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 이흑산(본명 압둘레이 아싼)은 한국인이 아닌 카메룬 출신의 난민 복서다.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아싼.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싼은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한 것과는 달랐다.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 우승했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군대 감옥이었다.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그는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군대를 벗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동료 에뚜빌과 함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탈출해 그 길로 서울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징역 5년부터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면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절박한 심정으로 링 위에 선다. 매일매일 절박하게 살아가는 아싼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만나본다.
외로워도 슬퍼도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카메룬 군대에서 혹독한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 에뚜빌. 함께 도망쳐 한국에서의 새 삶을 꿈꿨다. 난민 신청 시기에는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연장받아야 하는데, 에뚜빌은 그 시기를 놓쳐 강제 추방 명령을 받고 지금은 외국인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아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을 면회하러 가지만,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다음에도 에뚜빌을 만나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싼은 결국 눈물을 보인다.
아싼과 에뚜빌의 사정을 알고 가족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한국인 형이 있다. 이리저리 에뚜빌을 구원할 방법을 찾아보는 형이 있어 아싼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한국 챔피언'..그래도 생계 위해 아르바이트 해야
한국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식은 김밥에 라면이고, 체육관에 운동하러 오는 편의점 사장님이 유통기한 다 된 음식을 가져다줘야 겨우 든든하게 한 끼를 때운다.
한국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져 복싱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훈련하는 틈틈이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몸을 쓰는 일이다. 한낮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배 과수원에서 농약을 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싼, 그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걸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챔피언이 되는 그 날까지
난민 인정 신청자 신분으로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지만, 아직 아싼이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다.
대회가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면 다른 복싱 선수들과 연습 경기는 필수. 첫 번째 연습 경기로 아싼이 찾은 곳은 한국체육대학교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한 학생 중에는 국가대표부터 대학 우승자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스파링 상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대학 선수권 우승자인 송주현 선수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싼은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스파링 때보다 정신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자신에게 엄격하기만 하다. 복싱 선수로 링 위에 우뚝 서기 위해 오로지 복싱에만 전념한 아싼.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미군에서 정통 복싱을 배운 실력자다. 과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 챔피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 아싼의 챔피언 도전기는 7월 4일(화) 오후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아싼.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싼은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한 것과는 달랐다.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 우승했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군대 감옥이었다.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그는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군대를 벗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동료 에뚜빌과 함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탈출해 그 길로 서울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징역 5년부터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면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절박한 심정으로 링 위에 선다. 매일매일 절박하게 살아가는 아싼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만나본다.
외로워도 슬퍼도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카메룬 군대에서 혹독한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 에뚜빌. 함께 도망쳐 한국에서의 새 삶을 꿈꿨다. 난민 신청 시기에는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연장받아야 하는데, 에뚜빌은 그 시기를 놓쳐 강제 추방 명령을 받고 지금은 외국인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아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을 면회하러 가지만,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다음에도 에뚜빌을 만나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싼은 결국 눈물을 보인다.
아싼과 에뚜빌의 사정을 알고 가족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한국인 형이 있다. 이리저리 에뚜빌을 구원할 방법을 찾아보는 형이 있어 아싼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한국 챔피언'..그래도 생계 위해 아르바이트 해야
한국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식은 김밥에 라면이고, 체육관에 운동하러 오는 편의점 사장님이 유통기한 다 된 음식을 가져다줘야 겨우 든든하게 한 끼를 때운다.
한국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져 복싱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훈련하는 틈틈이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몸을 쓰는 일이다. 한낮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배 과수원에서 농약을 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싼, 그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걸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챔피언이 되는 그 날까지
난민 인정 신청자 신분으로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지만, 아직 아싼이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다.
대회가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면 다른 복싱 선수들과 연습 경기는 필수. 첫 번째 연습 경기로 아싼이 찾은 곳은 한국체육대학교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한 학생 중에는 국가대표부터 대학 우승자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스파링 상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대학 선수권 우승자인 송주현 선수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싼은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스파링 때보다 정신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자신에게 엄격하기만 하다. 복싱 선수로 링 위에 우뚝 서기 위해 오로지 복싱에만 전념한 아싼.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미군에서 정통 복싱을 배운 실력자다. 과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 챔피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 아싼의 챔피언 도전기는 7월 4일(화) 오후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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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챔피언 되면 한국서 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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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7-04 16:33:38
복싱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 이흑산(본명 압둘레이 아싼)은 한국인이 아닌 카메룬 출신의 난민 복서다.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아싼.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싼은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한 것과는 달랐다.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 우승했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군대 감옥이었다.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그는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군대를 벗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동료 에뚜빌과 함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탈출해 그 길로 서울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징역 5년부터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면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절박한 심정으로 링 위에 선다. 매일매일 절박하게 살아가는 아싼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만나본다.
