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늙어가는 대한민국…2050년이면 평균 53세

입력 2017.07.11 (21:31) 수정 2017.07.1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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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딱 하나만 낳아 정성껏 잘 키우겠어요."

산아제한 운동이 여전했던 1980년.

우리 국민의 평균 나이는 25.9살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학 졸업반 나이죠.

10년 뒤인 90년, 서른 즈음에 도달한 평균 연령은 2017년 현재, 마흔 살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금의 10대, 20대가 중년이 되는 2050년에는 53세.

2060년이 되면 국민 10명 가운데 무려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돼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되는 건데요.

오늘(11일) '이슈앤뉴스'에서는 인구의 날을 맞아,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를 극복할 해법을 찾아봅니다.

먼저 수년째 신생아가 없어 마을 전체가 늙어버린 한 농촌 마을을 김채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아기 울음 끊긴 지 오래…동네엔 노인뿐▼

<리포트>

마을 정자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

<녹취> "(오늘 더워!) 아이고, 난 더워서 나가지도 못해."

모두 68살에서 86살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입니다.

마을 이장은 올해 칠순이 됐습니다.

<인터뷰> 김연기(70세/삼척시 노곡면 상반천리 이장) : "지금 10년째 (이장을) 하고 있어요. 최고 젊은 사람들이 60대. 70대면 중간 정도 되죠."

활력을 잃은 마을 곳곳엔 빈집만 덩그러니 남았고, 관공서는 평일에만 여는 치안센터와 1인 소방서로 축소됐습니다.

<인터뷰> 신재영(삼척소방서 노곡119지역대 소방관) : "두 명이 근무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은 이제 한 명이 됐는데..."

갓난아기가 태어나지 않은 지 벌써 3년째.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동네 슈퍼마켓은 썰렁해졌습니다.

<녹취> 김재수(79세/슈퍼마켓 주인) : "(기저귀나 이런 거 팔아요?) 없습니다, 지금은… (예전에는 여기서) 공책도 사고, 연필도 사고 다 그랬지. 착한 애들은 지우개도 주고."

마을 중심부에 있는 이 학교도 지난해 졸업생 1명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지어진 지 86년 만입니다.

몇 남지 않은 젊은 엄마들은 아이 키울 걱정이 큽니다.

<인터뷰> 김민정(삼척시 노곡면 하반천리) : "제일 큰 문제는 아이들 학교 문제인 것 같아요. 교육 문제가 제일 크고요."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이 농촌 마을 풍경을 하루가 다르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빨라지는 ‘인구 절벽’…다가오는 재앙▼

<기자 멘트>

저는 지금 대한민국 열차를 타고 미래로 가고 있습니다.

좌석이 적은 이쪽이 어르신들이 주로 앉는 노약자석, 많은 쪽은 일반석이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젊은 인구가 점점 줄면서 2050년, 국민의 절반만이 생산가능인구가 됩니다.

당연히 노약자석과 일반석의 모습도 이렇게 바뀔 수밖에 없겠죠.

성장 동력이 사라지니까 열차 속도도 이렇게 점점 느려지게 됩니다.

이런 추세라면 20년 뒤에는 경제성장률 '제로', 달리던 열차가 멈출 수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8%.

올해 안에 노인 인구가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됩니다.

노인과 유소년을 뺀 생산가능인구도 당장 올해부터 줄기 시작됩니다.

생산가능인구가 10% 주는 데 독일이 26년 걸렸는데요, 우리는 일본보다도 빠른 12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동력이 줄면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감소해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2년 전 일본은 이미 노인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는데요, 앞으로 닥쳐올 재앙을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도쿄 이승철 특파원입니다.

▼‘1억 명 활약 사회’ 내걸고 인구감소 돌파▼

<리포트>

어르신들이 편의점 계산대 조작을 해봅니다.

일손 부족에 외국인 채용을 늘렸던 이 회사는 그마저도 만만치 않자 65세 이상 노인들에 눈을 돌리고, 취업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인터뷰> 이누마(편의점 체인 인사 담당자) : "건강하고 아직 활약할 수 있는 분들이 일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2008년 이미 인구 감소세로 돌아선 일본,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30만 명이 줄었습니다.

당장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인력난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1억 총 활약사회'라는 목표를 내걸고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특히 노인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관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노년층 경제활동자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성 인력의 경우 일하는 방식 개혁이 핵심입니다.

과도한 연장 근무를 줄이고, 재택근무, 4시간 정규직 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도입해 여성이 보육이나 가사를 일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2014년) : "육아 불안 해소, 일하는 여성의 처우 개선 등을 통해 모든 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근 도요타 등 대기업들이 파격적인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것도 근로 여성들의 출산의지를 북돋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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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늙어가는 대한민국…2050년이면 평균 53세
    • 입력 2017-07-11 21:33:12
    • 수정2017-07-11 21:57:29
    뉴스 9
<앵커 멘트>

<녹취> "딱 하나만 낳아 정성껏 잘 키우겠어요."

