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녹조 악화…사실일까?

입력 2017.07.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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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녹조 악화…사실일까?

장맛비에 녹조 악화…사실일까?

1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해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렸다. 강원 홍천군 내면에는 4일까지 39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전남 고흥과 부산에도 200mm 안팎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5일까지 남부와 충청 남부 지역에 30~120mm, 충청 북부와 강원, 경북 동해안과 제주에 10~40mm의 비가 더 오겠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많은 장맛비가 내리면 강물에 쌓인 노폐물도 함께 씻겨내려가 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극심했던 녹조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지만, 대답은 '글쎄요'다. 비는 녹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면서 동시에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맛비에 '수온, 일사량, 유속 변화'...'녹조 완화'

비가 오면 일단 많은 물이 강물로 흘러들고 댐이나 보의 수문이 개방되면서 뭉쳐있는 남조류가 흩어져 녹조 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비가 오게 되면 해가 사라져 일사량도 줄어들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의 번식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 녹조를 발생시키는 것은 녹조류가 아니고 남조류인데, 남조류가 잘 자라는 조건인 높은 수온과 일사량(햇빛), 물의 속도 저하, 이 세가지 요인을 장맛비가 일정 정도 해소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남조류를 번성하게 하는 또다른 요인이 있다. 동물사체에서 나오는 질소나 인과 같은 풍부한 영양염류다. 남조류의 먹잇감인 셈이데, 장맛비는 반대로 영양염류를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장맛비가 농가 주변에 뿌려진 질소나 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비료가 빗물에 씻겨 강물에 유입되기 때문에 녹조를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료같은 물질뿐만 아니라 농촌 주변에는 오폐수를 쏟아내는 오염물질 배출지가 여전히 많다. 영남지역 천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 주변에만 오염물질 배출지점이 3만 5천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환경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농촌에서 키우는 개사육장에서 나오는 오폐수, 농가 도로변의 가축분뇨 등이 낙동강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다.

장맛비로 영양염류, 오염물질 유입...'녹조 악화'

단속에 나선 대구지방환경청 환경감시과 감시원은 "비가 오게 되면 그 오염 물질들이 하천으로 바로 유입되고, 하천에 유입된 물이 낙동강으로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녹조가 더 크게 많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장마철에 오염물질이 유입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녹조 발생이 강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례적인 6월 폭염과 가뭄으로 경남 지역에 집중됐던 녹조 현상이 한강까지 번졌다. 낙동강 녹조에 이어 장마 직전인 6월 29일에는 한강 하류 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아래 7~10m 구간에서 짙은 녹조류가 발견됐다. 환경부 조류경보제 시스템에 따르면 6월 26일 기준으로 낙동강 전 지역과 충남 보령 인근 금강 일부 지역에서 조류 발생 ‘관심’ 경보가 발효됐다. 특히 낙동강의 강정ㆍ고령보는 1㎖ 당 남조류 세포 4만1081개가 존재해 ‘경계’경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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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맛비에 녹조 악화…사실일까?
    • 입력 2017-07-04 14:43:58
    취재K
1일부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해 곳에 따라 많은 비가 내렸다. 강원 홍천군 내면에는 4일까지 39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전남 고흥과 부산에도 200mm 안팎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5일까지 남부와 충청 남부 지역에 30~120mm, 충청 북부와 강원, 경북 동해안과 제주에 10~40mm의 비가 더 오겠다고 내다봤다.

이렇게 많은 장맛비가 내리면 강물에 쌓인 노폐물도 함께 씻겨내려가 정화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극심했던 녹조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쉽지만, 대답은 '글쎄요'다. 비는 녹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면서 동시에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맛비에 '수온, 일사량, 유속 변화'...'녹조 완화'

비가 오면 일단 많은 물이 강물로 흘러들고 댐이나 보의 수문이 개방되면서 뭉쳐있는 남조류가 흩어져 녹조 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비가 오게 되면 해가 사라져 일사량도 줄어들면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의 번식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 녹조를 발생시키는 것은 녹조류가 아니고 남조류인데, 남조류가 잘 자라는 조건인 높은 수온과 일사량(햇빛), 물의 속도 저하, 이 세가지 요인을 장맛비가 일정 정도 해소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남조류를 번성하게 하는 또다른 요인이 있다. 동물사체에서 나오는 질소나 인과 같은 풍부한 영양염류다. 남조류의 먹잇감인 셈이데, 장맛비는 반대로 영양염류를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장맛비가 농가 주변에 뿌려진 질소나 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비료가 빗물에 씻겨 강물에 유입되기 때문에 녹조를 악화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비료같은 물질뿐만 아니라 농촌 주변에는 오폐수를 쏟아내는 오염물질 배출지가 여전히 많다. 영남지역 천만 명의 식수원인 낙동강 주변에만 오염물질 배출지점이 3만 5천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환경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농촌에서 키우는 개사육장에서 나오는 오폐수, 농가 도로변의 가축분뇨 등이 낙동강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다.

장맛비로 영양염류, 오염물질 유입...'녹조 악화'

단속에 나선 대구지방환경청 환경감시과 감시원은 "비가 오게 되면 그 오염 물질들이 하천으로 바로 유입되고, 하천에 유입된 물이 낙동강으로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녹조가 더 크게 많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장마철에 오염물질이 유입될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녹조 발생이 강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례적인 6월 폭염과 가뭄으로 경남 지역에 집중됐던 녹조 현상이 한강까지 번졌다. 낙동강 녹조에 이어 장마 직전인 6월 29일에는 한강 하류 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행주대교 아래 7~10m 구간에서 짙은 녹조류가 발견됐다. 환경부 조류경보제 시스템에 따르면 6월 26일 기준으로 낙동강 전 지역과 충남 보령 인근 금강 일부 지역에서 조류 발생 ‘관심’ 경보가 발효됐다. 특히 낙동강의 강정ㆍ고령보는 1㎖ 당 남조류 세포 4만1081개가 존재해 ‘경계’경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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