동조사에서 입대 전 남한의 드라마와 영화 등을 통해 남한 사회의 모습을 접했고, '잘사는 남한 사회를 동경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태영호(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지난해 망명 직후 기자간담회) : "낮에는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저녁에는 집에서 이불을 쓰고 한국영화를 보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군 당국은 훈련병 신분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추가조사를 통해 상세한 귀순 동기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