산아제한 운동이 여전했던 1980년.

우리 국민의 평균 나이는 25.9살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대학 졸업반 나이죠.

10년 뒤인 90년, 서른 즈음에 도달한 평균 연령은 2017년 현재, 마흔 살을 훌쩍 넘겼습니다.

지금의 10대, 20대가 중년이 되는 2050년에는 53세.

2060년이 되면 국민 10명 가운데 무려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 돼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되는 건데요.

오늘(11일) '이슈앤뉴스'에서는 인구의 날을 맞아,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문제를 극복할 해법을 찾아봅니다.

먼저 수년째 신생아가 없어 마을 전체가 늙어버린 한 농촌 마을을 김채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아기 울음 끊긴 지 오래…동네엔 노인뿐▼

<리포트>

마을 정자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

<녹취> "(오늘 더워!) 아이고, 난 더워서 나가지도 못해."

모두 68살에서 86살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입니다.

마을 이장은 올해 칠순이 됐습니다.

<인터뷰> 김연기(70세/삼척시 노곡면 상반천리 이장) : "지금 10년째 (이장을) 하고 있어요. 최고 젊은 사람들이 60대. 70대면 중간 정도 되죠."

활력을 잃은 마을 곳곳엔 빈집만 덩그러니 남았고, 관공서는 평일에만 여는 치안센터와 1인 소방서로 축소됐습니다.

<인터뷰> 신재영(삼척소방서 노곡119지역대 소방관) : "두 명이 근무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지금은 이제 한 명이 됐는데..."

갓난아기가 태어나지 않은 지 벌써 3년째.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동네 슈퍼마켓은 썰렁해졌습니다.

<녹취> 김재수(79세/슈퍼마켓 주인) : "(기저귀나 이런 거 팔아요?) 없습니다, 지금은… (예전에는 여기서) 공책도 사고, 연필도 사고 다 그랬지. 착한 애들은 지우개도 주고."

마을 중심부에 있는 이 학교도 지난해 졸업생 1명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지어진 지 86년 만입니다.

몇 남지 않은 젊은 엄마들은 아이 키울 걱정이 큽니다.

<인터뷰> 김민정(삼척시 노곡면 하반천리) : "제일 큰 문제는 아이들 학교 문제인 것 같아요. 교육 문제가 제일 크고요."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이 농촌 마을 풍경을 하루가 다르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빨라지는 ‘인구 절벽’…다가오는 재앙▼

<기자 멘트>

저는 지금 대한민국 열차를 타고 미래로 가고 있습니다.

좌석이 적은 이쪽이 어르신들이 주로 앉는 노약자석, 많은 쪽은 일반석이죠.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젊은 인구가 점점 줄면서 2050년, 국민의 절반만이 생산가능인구가 됩니다.

당연히 노약자석과 일반석의 모습도 이렇게 바뀔 수밖에 없겠죠.

성장 동력이 사라지니까 열차 속도도 이렇게 점점 느려지게 됩니다.

이런 추세라면 20년 뒤에는 경제성장률 '제로', 달리던 열차가 멈출 수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3.8%.

올해 안에 노인 인구가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됩니다.

노인과 유소년을 뺀 생산가능인구도 당장 올해부터 줄기 시작됩니다.

생산가능인구가 10% 주는 데 독일이 26년 걸렸는데요, 우리는 일본보다도 빠른 12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동력이 줄면 소비와 생산이 동시에 감소해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2년 전 일본은 이미 노인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는데요, 앞으로 닥쳐올 재앙을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도쿄 이승철 특파원입니다.

▼‘1억 명 활약 사회’ 내걸고 인구감소 돌파▼

<리포트>

어르신들이 편의점 계산대 조작을 해봅니다.

일손 부족에 외국인 채용을 늘렸던 이 회사는 그마저도 만만치 않자 65세 이상 노인들에 눈을 돌리고, 취업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인터뷰> 이누마(편의점 체인 인사 담당자) : "건강하고 아직 활약할 수 있는 분들이 일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2008년 이미 인구 감소세로 돌아선 일본,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30만 명이 줄었습니다.

당장 유통업 등을 중심으로 심각한 인력난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1억 총 활약사회'라는 목표를 내걸고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습니다.

특히 노인과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관건.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노년층 경제활동자를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여성 인력의 경우 일하는 방식 개혁이 핵심입니다.

과도한 연장 근무를 줄이고, 재택근무, 4시간 정규직 근무제 등 다양한 근무 방식을 도입해 여성이 보육이나 가사를 일과 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아베(일본 총리/2014년) : "육아 불안 해소, 일하는 여성의 처우 개선 등을 통해 모든 여성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근 도요타 등 대기업들이 파격적인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것도 근로 여성들의 출산의지를 북돋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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