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불행한 이유? 다 ‘밀’ 때문”

입력 2017.06.30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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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밀' 때문이라고 말하는 역사학자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의 40대 젊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다. 한 줌의 밀 때문에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이 역사학자의 책은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 500만 부 이상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다.


음식과 책이 있는 신개념 책 방송 KBS 1TV '서가식당'(토요일 밤 11시 20분)에서 '사피엔스'를 다룬다.

'사피엔스'는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가 쓴 과학책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인류의 역사를 풀어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틀을 깨는 책이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총, 균, 쇠'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사피엔스'를 추천 책으로 꼽은 바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유발 하라리가 통쾌한 통찰력으로 인류의 방대한 역사를 조망하기 때문이다. '사피엔스'는 인류의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조망하며 인류의 '흑역사'까지도 마구 파헤쳐낸다.



인류의 모든 불행은 '밀' 때문이다?!

자살률 1위, 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일하면서 행복도도 바닥인 한국. 대체 이 불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하라리는 "인간의 불행은 인류의 농업혁명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수렵 생활을 하던 인류가 농업혁명을 일으키는 바람에 온종일 일하게 됐다는 것이다.


1만 년 전, 인류는 농업혁명을 통해 잉여생산물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늘어난 식량은 인구 폭발로 이어졌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허리 펼 틈 없이 밤낮으로 일만 하게 되어버렸다'며 '농업혁명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못 박는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류는 정말 밀 때문에 불행해진 것일까.


이에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인류는 밀이 아닌 '계급'때문에 불행해졌다"며 하라리의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강 박사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국가가 생기고 계급사회가 시작됐다"며 인류는 밀이 아닌 땅을 가진 지주에게 지배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농사를 짓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집단을 통제할 방법으로 서열이 만들어졌다. 즉, 농업을 통해서 계급이 탄생하고 생산물은 불균형하게 분배되기 시작했다. 강 박사는 "땅을 가졌다는 이유로 수확량 대부분을 가져간 사람들 때문에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계급은 '뒷담화'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사피엔스는 왜 모여 살아야 했을까. 하라리는 "인간은 '뒷담화'를 통해서 서로 협력하고 집단으로 상상하고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허구를 말하는 뒷담화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뒷담화 이론'은 인간이 남을 의식해서 '바른 생활'을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평판을 중시하는 인간에 중점을 둔 것으로 '사피언스'에서는 '뒷담화'로 이야기한다.

배우 한은정은 "앞에선 아닌 척해도 다들 남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며 "뒷담화를 통해 교감이 생기고, 비밀을 털어놓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우리가 협력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예나 지금이나 뒷담화를 좋아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뒷담화가 물론 집단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최근 뒷담화가 집단을 형성한 사례로 촛불집회를 꼽았다. 뒷담화로 집단적 상상을 한 뒤 거대한 광장에서 촛불집회라는 앞담화를 한 것이라는 설명으로 뒷담화가 집단적으로 '변화'라는 목표를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독(讀)한 서재'


철학자 강신주 박사가 '사피언스'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닐 포크너의 '좌파 세계사'를 추천했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신자유주의까지'라는 부제답게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동시대까지 역사를 깊이 있게 관찰하며 해결 방식을 제시한 책이다. 강 박사는 "양쪽을 비교해서 읽다 보면 '사피엔스'에서 얻은 정보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매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이상희, 윤신영이 쓴 '인류의 기원'을 소개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최근 20년 동안 많은 새로운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인류의 기원'은 최신 고인류학이 이루어낸 성과 중 매우 중요한 동시에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주제 22가지를 뽑아 친절하게 풀어쓴 책이다. 이 관장은 "그동안 교과서에서 읽었던 책, 다른 책에서 읽은 것은 잊어도 좋다"며 '사피엔스'와 함께 읽어볼 것을 권했다.


'서가식당'은 '사피엔스'에서 던지는 미래에 대한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인간은 생과 사를 통제하는 신이 될 수 있을까', '또 다른 종의 출현으로 종말에 이르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철학자 강신주 박사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출연해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를 둘러싼 격렬한 찬반논쟁을 벌인다. 또한 방송 중 저자 유발 하라리와 원격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가 직접 들려주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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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불행한 이유? 다 ‘밀’ 때문”
    • 입력 2017-06-30 08:03:56
    방송·연예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밀' 때문이라고 말하는 역사학자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의 40대 젊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다. 한 줌의 밀 때문에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이 역사학자의 책은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 500만 부 이상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 '사피엔스'다.