외로워도 슬퍼도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카메룬 군대에서 혹독한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 에뚜빌. 함께 도망쳐 한국에서의 새 삶을 꿈꿨다. 난민 신청 시기에는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연장받아야 하는데, 에뚜빌은 그 시기를 놓쳐 강제 추방 명령을 받고 지금은 외국인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아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을 면회하러 가지만,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다음에도 에뚜빌을 만나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싼은 결국 눈물을 보인다.
아싼과 에뚜빌의 사정을 알고 가족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한국인 형이 있다. 이리저리 에뚜빌을 구원할 방법을 찾아보는 형이 있어 아싼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한국 챔피언'..그래도 생계 위해 아르바이트 해야
한국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식은 김밥에 라면이고, 체육관에 운동하러 오는 편의점 사장님이 유통기한 다 된 음식을 가져다줘야 겨우 든든하게 한 끼를 때운다.
한국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져 복싱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훈련하는 틈틈이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몸을 쓰는 일이다. 한낮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배 과수원에서 농약을 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싼, 그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걸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챔피언이 되는 그 날까지
난민 인정 신청자 신분으로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지만, 아직 아싼이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다.
대회가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면 다른 복싱 선수들과 연습 경기는 필수. 첫 번째 연습 경기로 아싼이 찾은 곳은 한국체육대학교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한 학생 중에는 국가대표부터 대학 우승자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스파링 상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대학 선수권 우승자인 송주현 선수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싼은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스파링 때보다 정신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자신에게 엄격하기만 하다. 복싱 선수로 링 위에 우뚝 서기 위해 오로지 복싱에만 전념한 아싼.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미군에서 정통 복싱을 배운 실력자다. 과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 챔피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 아싼의 챔피언 도전기는 7월 4일(화) 오후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던 아싼.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아싼은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한 것과는 달랐다.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 우승했지만, 그를 기다리던 건 군대 감옥이었다.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그는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군대를 벗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된 것이다. 동료 에뚜빌과 함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탈출해 그 길로 서울로 도망쳤다.
그렇게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징역 5년부터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면 한국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절박한 심정으로 링 위에 선다. 매일매일 절박하게 살아가는 아싼의 한국 생활 적응기를 만나본다.
외로워도 슬퍼도 챔피언은 울지 않는다
카메룬 군대에서 혹독한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 에뚜빌. 함께 도망쳐 한국에서의 새 삶을 꿈꿨다. 난민 신청 시기에는 6개월마다 체류 허가를 연장받아야 하는데, 에뚜빌은 그 시기를 놓쳐 강제 추방 명령을 받고 지금은 외국인 보호소에 머물고 있다.
아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을 면회하러 가지만,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다음에도 에뚜빌을 만나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싼은 결국 눈물을 보인다.
아싼과 에뚜빌의 사정을 알고 가족처럼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는 한국인 형이 있다. 이리저리 에뚜빌을 구원할 방법을 찾아보는 형이 있어 아싼은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한국 챔피언'..그래도 생계 위해 아르바이트 해야
한국 챔피언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얻었지만,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식은 김밥에 라면이고, 체육관에 운동하러 오는 편의점 사장님이 유통기한 다 된 음식을 가져다줘야 겨우 든든하게 한 끼를 때운다.
한국 복싱의 인기가 사그라져 복싱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다. 훈련하는 틈틈이 아르바이트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하지만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은 몸을 쓰는 일이다. 한낮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배 과수원에서 농약을 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몸이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싼, 그는 언제까지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걸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챔피언이 되는 그 날까지
난민 인정 신청자 신분으로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지만, 아직 아싼이 가야 할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높다.
대회가 없더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면 다른 복싱 선수들과 연습 경기는 필수. 첫 번째 연습 경기로 아싼이 찾은 곳은 한국체육대학교다.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한 학생 중에는 국가대표부터 대학 우승자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수두룩하다.
오늘 스파링 상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대학 선수권 우승자인 송주현 선수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싼은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한다.
지난 스파링 때보다 정신적인 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히 좋아졌다는 평을 들었지만,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자신에게 엄격하기만 하다. 복싱 선수로 링 위에 우뚝 서기 위해 오로지 복싱에만 전념한 아싼.
두 번째 연습경기 상대는 미군에서 정통 복싱을 배운 실력자다. 과연 두 번째 경기에서는 한국 챔피언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실판 쌈 마이웨이' 아싼의 챔피언 도전기는 7월 4일(화) 오후 7시 35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프로덕션2]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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