음식과 책이 있는 신개념 책 방송 KBS 1TV '서가식당'(토요일 밤 11시 20분)에서 '사피엔스'를 다룬다.

'사피엔스'는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가 쓴 과학책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인류의 역사를 풀어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틀을 깨는 책이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총, 균, 쇠'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사피엔스'를 추천 책으로 꼽은 바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유발 하라리가 통쾌한 통찰력으로 인류의 방대한 역사를 조망하기 때문이다. '사피엔스'는 인류의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조망하며 인류의 '흑역사'까지도 마구 파헤쳐낸다.



인류의 모든 불행은 '밀' 때문이다?!

자살률 1위, 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일하면서 행복도도 바닥인 한국. 대체 이 불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하라리는 "인간의 불행은 인류의 농업혁명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수렵 생활을 하던 인류가 농업혁명을 일으키는 바람에 온종일 일하게 됐다는 것이다.


1만 년 전, 인류는 농업혁명을 통해 잉여생산물을 축적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늘어난 식량은 인구 폭발로 이어졌다. 유발 하라리는 '인류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허리 펼 틈 없이 밤낮으로 일만 하게 되어버렸다'며 '농업혁명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못 박는다. 농업혁명 덕분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류는 정말 밀 때문에 불행해진 것일까.


이에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인류는 밀이 아닌 '계급'때문에 불행해졌다"며 하라리의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강 박사는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국가가 생기고 계급사회가 시작됐다"며 인류는 밀이 아닌 땅을 가진 지주에게 지배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농사를 짓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집단을 통제할 방법으로 서열이 만들어졌다. 즉, 농업을 통해서 계급이 탄생하고 생산물은 불균형하게 분배되기 시작했다. 강 박사는 "땅을 가졌다는 이유로 수확량 대부분을 가져간 사람들 때문에 인류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계급은 '뒷담화'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사피엔스는 왜 모여 살아야 했을까. 하라리는 "인간은 '뒷담화'를 통해서 서로 협력하고 집단으로 상상하고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협력하기 위해서는 허구를 말하는 뒷담화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뒷담화 이론'은 인간이 남을 의식해서 '바른 생활'을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평판을 중시하는 인간에 중점을 둔 것으로 '사피언스'에서는 '뒷담화'로 이야기한다.

배우 한은정은 "앞에선 아닌 척해도 다들 남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며 "뒷담화를 통해 교감이 생기고, 비밀을 털어놓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우리가 협력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예나 지금이나 뒷담화를 좋아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뒷담화가 물론 집단을 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최근 뒷담화가 집단을 형성한 사례로 촛불집회를 꼽았다. 뒷담화로 집단적 상상을 한 뒤 거대한 광장에서 촛불집회라는 앞담화를 한 것이라는 설명으로 뒷담화가 집단적으로 '변화'라는 목표를 공유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독(讀)한 서재'


철학자 강신주 박사가 '사피언스'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닐 포크너의 '좌파 세계사'를 추천했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신자유주의까지'라는 부제답게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동시대까지 역사를 깊이 있게 관찰하며 해결 방식을 제시한 책이다. 강 박사는 "양쪽을 비교해서 읽다 보면 '사피엔스'에서 얻은 정보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매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이상희, 윤신영이 쓴 '인류의 기원'을 소개했다.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최근 20년 동안 많은 새로운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인류의 기원'은 최신 고인류학이 이루어낸 성과 중 매우 중요한 동시에 일반인들이 흥미로워할 주제 22가지를 뽑아 친절하게 풀어쓴 책이다. 이 관장은 "그동안 교과서에서 읽었던 책, 다른 책에서 읽은 것은 잊어도 좋다"며 '사피엔스'와 함께 읽어볼 것을 권했다.


'서가식당'은 '사피엔스'에서 던지는 미래에 대한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해본다. '인간은 생과 사를 통제하는 신이 될 수 있을까', '또 다른 종의 출현으로 종말에 이르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철학자 강신주 박사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출연해 호모 사피엔스의 미래를 둘러싼 격렬한 찬반논쟁을 벌인다. 또한 방송 중 저자 유발 하라리와 원격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가 직접 들려주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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